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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5일 월요일

호밀밭의 파수꾼

“나는 말야, 호밀밭에서 아이들이 절벽 근처까지 뛰어노는데, 떨어지려 하면 내가 붙잡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 홀든이 여동생 피비 에게



"미숙한 사람은 대의를 위해 고결한 죽음을 택한다"

"성숙한 사람의 대의를 위해 치욕적인 삶을 택한다"


  - 앤톨리니 선생님이 홀든에게, 정신분석학자 빌헬름 스테켈 의 말




"내 이야기 속의 모든 사람들이 보고 싶어, 그러나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을거아. 말을 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할 테니까."


  - 홀든

2024년 8월 23일 금요일

한국의 신기(神氣)



ㅇ 한국의 신기는 크게 두가지, 무교 + 대중문화(흥(흥겹다의 흥))

   : 인류학자 C. Osgood의 저서 'The Koreans and Their Culture', 이렇게 중요한 책이 이상하게도 번역이 안되었다

   : Osgoo은 이 책을 1950년대에 한국을 답사하고 출판, 그에 따르면 한국인은 내향적 + 감정적이다. 감정기복이 심하다

   : 지상현 교수, 저서 '한국인의 마음' : 한국인은 동적이고 화려하고 대담한 감성의 민족, 동시에 수수하고 담백한 것도 선호

   : 이렇게 이율 배반적인 정신적 괴리가 동시에 하나의 민족에서 나타나는 사례는 드물다

   : Osgoo, 한국인은 심리가 불안해 정신병리적인 불안감을 기본적으로 내재한다

   : 한국인은 조용하다가도 공격성이 발현되면 매우 위험하고 호전적이다

   : 흥의 문화는 무교와 관련 있어 보인다. 즉, 신기 = 무교 + 대중문화는 하나로 엮인다


ㅇ 무교가 차지하는 위치

   : 선교사 Hulbert는 구한말 조선인을 보며 말하길 "조선인은 유교와 불교를 믿다가 진짜 문제에 봉착하면 무당을 찾는다"고 했다

   : 무당은 하소연과 감정의 폭발을 잘 받아준다, 무당은 감정적 상담사

   : 무교는 여성중심, 종교의 주체가 여성인 것은 세계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인류사에서 샤먼이나 주술사는 모두 남성

   : 이는 인류학자들의 흥미를 불러들여 많은 저작과 논문의 주제가 되었다. 실제 아마존에는 한국의 무교에 대한 많은 저서가 있다

   : 심지어 조선시대에도 무속신앙 기록이 없다. 유교문화의 조선시대는 무교를 천대했으며 없는 문화화시켰다. 그러면서도 일상생활에 무교는 깊이 침투해 있었다. 한일 합병후에야 일제의 '조선관습보고서'에서 비로소 무속신앙이 최초로 정리되기 시작

   : 해외학자가 한국 유교에 대해서 연구한 것은 번역이 잘되지만 무교, 무당 연구는 번역이 전무, 스스로 부끄러워 그러는 것인가?

   : 여성은 감성적인 면을 잘 받아주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상담자, 그 정점에 무당이 있다

   : 굿판은 여성들의 억눌린 감정이 용솟음치는 행사

   : 동시에 한국인은 무교를 천하고 숨기고 싶어해, 종교로 보지 않으려 하고 정치인, 유명인 공격에는 늘 무속인이 등장, 그러면서도 지방 마을을 가면 성황당과 묘는 숨겨진 곳에 있다

   : 반면 일본의 무교는 신도 중심으로 생활 속 깊이 뿌리내려 있다



ㅇ 유교는 논리적 세계를 아우르나 이는 한국인의 절반밖에 받아주지 못해

   : 나머지 절반인 음적(陰的)부분은 무속이 담당

   : 제례행사를 보면 남자들 중심의 차례가 있고 이어서 굿이 있다

   : 굿이나 무당 행사는 특별한 규율이나 양식이 없다

   : 한바탕 난장이 벌어지고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춤추고 노래 부른다

   : 이는 유불도와 도덕주의의 억압을 배출하는 배설구 역할이었음을 의미

   : 어찌 해석해보자는 조선(한국)은 이율 배반적인 심리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유교와 무속이 동시에 존재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견디기 어렵다. 이는 세계사적, 문화적으로 희귀한 케이스


ㅇ 한국인은 점잖은 척하다가도 일상 속 카오스를 원한다

   : 술 적당히 마시자는 없다. 정없다고 한다. 그러면 안된다, 술이 떡이 될 때까지, 2차 3차 4차, 노래방 등등

   : 이러한 성향이 과음, 혹은 끽연의 이유가 되기도

   : 한국인처럼 음주 가무와 노는 것을 좋아하는 민족은 없다

   : 1인당 주류 소비량 세계 2위(1위는 러시아), 독주만 따지면 1위라고도 한다


ㅇ 한국인의 노래사랑 : 설명이 필요없다


ㅇ 한류의 비밀

   : 한국인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노래와 춤, 드라마를 극한까지 끌어올린 것

   : 왜 한식이 세계화 어려운가? 한국인은 한식을 좋아하되 낮춰본다

   : 외국인이 보기에 미국, 유럽 드라마는 논리적이고 빈틈이 없다. 반면 한류 드라마는 감정이입이 쉬워

   : 한국 드라마는 플롯이 듬성듬성하고 감정의 플로우를 중요시하여 생각없이 보기 좋다

   : 개인보다 집단주의 강제적인 아이돌 합숙 훈련이 가능, 이는 다른 나라에서는 어렵다

   : MZ들의 등장 이후에도 한류가 가능할까?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 - 오태민

(분산원장, 블록체인, 지불 등 알려진 내용은 생략한다)


ㅇ 사토시 나카모토로 추정되는 인물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자는 위대한 컴퓨터 학자 할 피니

   : 그는 익스트로피 라는 천재 괘짜들만 알던 잡지에 글을 기고해왔다

   : 그는 정부, 중앙은행의 권력, 통제가 점점 커지는 사회에 대해 크게 우려했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생각이 강해졌다

   : 그는 2014년 8월 사망했으며 사토시의 움직임도 그 이후에 없다


ㅇ 중앙은행의 분산원장 CDBC의 음모

   : 국가화폐가 멀쩡히 전산상으로 동작하는데 CDBC는 굳이 필요없다. 왜 하려고 하는가?

   : 모든 자산의 전산화? 국가의 통제력 강화, 이는 분산화 비트코인의 정반대로서의 대응이다

   : CDBC가 등장하면 은행시스템이 붕괴한다. 예금의 이탈, 신용창조 정지, 따라서 CDBC는 필요없다

   : 그런데도 하려고하나? 시민들에게 직접 유동성을 주입가능하다

   : 민간의 프라이버시를 없앤다

   : CDBC는 비트코인의 정확히 반대 개념이다



ㅇ 화폐란 무엇인가?

   : 알수없다. 아직도 모르며 좋은 화폐도 없다

   : 소수 집단의 맹목적인 맹신으로 화폐가 출현한다


ㅇ 비트코인 비판, 나심탈렙, 본질가치 =0

   : 탈렙은  비트코인이 재산 청구권도, 이자나 배당도 없으며 외부 에너지를 무한정으로 필요로 한다는 점을 지적

   : 비트코인에 대한 혐오, 긍정, 관심도가 끊긴다면?

   : 즉, 비트코인이란 끊임없는 가격상승 기대가 가격을 만드는 무한루프, 이것이 반대로 작용한다면?

   : 즉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채굴자가 줄어 시스템이 약해진다?

   : No. 오히려 강해진다

   : 채산성이 낮은 약한 채굴업자가 도태되고 대형 채굴자만 남는다. 공급이 감소한다

   : 비트코인 공급감소는 가격을 지지한다

   : 정부가 채굴을 막을 수 없다. 2021년 중국이 채굴금지했을 때 네트워크 파워는 급감했으나 이내 회복했다


ㅇ 채굴자의 전기 사용은 국가의 탄압을 받는다?

   : 정반대, 남는 전기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

   : 실제 남는 에너지를 사용하고 그린에너지의 변동성을 낮추며 수익성을 높이도록 진화


ㅇ 51% 네트워크 공격가능성

   :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너무 큰 비용대비 효익이 작다

   : 51%를 지배해봤자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지갑으로 이중지불하거나 남의 거래승인을 방해하는 정도

   : 이런 행동은 오히려 51%를 가진 자신에게 해가 된다

   : 51%지배자가 이중지불로 이익을 얻으려면 매우 거대하게 비싼 자산을 거래해야 한다. 그러나 결제는 1시간 이내에 확인된다

   : 한번 확인된 거래는 51% 지배자도 바꿀 수 없다


ㅇ 이익을 노리지 않고 정부가 51%를 몰수해서 공격한다면?

   : 가능은 하다. 그러나 이 가정은 채굴풀과 채굴업자를 동일시해서 생기는 오류다

   : 채굴업자는 모두 독립된 개체로서 찾아내기도 어렵고 몰수도 불가능


ㅇ 양자컴퓨터로 암호를 풀거나 채굴 컴퓨팅 파워를 독점하면?

   : 세상에 오직 한사람만 양자컴과 지식을 독점한다면 가능할수도

   :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문제가 아니라 세계 금융 자체가 무너진다

   : 그런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 양자 보안암호는 이미 개발된지 오래됐다. 모든 시스템은 암호 체계를 업그레이드할 것이고 비트코인도 마찬가지

   : 지금 업그레이드하지 않는 이유는 귀찮거나 굳이 필요가 없어서다. 단 하드포크는 필요할 것

   : 양자내성암호 하드포크 이후 이전 레거시 네트워크로부터 비트코인을 찾아내는 양자컴 업자들이 경쟁할 것이다. 이는 새로운 산업

   : 실제 라스즐로 핸예츠는 최초의 비트코인 거래(피자 구매)자이다. 그는 CPU가 아닌 GPU를 사용해 당시 채굴량의 50%를 독점했다

   : 그러나 그 이후 GPU사용이 속속 늘어나 그의 우위는 바로 사라졌다. 핸예츠의 컴퓨팅 점유율이 빠르게 떨어졌다


ㅇ 모든 비트코인이 대부분 채굴되면 더 이상 시스템이 작동안한다?

   : 2140년에 종료, 20년만 지나도 0.1BTC만 채굴가능, 그러면 끝?

   : 시간이 갈수록 전기 에너지라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동시에 기존 법정화폐의 시스템 유입에 따른 비트코인 가격상승이 필요하다

   : 조건부로 시스템은 작동가능, 즉, 법정화폐와 에너지가 계속 공급되어야, 이것이 탈레브와의 견해차이

   : 채굴과 비슷하게 신규 채굴이 아닌 거래 수수료만으로도 시스템은 적정 비트코인 가격 이상에서 유지될 수 있다

   : 즉, 채굴량의 감소와 외부로부터의 법정화폐, 에너지의 유입은 서로 따로 봐야 한다


2024년 5월 5일 일요일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 오구라 기조



ㅇ 한국은 도덕 지향성 국가다. 한국인이 도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 돈에 관심 없다는 사람은 돈에 미친 사람이듯이 도덕에 미친 사람은 비도덕적이다


ㅇ 도덕지향성이란 인간의 모든 행위와 말을 도덕으로 환원해서 평가한다는 것(도덕 환원주의)


ㅇ 반대로 일본은 보다 현실주의적 경향이 강하다


ㅇ 한국 드라마에서 도덕지향성이 단적으로 나타난다(멜로물이 대부분인데)

   : 연인이 헤어질 때 도덕적 흠결이 주요 이유다

   : 연인은 서로에게 자신은 사랑은 ~~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일광장설을 늘어놓고서는

   : 상대방이 이 기준에 맞지 않으므로 틀렸다거나 잘 부합하니 사귄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한다


ㅇ 일본 드라마는 감각을 기반으로 한 논리전개 vs 한국 드라마는 논리로 무장된 감각의 격돌

   : 일본 드라마는 지루하지만 한국 드라마는 감정 소모가 크다


ㅇ 양국에서의 도덕

   : 일본 - 노인, 보수, 현실 순응, 봉건적

   : 한국 - 젊음, 혁신, 현실 개선, 신세대

   : 조선의 뒤틀린 도덕과 권력, 부의 개념

     - 양반 = 도덕+권력+부

     - 사대부 = 도덕+권력

     - 선비 = 도덕


ㅇ 한일간 도덕 인식이 차이난 이유, 역사

   : 한국은 600년간 주자학의 나라  

   : 일본은 지방분권이 강해 통일된 사상적 인식이 약하다


ㅇ 유교에 대한 오해, 형식주의가 아니다,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 주자학 - 마음에 구비된 도덕성을 전 우주로 확장 => 강한 반항정신으로

   : 비뚤어진 것은 올곧은 것으로 맞서라, 올곧은 것에는 더 올곧은 것으로 맞선다

   : 한국인의 질서 지향성

   : 주자학의 질서 지향이 한국인을 만든 것이 아닌 반대

   : 한국인이 애초에 질서 지향적이고 주자학이 그 입맛에 맞는 것

   : 질서 지향의 이유는? 도덕 지향과 일치, 그 이유는 지리적 문제, 아래 참조

   

ㅇ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그것은 리(理)다

   : 理는 인간과 우주를 꿰뚫는 보편적 원리며 절대적 규범이다

   : 조선왕조실록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도덕논쟁, 왜?

   : 理와 氣로 논리오류 없이 논쟁에 이기는 자가 지지를 받고 정권을 차지하기 때문


ㅇ 그러한 도덕논쟁의 승리자가 왜 권력과 돈에 집착하고 암투하며 죽고 죽이는가?

   : 도덕을 입에 달고 사는데 왜 비도덕적인 삶을 사는가?

   : 현실은 도덕과 부, 권력은 무관하다. 따라서 부자와 권력자는 공격하기 쉽고 지칠줄 모르는 도덕 파상공세가 이루어진다

   : 연예인, 정치인, 기업인, 범죄자마저도 대중의 도덕시험을 통과하기 전에는 공격받는다 실력, 능력은 중요치 않다 


ㅇ 도덕 지향성의 이유중 하나, 지리적 위치

   : 강대국 사이에서 '힘'을 기르기보다는 '도덕'으로 무장하는 길을 선택

   : 힘이 없어서 도덕으로 무장한 것인가, 도덕으로 무장하기로 결정해서 힘을 기르지 않은 것인가?

   : 임진왜란, 병자호란, 명의 멸망으로 위기감이 커질 수록 도덕 무장 경향은 더 강해진다

   : 명의 멸망이후 오랑캐 국가인 청을 인정하지 않고서 조선은 스스로 소중화(小中化)라는 근원을 손에 넣는다

   : 한국전쟁 이후 북한은 꾸준히 理에 기반한 주체사상을 발전시켰다 

   : 북한은 도덕적 리를 극한으로 발달시킨 왕도정치향 주체철학 형성, 도덕의 화신


ㅇ 한(恨)이라는 독특한 한국인의 감정은 理를 향한 상승열망이다

   : 것-놈-나-님 으로 이어지는 상승 단계가 존재

   : 恨은 理와 합일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과 그것이 좌절됨을 느낄때의 절망과 한탄이다

   : 자신의 理, 즉, 우월함을 나타내는 것, 좋은 차, 좋은 집, 명패, 학벌, 간판, 패션, 시계.....

   : 역사적 외교 님=청,명,미국,  놈=오량캐,왜,일본,서양놈


ㅇ 理의 잣대를 가지고 사는 것은 심히 피곤하다

   : 24시간 365일 올바름의 잣대를 들이대는 사회

   : 理가 탁월한 '님'에 대한 동경이 크듯이 理가 부족한 '놈(노비)'에 대한 압력도 지대하다

   : (제도와 무관하게)노골적인 신분제 사회

   : 理의 세게는 엄격하고 굳건한 질서다. 숨막힐듯 답답한

   : 이러한 理의 갑갑함을 해소하고자 氣의 세계가 발달했다. 춤, 술, 노래, 풍악, 여행, 정감


ㅇ 理의 잣대에서 욕망을 드러내는 것은 상스러운 것

   : 理의 앞에서는 모든 것이 질서정연하고 맑고 깨끗해야 한다

   : 더럽고 박속한 것은 理의 철학에 의거해 없애라. 결국 욕망은 분출되지 못하고 음지로 숨어든다 


ㅇ 理를 중시하는 한국인들의 습관

   : 호구조사(나이, 지위, 학력, 거주지, 가문, 고향, 패션, 차, 등등)을 측정해 총계를 산출

   : 눈치를 본다 = 사람과 분위기를 고려해 理에 맞춘다


ㅇ 90년대 이후 '님' 인플레 시대

   : 경제 발전후 너도 나도 '님'화

   : '님' 안에서도 도덕 우월을 나누기 위한 치열한 공방

   : 상승열망, 추락공포, 헐뜯기, 죽을듯한 경쟁


2024년 3월 4일 월요일

돈의 심리학 - 모건 하우절



ㅇ 다음을 한다고해서 투자로 부자가 되는 것은 무관하다

    - 경제공부

    - 주식공부

    - 금리공부

    - 재무관리, 기대수익률 계산 등


ㅇ 투자로 부자가 되고자 한다면 다음을 배워라

    - 인간의 심리(공포, 탐욕, 낙관, 오만, 절망, 고뇌 등)

    - 금융투기의 역사


ㅇ 금융투자의 성과는 지식, 노력과는 무관하다

    - 순전히 운으로 좌우된다


ㅇ 금융투자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소프트 스킬이다

    - 그것은 돈의 심리를 아는 것, 돈의 심리다

    - 더불어 아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ㅇ 사람의 투자 성향은 성인기 초기 경험에 좌우된다

    - 교육수준, 투자 지식 등은 무관하다

    - 성인기 초기 인플레가 심하던 상황을 경험하면 채권투자를 평생 꺼린다

    - 성인기 초기 주가 상승을 경험하면 평생 주식 비중을 많이 가져간다


ㅇ TV와 신문에 나오는 위대한 투자자의 성공이 실력때문인지 운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 결과론적 판단이 지배한다

    - 훌륭한 의사결정을 했으나 결과가 나쁘다면? 파산하므로 사례를 알 수 없다

    - 나쁜 의사결정을 했으나 결과가 좋다면? 존경받으며 대서특필된다

    - 매체, 서적, 강연에서 ~~ 하면 성공한다 라는 교훈을 피하라


    - 벤저민 그레이엄을 부자로 만들어준 것은 가이코 주식이다. 이는 그의 투자원칙과 반대다

    -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2006년에 야후에 팔지 않을 때의 긍정적 판단 이유는?

    - 반대로 MS에 팔지 않았을 때의 비판의 이유는?


    - 잭웰치의 회계조작의 후폭풍은 그후 GE를 나락에 빠트렸다

    - 프레디맥, 페니매는 각종 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선정되었고 2008년 파산했다

    - 누구를 칭송할지, 누그를 무시할지 신중히 결정하라. 대부분은 반대로 하고 있다. 잘모르겠다면 판단을 유보하거나 대중과 반대로 생각하라


    - 특정 개인이나 성공 사례에 초점을 맞추는 우를 범하지 마라 더 큰 패턴과 확률에 주목하라


ㅇ 거대한 결과에 반드시 거대한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의 힘을 무시마라

    - 복리의 위대함을 쉽게 무시된다

    - 버핏이 부자인 이유중 큰 것은 그가 오랬동안 투자했다는 것이다


ㅇ 시간의 힘을 누리기 위해서는 죽지 말아야 한다(생존)

    - 레버리지로 파산하면 복리효과와 재생은 불가능하다

    - 위험관리는 시간을 누리기 위해서다

    - 버핏이 평생 2배의 레버리지를 썼다면 2번 이상 파산했다

    - 반대로 버핏은 레버리지로 파산한 자들의 자산을 헐값에 샀다


    - 그래서 안전마진을 둔다. 이것은 보수적 투자와는 다른 것이다

    - 보수적 투자와 달리 안전마진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설정한다


    - 이를 위해서는 건전한 비판 정신과 장기적 낙관론이 필요하다


ㅇ 대부분의 결과는 소수의 꼬리 사건에서 나온다

    - 1950~2009년까지 상장회사의 70%가 사라졌다

    - 이들 중 절반은 인수합병되었고 9%는 파산 정리되었다

    - 버핏은 평생 500개 가까운 기업을 투자했지만 큰 수익을 가져준 것은 10개다

    - 2000년 이후 버핏의 성과는 S&P500지수와 거의 같다



ㅇ 실제 조사하보면 불행이 판치는 매체들의 보도 대비 나름 행복한 사람이 많다

    - 그들 행복 원인은 '삶에 대한 통제 가능성', 즉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데 있었다

    - 회사 일의 양은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업무 시간 관리의 자기 주도성이다


ㅇ 돈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려고 돈을 쓸수록 돈이 빨리 줄어든다

    - 호구를 꼬시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은 예외. 그것은 투자이기 때문

    - '자산부자'와 '소비부자'는 구분되어야 한다. 겉모습으로는 알기 어려우며 잘 모르겠다면 반대로 판단하라

    - 가령 사람들은 운동으로 태운 칼로리를 실제보다 4배 많게 평가하고 운동후 태운 칼로리의 2배를 섭취한다

    - 자산부자의 롤모델이 거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ㅇ 부의 축적은 투자 수익과 무관하고 저축과 유관하다

    - 저축을 늘리는 것은 소득증가가 아닌 겸손함이다


ㅇ 자산의 가치는 당신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

    - 30년 장기투자자인가?

    - 10년내 팔 것인가?

    - 1년내 차익실현?

    - 데이트레이더?


2024년 3월 2일 토요일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 김동현

 ㅇ 윤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인들은 한국민들이 왜 핵을 가지려는지 이해 못했다

    - 미국은 한국을 핵우산으로 지키고 있다. 비용면에서 한국에 득, 미국에 실

    - 한국의 핵보유를 허용하면 미국이 주도하는 나쁜 선례가 되어 NPT는 근간부터 흔들린다

    - 한국의 불안을 다독이기 위해 미국은 '워싱턴 선언'을 이끌어낸다


ㅇ 미국의 안보 인식은 변화했다

    - 전쟁 비용과 셰일, 고립주의 확산으로 미국은 분쟁지역에서 발을 빼고 있다

    - 중국과 러시아는 더욱 대담한 발걸음을 획책하고 미국의 비용을 더 높게 요구한다

    - 동 과정에서 미국은 각 동맹국에게 보다 책임감 있는 참여를 요구한다


ㅇ 2027년을 전후해 중국은 타이완을 침공하고 북한은 남한에 핵을 투여한다

    - 중국은 전선을 넓혀 상당수의 미군의 발을 묶는다

    - 고립주의 상태의 미국은 명확한 대응 매뉴얼이 없다

    - 아니, 없다기 보다는 미국은 대응하지 않는다

    - 동일한 일이 한국전쟁 당시 맥아더의 만주 폭격 논란 당시에도 있었다


ㅇ 남한은 안보 전략에 뒤떨어져 있다(백악관 관리)

    - 국제 안보 인식과 전략에서 남한은 북한보다 못하다

    - 아태 지역에서 남한보다 정세와 안보 인식이 부족한 나라는 없다

    - NATO무임승차 논란중에도 서유럽 동맹은 미국과 함께 상당한 사상자를 냈다

    - 그런데 한국은? 어떤 희생을 생각하는가?


ㅇ 한국은 시대착오적 안보 천동설에 빠져있다

    - 한국은 러-우 전쟁에 관여하려 하지 않는다

    - 중국의 부상과 한국의 경제 발전은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것이 커짐을 의미한다

    - 한-일 관계에서 언제까지 미국이 응석을 받아줘야 하는가?

    - 미국은 한국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닌 어른이 될 것을 요구한다

    - 한국의 독불장군식 외교 안보 전략은 미국의 안보 전략에 방해가 된다

    - 2020년 한미 분담금 협상은 진통 끝에 바이든 당선 후에야 합의되었다

    - 왜 한국은 미국의 방호권에 무임승차하려 하나? 한국의 분담금이 과하게 적다는 것은 워싱턴 정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트럼프의 협상술이 아니다 

    - 한국은 혈맹을 외칠 것이 아니라 행동을 보여라, 더 이상 중간지대는 없다


ㅇ 미국의 생각, 한반도 유사시

    - 미국은 핵억지력을 맡고 지상전은 한국군이 전적으로 담당해야 한다

    - 미국의 안보전략에서 북한은 2순위, 중국이 1순위다

    - 미국은 더 이상 양면전쟁을 수행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 왜 한국을 지켜야하나? 손해가 크고 한국은 부자인데?(워싱턴 포스트 편집장)


ㅇ 한국이 미중간 충돌 상황에서 개입없이 빠져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은 망상

    - 유사시 한국이 중립을 지킬 경우 오히려 한반도가 더 전쟁터가 된다

    - 한반도는 미, 중, 일에게 모두 중요한 지역이고 최우선적으로 선점해야 하기 때문

    - 한국이 중립을 지킨다면 미국은 분노할 것이고 당연히 한반도의 피해와 무관하게 전략적 요충지로서 작전계획에 따라 행동할 것

    - 미국이 이러한 의구심을 가지는 중, 의심을 떨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


ㅇ 지소미아 종료 논란(2019년)은 한미일 안전 보장 협력에 지대한 위협을 가했다

    - 미국 입장에서 이는 매우 당혹스러운 처사다

    - 실제 미국은 한일 협상단 관료에게 협의할 것을 압박(?)중재(?) 했다

    - 문재인 정부는 지소미아가 일본 뿐 아니라 미국에 큰 피해를 입힐 것임을 알고 있었다

    - 당시 워싱턴 정가는 한국의 지소미아 협상카드에 매우 불쾌해 했다


ㅇ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없앤 것은 중국 견제용이다


ㅇ 펜타곤은 타이완 유사시 한국이 태도를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한다

    - 타이완 사태시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것은?

    - 펜타곤은 타이완 사태 발생시 한국의 방위태세는 직접적 영향에 노출된다고 본다

    - 즉, 타이완 유사시 한국은 공격받을 수 있으므로 방어에 집중하고

    - 미국과 일본의 병참, 피난민 구제, 전략 산업 뒷받침 등을 책임진다

    - 한국 지상군의 역할은 이후 타이완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다르다


ㅇ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으로 반환된 것은 미국이 원하는 조치였다

    - 한국민들은 전작권을 미국이 가지고 있으면 미국의 전쟁에 한국이 끌려간다고 생각한다

    - 이는 오해다

    - 오히려 최근들어 미국에서는 전작권을 한국에 돌려주라는 의견이 들려온다

    - 미국은 중국, 북한과의 동시 대립전이 되는 유사시 한반도 방어에 부담이 있다

    - 전작권을 한국에 반환하면 동 부담을 줄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 전작권 이양으로 한반도 전투는 한국이 주도하고 미국은 보조적 역할만

    - 미국은 중국에 집중한다

    - 이미 2022년 국방수권법 조항에서 한반도 2.85만명의 미군 유지 항목은 삭제되었다


ㅇ 미국은 미중간 갈등시 각국이 미국에 줄을 설 것을 원하나 간접적으로만 표현한다

    - 대중국 단결을 외치면 동맹국들이 중국 땜빵용만을 원한다는 감정을 가진다

    - 그보다는 자유와 민주주의등 대의명분을 강조하고 자발적 참여를 독려한다

    - 가령 반도체 공장을 빼올 때 중국의 불투명성, 독재성을 명분으로 든다

    - 5G장비에서 화웨이의 백도어 침입 가능성, 안보 위협 강조 등


ㅇ 미국이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할 경우?

    -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들여온다고 했을 때 미국은 강경하게 대응해 굴복시켰다

    - 미국이 자율적인 양자택일을 요구할 시 답은 정해져 있다


ㅇ 한국인은 국제 정세에 조선시대 만큼이나 뒤떨어져 있다

    - 국민들은 극동아시아의 안보변화, 미국의 의중에 관심이 없다

    - 외교, 국방라인은 철학없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보고만 하고 있다

    - 이는 한국을 귀머거리와 장님으로 만들고 고립시켜 전략실수를 일으킬 위험을 높인다

    - 문재인 정부, 문정인 보좌관의 미국 대사 선임을 미국이 왜 거부했는지 생각할 것

    - 한일간 갈등이 있을 때 한국편을 들어줄 미국관료는 거의 없다

    - 펜타곤은 한국의 '중립'은 '적대'로 간주한다















2024년 1월 1일 월요일

책: 대분기(Great Divergence) - 케네스 포메란츠


ㅇ 서양이 앞서나가기 시작한 것은 1750년 전후였다. 그 이전에는 서양이나 유럽 우위란 존재하지 않았다. 중국과 인도의 일부 지역은 지식, 기술, 제도 면에서 서양문명을 훨씬 앞서 있기도 했다

    : 중국의 대부분 인구 밀집 지역은 1800년대 중반까지도 대부분의 유럽을 앞서 있었다

    : 그런면에서 포메란츠는 기존의 서구 중심의 발전 이론에 반기를 든다


ㅇ 서양이 앞서나가기 시작한 이유는 일련의 우연적 요소다. 영국의 노천 석탄 광산과 그로 인한 산업혁명이 결정적이었다


ㅇ 서양과 중국 모두 생태학적 파괴, 즉 자원으로서의 산림파괴가 광범위하게 있었다. 유럽대륙은 영국보다 이것이 더 심했다. 영국은 식민지를 통해서 이를 일부 막을 수 있었을 수 있다

    : 1800년 전후로 산업혁명으로 인류의 에너지 사용은 급증했으나 땔감은 부족. 살림벌채에 따른 생태위기가 발생했다


ㅇ 19세기에 중국이 과도한 벌채로 생태적 위기(농업 생산 감소, 토질 악화, 연료 및 주거용 원자재 부족, 가뭄 및 기상 이변)로 치달아 악순환의 덫에 빠진 데 반해 서유럽은 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 아메리카 대륙과 전세계 식민지를 위시한 공간적 팽창과 아프리카 노예


ㅇ 결과적으로 인구, 자본축적,기술, 위생, 평균수명, 섭취칼리, 측면에서 1800년까지 유럽이 아시아를 앞서지 못햇다


ㅇ영국 산업혁명의 원인은 석탄이 풍부했고 더불어 채굴 비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노천탄광이었기 때문이다

    : 반면 중국 남부의 인구 밀집 9개 지역은 당대 중국의 석탄 보유량 중 1.8%만을 차지했고 동부 11개 지역은 8%에 불과한 반면 산시 성 북서 지역과 내몽골자치구는 61.4%를 차지했다. 더불어 채탄 기술도 뒤떨어지고 비용도 비쌌다

    : 영국은 석탄을 이용하여 산업화를 성공했고 무역과 식민지를 통해 동아시아의 유력자원인 은을 확보했다


ㅇ 제도주의적 시각에 입각한 유럽의 발전 가설도 의심스럽다. 19세기 중국의 토지 매매 및 소유권은 유럽과 유사하게 자유롭고 사유 재산이 보장되었다. 오히려 영국의 토지매매는 상속과 귀족 소유로 인해 제약이 많았다


ㅇ 18세기부터 중국과 유럽 모두 사치 기호품(담배, 차, 설탕 등) 소비가 증가했다. 동양은 이를 자국 토지에서 재배히여 곡물 공급에 부담이 컸다. 그러나 사구는 식민지를 통해 조달해 부담이 적었다.


ㅇ 18세기까지 중국, 일본, 인도의 기업화와 자본주의 발달은 서양 유럽에 뒤처지지 않았다


ㅇ 유럽의 왕은 상업자본가에게 빚을 지고 빚을 갚기 어려우면 억업하거나 죽이기도 했다. 반면 중국의 조정은 빚을 내지 않았다. 국가가 모두 자기 재산이므로, 이는 얼핏 상업이 중국과 서양이 비슷하거나 동양이 더 나을수 있다고 비쳐진다 그러나 반대로 금융의 발전에서 본다면 서양에 유리하다. 무엇보다 준국은 해상무역을 할 유인이 없거나 천대 박해했다. 이는 중앙집권적 권력에 대항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박해에서 벗어나 해외로 이주한 세력이 화교다.



※내생각; 본 저는 생산성, 인구, 자원, 영양학 관점으로 주로 접근한다. 광대한 데이터 기반 비교역사학 연구, 특히 중국과 서유럽의 비교는 뛰어나다. 그러나 내 상식으로는 서양이 앞서나간 주요 원인은 혁신과 기술, 특히 무기와 항해술, 더 중요하게는 확장을 위한 욕망이다. 왜 정화의 대원정대는 실패하고 조각배를 탄 콜럼버스는 성공했는가? 저자의 말대로라면 대원정대가 성공해야 한다. 즉, 저자는 생활수준이라는 결과를 가지고 서양이 앞서는 결과를 알아내려고 하고 있다. 내 생각에는 중국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건너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쪽이다. 중국은 다양한 원인으로 그럴 필요성을 못 느꼈다. 반면 유럽은 그럴만큼 충분히 헝그리했고 모험을 용인하는 자본, 문화가 있었다. 

영국의 고성능 대포가 원인이라면 왜 무기가 발달했나? 그 기술은 왜 발달했나? 왜 서유럽은 수천년간 치고박고 싸웠나? 반면 중국은 왜 큰 분쟁없이 통일왕조였나? 이민족은 중국의 발전에 어떠한 역할을 했나? 본저의 엄청난 데이터 공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왜 서양이 앞서나간 이유에 대해서 들었던 내용에 대해서는 수긍이 가지 않는다. 이는 고생물학에서도 나타난다. 공룡은 거대했고 세계를 지배했지만 멸종했다. 포유류와 조류는 어떤 전략을 취했나? 본저 처럼 양적으로 데이터로 접근하면 공룡은 강해서 살아남았고 지금도 번영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본저의 사례에서 19세기 영국 산업혁명으로 인도의 산업공동화가 나타나서 인도가 발전할 수 없었다는 해석은 인간의 대응력을 폄훼한 것이다. 콜럼버스의 배는 미천했다. 스페인은 중앙에서 벗어난 주변부 약자였기 때문에 아메리카로 도전해서 강대국이 되었고 영국은 너무도 위치가 불리해서 국가 공인 해적단까지 운영했다. 산업혁명이 인도의 발전을 막은 것이 아니라 반대일 수 있다. 이미 인도는 발전할 수 없는 기저의 다른 원인이 있었고 산업공동화로 인한 인도의 실패는 인도가 발전하지 못한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1990년 이후 중국은 양적으로 급성전했고 미국을 넘어선다고 누구나 믿었다. 2024년 현재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적어졌다.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왜 미국이 지배하나? 왜 세계적 혁신 기업은 아시아나 유럽이 아닌 미국에만 있나? 잘살기로만 치면 미국보다 잘사는 유럽국가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누구도 미국이 아닌 더 잘사는(?) 벨기에나 스웨덴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컨데 자원이나 생산성, 인구, 토지 이용 등은 결과일 것이다. 이를 원인으로 설명하면 오히려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2023년 10월 3일 화요일

리콴유의 눈으로 본 세계(2013출간, 2017년 번역본 출간)


※주: 본 책은 2013년에 출간되었고(원본) 리콴유가 2015년 3월에 사망했음을 감안해야 한다

원서는 2013년 출간된 One Man's View of the World


ㅇ세계의 진행과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 3가지가 필요

: 천년이 가도 바뀌지 않을 지리

: 그 위에는 사람

: 마지막으로 종잡을 수 없는 '운'


ㅇ운은 중요하다. 1995년 한신 대지진으로 엔고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2000년 대선 플로리다 재검표가 없어 엘 고어가 대통령이 되었다면? 장쩌민과 후진타오가 고른 인물이 시진핑이 아니었다면?


ㅇ지리는 수천년간 서구 제국주의의 성격을 결정했다. 그 한가지 프레임이 해양 vs 대륙


ㅇ문제는 사람, 사람을 이해하기란 어렵다. 인지의 한계, 편향, 감정, 등등 때문


ㅇ이를 이해하고자 했던 리콴유의 저서 '리콴유의 눈으로 본 세계'


ㅇ각 국가의 미래를 조망했는데 중국이 특히 많은 분량을 차지

: 중국의 미래는 매우 낙관적, 과거 덩샤오핑을 만났을 때 이미 중국의 미래는 결정

: 중국은 조용히 힘을 기르고 영향력을 키워나가며 리더 행세를 하지 않을 것

: (2013년 당시 시진핑 구도가 정해졌을 때) 시진핑은 국력이 강해졌다고 해서 기분이 들떠 권력을 휘두를 사람은 아냐

: 시진핑은 그러한 국가운영이 중국에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 시진핑은 주변국이 경계심을 갖지 않도록 조용히 힘을 키워나가는 덩샤오핑의 도광양회 전략을 이어갈 것(주:2023년 현 시점에서 볼 때 완전한 오판)


ㅇ저렴한 노동력의 도움으로 중국은 당분간 고성장을 계속 누릴 것

: 서부 지역의 충분한 노동력이 뒷받침되어 2013년 이후 15년~20년간은 7~9%의 성장을 이어갈 것


ㅇ중국의 젊은이들이 옛 영광을 되찾은 조국에 대해 애국심을 느낀다. 이는 폭력적인 외세배척 시위로 나타나기도

: 이는 국가의 미래에 위험하며 리콴유가 동 문제를 지적하자 중국 지도자는 젊은이들에게 도광양회를 확실히 이해시키겠다고 답했다


ㅇ중국이 직면한 더 긴급한 과제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정부 소유의 공기업을 어떻게 처리할 것


ㅇ중국의 미래

: 중국은 절대 민주주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 중국인이 원하기 때문, 그들은 민주국가가 아닌 힘을 원한다

: 중국인은 중원의 통일이 발전이요 분할은 후퇴와 서구로부터의 침탈이라고 생각(논란은 있지만 실제 역사는 반대)

: 대만 통일은 불가피

: 법치와 부패 척결은 난망

: 부실한 지적재산권은 혁신을 안겨주지 못할 것


ㅇ아시아 국가의 지리와 민족성에 서구식 보편적 민주주의는 적절치 않다


ㅇ(2013년 아랍의 봄이 한창일 때) '아랍의 봄'은 실패할 것이고 중동의 석유 패권은 점차 힘을 잃을 것


ㅇ유럽은 불가능한 유럽통합으로 침체에 빠질 것

: 과도한 복지는 유럽을 지속적인 쇠퇴의 길로 몰아갈 것

: 북유럽 3국은 특수한 상황, 이들의 사회를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오류


ㅇ태국은 탁신이 불지핀 점진적 민주화를 막을 수 없을 것


ㅇ인도는 카스트 제도에 발목잡힐 것


ㅇ미국의 미래는 크게 나쁘지는 않을 것, 다만 혁신성은 떨어질 것

        : 나(리콴유)는 영국에서 유학했고 돌아왔다. 미국으로 갔다면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싱가폴은 인재가 중요한 나라고 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래서 미국이 아닌 영국으로 유학을 보낸다. 이것이 미국이 번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인재가 살고 싶어하는 국가는 망할 수 없다

:  미국은 외국을 주권국가로서 국제규범에 따라 대하지만 비정상국가에 대해서는 자유, 민주, 인권 등의 가치를 과신(過信)

: 이들 국가의 역사적, 종교적, 문화적 특수성을 무시하는 과오를 범한다

ㅇ일본, 선진국에서 일반 국가로 전락

: 일본은 아시아 국가의 발전이 민주주의로 이어지지 않을 것임을 증명하는 사례

: 그 폐쇄성은 인구절벽과 그 인구절벽을 해결하지 못할 것

: 심각한 국가적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ㅇ다가올 미래에 가장 큰 위협은 '보호무역의 확산'(2013년 당시로는 상당한 통찰)


ㅇ세계 어느나라던 저출산 문제 해결은 불가능, 그나마 이민이 해법이지만 상당한 비용이 든다


ㅇ싱가포르의 미래? 모르겠다. 50년 후에도 남아있을 지 확신하지 못하겠다

: 작은 나라다. 세계의 변화에 순응하고 기회를 찾는 지략이 필요

: 튀지말고 운신의 폭을 넓혀야

: 한나라의 편에 서기보다는 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2023년 6월 10일 토요일

밀림의 귀환(The Jungle Grows Back, 2018)

 The Jungle Grows Back: America and Our Imperiled World Hardcover

 – September 18, 2018


ㅇ양차 세계대전 이후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자본주의의 확산은 결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부자연스럽고 깨지기 쉬우며 인간의 본성과 맞지 않는다. 요컨데 잘 다듬어진 정원은 관리가 소홀해지면 밀림으로 바뀐다


ㅇ자유민주체제의 확산은 미국이라는 슈퍼파워가 스스로의 책임을 다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 대전 이후 소련의 확대와 공산화를 막기 위해 유럽 국가 재건에 막대하게 공헌했다

    - NATO를 설립해 주도적으로 군사적 책무를 맡았고 서유럽은 경제 발전에 힘썼다

    - 일본의 재건을 도와 자유민주체제와 자본주의의 모범이 되도록 도왔다

    - 그 과정에서 미국은 베트남, 쿠바, 남미 등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 이러나 이러한 일들은 자유민주와 자본주의 수호를 위해 감내해야 할 희생이다


ㅇ90년대 이후 공산주의 패망과 함께 자유민주체제는 진정한 위기를 겪는다

    - 미국의 고립주의가 1차 대전 이후 다시 한번 등장하면서 힘을 얻는다

    - 9/11 이후 전쟁중이지만 정작 미국내와 국제사회의 자유민주주의 후퇴는 방치했다

    - 반면 중국과 러시아의 반민주주의, 독재체제는 날로 힘을 얻고 있다


ㅇ중국

    - 중국은 역사적인으로 군주 독재 체제의 국가다. 단순 경제 발전으로 자유화 될 수 없다

    - 앞으로도 중국이 자유주의화될 일은 없을 것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 중국이 미국과의 전쟁을 불사하느냐는 중국의 요소가 아닌 미국의 요소가 결정한다

    - 미국의 고립주의가 강화되고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포기하려는 기미가 보일 때다

    - 이러한 기미가 보이면 중국은 주저없이 행동에 나설 것이다


ㅇ러시아   

    -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불안, 독재 체제에 대한 선망을 가지고 있었다

    - 러시아는 서유럽을 자신에 대한 억압으로 인식한다

    - 러시아의 자국 수호, 국가주의, 문화 부흥, 자존심 등은 경제적 번영에 우선한다

    - 푸틴은 이러한 성향을 실현시킬 유일무이한 대안이다

    - 러시아도 미국이 고립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는 빈틈을 보이면 무력도발을 서슴치 않을 것이다


ㅇ독일과 일본

    - 양차 대전 이후 미국의 영향력 아래 경제 발전과 자유민주를 수호한 모범사례다

    - 그러나 이들 국가의 국민성이 정녕 태생적 민주체제를 지켜나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 유럽의 극우화가 진행되고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작아진다면?

    - 미국이 아시아나 유럽으로부터 고립주의 노선을 택한다면

    - 독일과 일본은 선택에 직면할 것이다.

    - 독일과 일본은 우익화 경향 속에서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ㅇ유럽

    - 시리아 난민, 이슬람 증가로 인해 유럽내에서의 분리주의, 극우, 극좌 성향이 득세한다

    - 이는 최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에서 선거로 확인되었다

    - EU체제가 의심받고 분리주의가 힘을 얻으면 유럽은 1차 대전 이전으로 돌아간다

    - 독일과 프랑스, 유럽각국이 NATO, 미국의 도움이 사라진다면?

    - 수천년간 반복되었던 유럽내 갈등이라는 자연스러운 정글이 재개될 수 있다


ㅇ미국

    - 미국인은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반대가 될 것이다

    - 이미 90년대 이후로 미국 개입주의에 대한 회의론이 힘을 얻었다

    - 오바마 때부터 조짐이 보였고 트럼프 때 극대화되었다

    - 고립주의, 분리주의가 힘을 얻고 미국이 섬나라로 자국내에 스스로를 가둘 것이다

    - 트럼프와 같은 극우, 웨렌, 샌더스와 같은 극좌 모두 동일한 고립화 전략을 취한다

    - 결과적으로 미국의 역할은 축소될 것이며 이는 각 지역의 독재국가에 기회를 준다


ㅇ 전쟁의 시대가 재도래한다 이에 대비하라












2021년 5월 5일 수요일

맬서스, 산업혁명,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신세계

맬서스, 산업혁명,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신세계

farewell to alms

ㅇ 세계사는 1800년 이전의 맬서스 트랩 상태와 그 이후의 대분기로 나눌 수 있다.


ㅇ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처음 나타난 이유는 식민지나 석탄, 종교개혁 때문이 아니라 고도의 제도적 정체성과 인구 특성(부유층의 높은 출산율) 때문


ㅇ 맬서스 시대의 빈민구제법은 자녀 양육비용을 늦춤으로 인해서 노동공급을 늘리고 결국 인당 생활수준을 낮춘다


ㅇ 맬서스 시대의 미덕(인당 생활수준의 향상): 산아제한, 비위생, 폭력, 흉작, 영아살해, 소득불평등, 이기주의, 나태, 대량살상, 전염병


ㅇ 맬서스 시대의 악(인당 생활수준의 하향): 다산, 청결, 평화, 곡물비축, 부모의 보호, 빈민구제, 자선, 근면


ㅇ 영국의 낮은 세율, 지적재산권, 법률, 물가안정, 자유로운 시장경제, 저금리 등이 자리 잡은 것이 산업혁명의 원인


ㅇ 아시아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이들의 높은 인구에 따른 강한 맬서스 트랩, 소득과 출산율간의 무관성 등 때문이다


ㅇ 산업혁명기의 위대한 발명가와 과학자, 최조의 기술 기업가, 자본가 등은 그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 과실을 생각보다 별로 향유하지 못했다.


ㅇ 산업혁명이후 국가간 빈부격차는 더욱 크게 확대되었다












2018년 10월 21일 일요일

리처드 호프스태터-미국의 반지성주의

‘반지성주의’란 지식인과 지적 활동을 백안시·적대시하는 미국의 사회적 경향을 말한다. 미국에는 지식인이 허세에 차 있고 대중을 기만하며 남성적이지 못한데다 속물적이고, 나아가 비도덕적이고 위험하다는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이 고정관념에 따르면 평범한 사람이 살면서 몸으로 체득한 상식과 윤리야말로 전문가나 식자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보다 훨씬 더 우월하다. 즉 분석적이고 보편적인 ‘지성(intellect)’을 배격하고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슬기(intelligence)’를 중시하는 것이 미국의 풍토이다. 이를 가장 잘 구현한 인물이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다.

1820년대 이후부터 서부 개척, 산업 발전, 평등주의 부상 등의 사회 경제적 변화로 인해 미국 건국 초기 성직자와 법률가 중심의 지식인 기반 전통 질서가 해체되었다. 맨손으로 자수성가한 기업가들이 시대를 호령하고 비즈니스 논리가 거침없이 통용된 19세기의 도금 시대(Gilded Age)는 ‘나약한’ 지식인과 ‘쓸데 없는’ 학교 교육에 대한 경멸이 최고조에 달한 때였다. 그러나 사회 복잡성이 증가하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전문가 집단이 정부 정책에서 여전히 중요한 위치에 서게 되었다. 이때부터 대중들의 지식인에 대한 비웃음은 두려움과 분노로 전환된다. 또 이데올로그로서 지식인의 비판적, 진보적 특성 때문에 우익들은 전통적으로 지식인을 적대시했다.

하지만 동시에 20세기 이후 미국 반지성주의의 깊숙한 곳에는 모더니티 자체에 대한 반동이 숨어 있다. 1차대전 이후 미국에 몰아 닥친 변화에 대한 거부다. 즉, 세계시민주의와 다윈 진화론의 유입, 미국 고립주의의 종말, 대공황으로 전통 자본주의 붕괴와 중앙 집중화된 복지 국가로의 전환, 경찰국가로서, 그리고 냉전으로 인한 전쟁 부담 등이다. 이를 거부하고, 대륙으로 떨어져 고립된 채 촌락 사회가 온존하고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뒷받침하며 산업 자본주의가 제재 없이 활개 쳤던 19세기의 미국으로 회귀하려는 심리의 일환이 반지성주의로 나타났다.

기독교 복음주의 운동은 반지성주의의 가장 강한 동력이었다. 초창기의 청교도 성직자들은 지식인 계층이었지만, 18세기 중반 ‘대각성 운동’이 일어나면서 청교도 시대가 끝나고 복음주의 시대가 열린다. 이들은 세력확장을 위해 감성에 호소하면서 성령 대 부흥회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도입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요소는 다양성을 용납하지 않고 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파악하는 미국 우익 세계관의 기저를 이루게 된다. 복음주의와 쌍벽을 이루는 또 하나의 정신적 전통은, 학습된 인공적 이성보다도 신이 주신 직관적 “지혜”를 선호하는 원시주의(primitivism)다. 이는 애초에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련되었지만 타락한’ 유럽 문명과 스스로를 구분하면서 세워졌다는 데서도 기인한다.

반지성주의가 미국인 의식의 전면으로 떠오른 것은 미국이 비즈니스 패권이 지배하는 사회였기 때문이다. 개척지에서 맨손으로 사업을 일구는 과정에서 거칠고 공격적인 남성적 마인드와 과감한 의사결정, 기회를 놓치지 않는 순발력이 미덕이 되고, 지적이고 문화적인 것은 ‘유약하고 여성적’이라고 배척하는 풍토가 심화된 것이다. 이들 중 다수는 공식 교육 없이 맨손으로 자수성가하여 성공 신화를 양산한 장본인들이었는데, 이들의 이상을 잘 반영한 문헌이 19세기부터 출현한, 강한 종교색을 띤 자기계발(self-help) 서적들이다.

반지성주의적 신념이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겨진 분야가 바로 미국의 교육이다. 미국 학교 교육의 실패, 즉 교사의 저임금과 낮은 지위, 노후하고 게토화된 학교, 축구팀 주장이나 치어리더에 대한 과도한 숭배, 학업 성취도의 전반적 저하, 성적이 뛰어난 학생의 방치 내지는 따돌림은 대부분 여기에 기인한다. 특히 1870년대 이후 중등 의무 교육이 시행되고 쏟아져 들어오는 이민자의 자녀들까지 가세해 학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공부에 관심 없는 대다수 평균 이하의 학생들에게 대학보다는 시민 의식 함양과 실용적 직업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는 신념이 헤게모니를 쥐게 된다. 이 신념이 가장 극적으로 표현된 예가 1940-1950년대에 시행된 ‘Life Adjustment’ 운동으로, 외국어나 수학, 고전 같은 학구적 과목이 대거 폐지되고 운전이나 가사처럼 학생들의 흥미와 필요에 부응하는 실용적인 과목이 개설되었다. 이 운동은 너그럽고 민주적이며 진보적인 이상을 추구했지만, 매스미디어가 부추기는 소비문화에 순응하는 수동적 인간을 길러냈다는 점에서 보수적이기도 했다. 존 듀이의 교육 철학은 이런 새로운 교육 운동을 떠받친 지적 기둥 중 하나였으나, 현장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듀이의 의도와 달리 단순화되고 왜곡되었다.

출처: http://lectrice.co.kr/?p=436

2018년 7월 29일 일요일

의식의 기원 - 줄리언 제인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오랫동안 인류는 의식(consciousness)을 갖지 않은 채 살아왔다. 의식이란 인류 역사의 특정 시점에 나타난 현상일 뿐이다."

프린스턴 대학에서 오랫동안 심리학을 가르쳤던 줄리언 제인스 교수가 인간의 의식의 기원을 파헤치고 과학 연구에 내재한 종교적 특질을 분석한 책 '의식의 기원'(한길사)이 번역돼 나왔다.

그는 책에서 의식에 대한 기존의 견해, 즉 의식이 물질의 속성을 지녔다거나 경험, 학습, 추론, 판단의 다른 이름이라는 견해는 물론, 의식을 인과적 영향력이 없는 단순한 부수현상으로 보는 견해를 모두 부정한다.

대신 그는 인간의 옛 정신체계는 양원적(bicameral.兩院的)이었다는 주장과 함께 의식은 인류 역사의 한 특정 기점이었던 정신의 양원적 구조의 소멸시기와 연계돼 있다는 주장을 편다.

여기서 독특한 것이 바로 '양원성'이라는 저자 특유의 개념. "태초부터 인간은 언어를 관장하는 좌뇌와 신(神)과의 소통을 관장하는 우뇌를 통합적으로 사용해왔으나 어느 순간부터 우뇌의 기능이 퇴화됐다"는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양원 시대의 인류는 중요한 순간마다 들려오는 신의 소리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했다. 고대 그리스의 '일리아드'에 나오는 전사들이 그렇게 했고 히브리 성서에 나오는 선지자들이 그렇게 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 우뇌의 기능이 급속히 상실되기 시작했다. 퇴화된 신과의 소통능력을 대체한 것이 바로 '의식'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살아있는 한 언제나 의식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역사적으로 장구한 세월에 옛 인류는 의식을 갖지 않은 채 삶을 성공적으로 영위했고 의식은 후천적이며 발명된 것이라는 주장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제인스는 의식없이 살던 시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문헌적으로 고증하기 위해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분석하고, 호메로스가 행동을 급박히 결정하기 위해 수많은 판단을 했을 전사들을 묘사할 때 '의식'에 해당하는 단어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문학적 문헌 뿐 아니라 저자는 '양원적 인류'가 살던 고대 문명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돌기둥에 새겨진 글ㆍ그림을 살피고 온갖 신상(神像)을 조사하며 허물어진 사원을 탐방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내린 결론이 양원 시대의 인간들 어떤 사적인 야심이나 탐욕, 갈등이나 포악성도 없었다는 것. 그는 인간들의 정치ㆍ윤리적 삶이 잔악해진 것은 "양원성이 파괴되고 신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그는 나아가 종교 유산이야말로 이전의 정신체계에서 물려받은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현대의 종교현상은 양원 정신 체계의 명백한 증거라는 것.

그런데 제인스가 종교에 각별한 관심을 둔 더 중요한 이유는 과학적 행위가 근본적으로 종교와 관련돼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즉 과학혁명의 배후에는 신성(神性)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려는 동기가 있었다는 것. 제인스는 이를 '노스탤지어'라 표현했다.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나 마르크스의 '원시공산사회' 역시 같은 맥락이다.

양원적 구조의 소멸과 '의식'의 탄생이라는 그의 주장도 그렇지만, 결론에 이르는 지적 여정에서 심리학ㆍ문학ㆍ철학ㆍ인류학 등을 온갖 지적 유산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점이 흥미롭다. 이 책은 1978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줄리언 제인스의 저작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제 'The Origin of Consciousness in the Breakdown of the Bicameral Mind'

김득룡ㆍ박주용 옮김. 552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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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줄리언 제인스, 심리학 · 문학 · 인류학 · 철학 등을 넘나드는 통찰력 돋보여

일찍이 헤라클레스는 의식을 가리켜 “아무리 길을 걸어도 경계를 발견할 수 없는 광대한 공간과 같다”고 했으며, 아우구스티누스는 “셀 수 없이 많은 창고로 놀랍게 치장되어 있고 광활한 방들이 겹겹으로 들어차 있는 후미진 곳”이라 했다. 밀, 분트, 티치너는 “의식은 실험실에서 감각과 감정의 정확한 요소들로 분석될 수 있는 복합구조”라 했으며, 증기기관차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때 “잠재의식은 긴장을 유발하는 에너지의 발생기관인 보일러”라고 했다. 이처럼 의식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의식을 의식하게 된다.

저자 제인스(1920~97)는 하버드 대학을 거쳐 맥길 대학을 졸업했으며, 예일 대학에서 심리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66년부터 1990년까지 프린스턴 대학 심리학과에서 강의했다. 그의 저작들은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는데, 초기에는 동물심리학에 초점을 두었으나 나중에는 인간의 의식문제에 집중하여 '의식의 기원'(The Origin of Consciousness in the Breakdown of the Bicameral Mind )을 집필하기에 이른다. 일생 동안 심혈을 기울인 이 책으로 1978년 그는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 책에서는 의식에 대한 기존의 여러 견해, 즉 의식이 물질의 속성이라거나 원형질의 속성이라거나, 혹은 경험 · 학습 · 추론 · 판단의 다른 이름이라는 견해는 물론, 의식을 인과적 영향력이 없는 단순한 부수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모두 기각된다. 그 대신 인간의 옛 정신체계는 양원적(兩院的, Bicamaral)이었다는 주장과 함께, 의식은 인류 역사의 한 특정 기점이었던 정신의 양원적 구조의 소멸 시기와 연계되어 있다는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편다. 그는 심리학 · 문학 · 인류학 · 철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끌어낸 논거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이러한 주장의 근거를 제시했다. 이 때문에 이 책은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근본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그 영향력은 프로이트에 비견되며 20세기가 산출한 가장 의미 있는 학문적 성과로 꼽힌다. 고대 문헌을 분석하고, 고고학적 성과물을 분석하며 이상심리학적 증거들을 제시함으로써 옛 인류의 양원적 정신 역량은 ‘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대목에 이르면, 학자들의 학문적 관심을 넘어 세인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옛 인류는 의식을 갖지 않았지만 성공적인 삶을 누렸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의 정신(마음)을 다루는 제1권은 “의식은 ~이 아니다”라는 도전적인 접근으로 시작한다. 살아 있는 한, 언제나 ‘의식’이 있는 것이라고 믿는 우리에게 그는 그것이 의식이 아닐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장구한 세월 동안 역사 초기의 옛 인류는 의식을 갖지 않은 채 삶을 성공적으로 영위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우리와 다른 정신적 기능에 의거해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의식과 지각, 반응성, 인지 등을 구별하는 저자는, 의식보다는 반응성이 우리의 행동을 유발하는 모든 자극들을 관장하는 정신기능이며, 이에 비해 의식은 훨씬 더 국소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우리가 반응하고 있는 것들을 단지 이따금씩만 의식할 뿐이라는 것이다. “당신을 보고 있는 나는 지금 당신을 의식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묻는 반론자에게 그는 “당신이 지금 의식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당신의 논증일 것이다”라고 답한다. 이로써 그는 “적어도 나에 대해서 말하는 한, 당신은 의식이 없다고 말할 수 있으며, 그때 당신의 정신기능은 ‘의식’이 아니라 ‘지각’일 것이다”라고 말하는 셈이다. 그는 의식 없이 살던 시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문헌적으로 고증하기 위해 ??일리아스??를 분석한다. 행동을 급박하게 결정내리기 위해 수많은 판단을 해야 했을 일리아스 전사들을 묘사할 때 의식에 상당하는 단어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의식은 모두 언어는 아니지만 언어로 생성되고 언어로 접근된다

제인스에 따르면 의식은 언어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때 그에게 중요한 것은 언어의 은유기능이다. 예를 들어 “그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 경험이 독특한 것이어서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을 때 “그것은 ~같은 거야”라고 답하게 된다. 바로 그 순간에 새로운 어휘가 생성되는 것이다. 인간은 모두 서로 잘 알고 있는 머리, 손, 가슴 등 자신들의 신체를 은유체로 사용하며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런 작업은 신체감각으로 관찰될 수 없는 추상적 개념으로 확장된다. 추상적 개념을 이해하려면 일단 인간의 마음속에서 ‘볼’ 수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의 ‘눈’으로 이들을 ‘보는’ 것 자체가 은유일 수밖에 없다. 의식은 바로 이러한 언어발달 과정에서 그 모습을 나타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증을 위해 그는 실제 나의 유추인 유사 ‘나’(analogue ‘I’), 그리고 그 유사 ‘나’가 수행하는 ‘이야기 엮기’(narratization) 등과 같은 중요한 개념을 소개한다.




양원시대의 인류는 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제목이 ‘역사의 증언’인 제2권에서 제인스는 놀랍게도 제1권과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양원성에 역사적 · 고고학적 · 문화적 접근을 시도하는 박학을 과시한다. 여기서 관심 주제는 양원성과 신이다. 양원시대의 인류는 신의 소리를 들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들려오는 그 소리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했다. 고대 그리스 민족의 ??일리아스??에 나오는 전사들이 그렇게 했고, 히브리 민족의 성서에 나오는 선지자들이 그렇게 했다. 앞에서 문학적 문헌으로 고증하던 제인스는 이번에는 양원적 인류가 살던 고대 문명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돌기둥에 적힌 양각 · 음각의 글줄과 그림을 살피고 온갖 종류의 신상을 조사하며 허물어진 사원을 탐방한다. 신의 영향력을 보기 위해서 말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제인스의 주장은 신의 부재(신의 등돌림)의 원인이 인간 자신들의 죄악 때문이라고 믿는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사뭇 다른 점인데, 그에 따르면 오히려 인간들의 정치적 · 윤리적 삶이 잔악해진 것은 양원성이 파괴되고 신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결과다. 그는 양원시대에는 어떤 사적인 야심이나 탐욕, 갈등이나 포악성도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양원적 인간은 사적으로 존재할 내적 ‘공간’도, 그런 공간에 있을 유사 ‘나’도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오늘날의 우리보다도 평화스러웠고 친절한 인간족이었다고 주장한다.


환청을 듣는 것은 고대 양원적 인간과 오늘날의 정신분열증 환자가 비슷하다

현대세계에서의 양원정신의 흔적을 논하는 제3권에서는 현대인에게서 관찰되는 정신분열증, 최면 등과 같은 정신현상을 다룬다. 이들에 대한 수많은 이론이 이 현상을 근원적으로 설명해내는 데 적절하지 못하다면서 제인스는 자신의 양원적 정신체계 이론의 설명력이 훨씬 낫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제인스는 우선 환청을 듣는 것을 고대 양원적 인간과 오늘날의 정신분열증 환자가 비슷하다고 주장함으로써 인간에게 양원적 정신체계가 원래의 모습이었으리라는 자신의 가설을 뒷받침하려 한다.

한편 제인스는 양원성과 종교적 신의 문제를 다룬 데 이어, 양원성과 정신병의 관련성을 논의한다. 그는 “정신병으로 심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신경계에 내재하는 태양숭배나 신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양자의 연관성을 부인한다. 양자 간에 때때로 환각이라는 공통 현상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 그것은 교육과 종교적 역사에 대한 친숙함 때문이라고 본다.

과학적 행위는 근본적으로 종교와 관련이 있다

마지막으로 제인스는 현대의 종교현상을 양원정신 체계의 증거로 든다. 그는 종교 유산이야말로 이전의 정신체계에서 물려받은 것 가운데 가장 명백하고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인스가 종교에 각별한 관심을 둔 더 심각한 이유는 실은 이른바 과학적 행위가 근본적으로 종교와 관련되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과학혁명의 배후에는 신성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려는 동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과학 탐구는 양원 정신이 와해된 직접적인 결과였다. 물리학 · 심리학과 생물학의 토대를 만든 사람들은 모두 17세기 말엽의 영국 프로테스탄트들로 이들은 경건했다. 그에 따르면 현대과학도 종교적인 형식이 있다. 예를 들어 그가 과학주의라 부르는 것 역시 이 시대에 과학과 종교와 분리되면서 남은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급격히 신앙적 신조로 굳은 과학적 신화다. 따라서 현대과학 역시 그것이 대신하려는 종교가 했던 것과 똑같은 특징이 있다.

“크게 보면 근대과학도 종교적 형식을 갖고 있다. 모든 것을 설명하는 합리적 우수성,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와 두드러져 비판받지 않는 지도자의 계승, 과학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경전 같은 일련의 틀, 특정한 사고방식과 해석, 그리고 완전한 헌신의 요구 등이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추종자들은 한때 종교가 제공했던 것을 그대로 받는다. 세계관, 중요성의 위계체계, 그가 무엇을 하고 생각할지를 알려줄 복점 치는 장소, 요컨대 인간에 대한 총체적 설명을 제공받는다.”

결국 과학 스스로가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주장할지라도 근원에서는 의사 종교의 발흥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제인스는 자신의 학문적 연구를 포함하여 모든 과학행위를 이렇게 일갈하며 방대한 글을 끝맺는다. “양원적 정신구조의 폐허 속에서 행동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점치던 일이 이제는 사실이라는 신화들 속에서 완전한 확실성(an innocense of certainty)을 추구하는 일이 되었을 뿐이다.”



지은이 소개


줄리언 제인스
매사추세츠 주 웨스트 뉴턴에서 태어났다. 하버드 대학을 거쳐 맥길 대학을 졸업했으며, 예일 대학에서 심리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66년부터 1990년까지 프린스턴 대학에서 심리학을 강의했다. 그의 저작들은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는데, 초기에는 동물심리학에 초점을 두었으나 후에는 인간의 의식문제에 집중하여 [의식의 기원]을 집필하기에 이른다. 일생 동안 심혈을 기울인 책으로 19789년 전미도서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2014년 2월 22일 토요일

On Liberty - J.S. 밀

1. 밀의 공리주의의 사상적 근간 - 자유


우리는 밀의 공리주의를, 벤담의 ‘양적 공리주의’와 구별하여 ‘질적 공리주의’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을 잘 드러내 주는 말이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라는 밀의 유명한 말이다. 그러나 공리주의에 대한 밀의 입장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그의 ‘공리주의’의 사상적 근간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공리주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자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자유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결과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밀의 생각은 자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런 점에서도 우리는 밀이 말하는 ‘자유’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자유론(On Liberty)>에서 밀이 주장하는 기본적인 자유는 양심의 자유 즉 사상과 감정의 자유, 취미와 직업의 자유, 단결의 자유이다. 주지하다시피 이러한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는 그 사회가 어떤 종류의 사회이건 자유로운 사회가 아니다. 밀은 이와 같은 자유들이 ‘행복 추구의 자유’로 귀결된다고 보고, 자유라는 이름에 걸맞는 유일한 자유를 ‘우리들 자신의 방법으로 우리들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자유’ 라고 주장한다.


2. 사상과 토론의 자유


밀은 자유를 이와 같이 규정한 후에 <자유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사상과 토론의 자유’에 대해 제 2장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만일 한 사람을 제외한 모든 인류가 같은 의견인데 단 한 사람이 그것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인류가 한 사람을 침묵케 하는 것이 부당한 일임은, 그 한사람이 힘을 가지고 있어서 인류를 침묵케 하는 것이 부당한 것과 완전히 같은 것이다.


이 말 속에는 다수결의 원칙이 항상 좋은 것이 아니라는 뜻도 담겨 있다. 아니, 더욱 정확히 말하면 밀은 절대자에 의한 언론 통제보다 모든 일을 다수결의 원칙으로 해결하려는 다수파의 언론 탄압이 더욱 나쁘다고 보고 있다. 왜냐 하면 그와 같은 행위는 창조적인 소수의 의견을 말살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상과 토론의 자유가 세론(世論)과 무관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밀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사상과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만일 다른 사람의 의견이 바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억압한다면 우리는 진리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그리고 그 의견이 틀린 것이라 하여 그것을 억압한다면 우리는 그 논쟁 속에서 얻을 수 있는 한층 더 명확한 진리를 알 수 없게 된다.


결국 의견 발표를 억압한다는 것은 전 인류에게서 행복을 빼앗는다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누구의 의견이 옳던 그르건 토론을 통해 그 진리성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 밀의 기본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3. 행복의 하나의 요소로서의 개성


<자유론>제 3장 ‘행복의 하나의 요소로서의 개성’ 에서 밀은 “독창성이 인간 사회에서 하나의 귀중한 요소임”을 지적하고 있다. 천재는 자유라는 분위기 속에서만 자유로이 호흡할 수 있기 때문에 밀은 독창성을 지닌 천재들을 확보하기 위한 토양 마련을 위해서라도 자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천재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더 많은 개성을 지니고 있다. 자유가 없다면 천재는 개성을 발휘할 수가 없다. 천재가 사회에 기여하는 바를 생각한다면 사회 전체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자유는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이 말에서도 우리는 자유가 행복을 위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 할 수 있다.


사람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본질적인 자유가 있다. 그러나 개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행복을 위해 그러한 자유가 필요하다고 해도,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무조건적인 자유를 허용할 수는 없다.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자유는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제약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우선 서로의 이해를 침해하지 않아야 하며 다음으로 사람들은 사회와 사회 구성원들을 외부의 위험이나 간섭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자기 몫의 일을 해야 하며, 자기 몫만큼의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는 이 두 조건을 이행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 밀은 “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이다.”라고 말한다.


4. 개인에 대한 사회의 권위와 한계


<자유론> 제 4장 ‘개인에 대한 사회의 권위와 한계’에서 밀은 위와 같이 말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다음과 가은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어리석은 말이나 행동을 한다고 할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우리는 그의 말과 행동을 막아야 하는가? 아니면 그대로 두어야 하는가?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이 어리석은 말이나 행동이라고 해도, 심지어는 그 자신이 엄청난 손해를 보는 말과 행동이라고 해도,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그것을 허용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무엇이나 할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억제든 억제는 그것이 억제라는 점에서 하나의 악이다.” 따라서 사회 역시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의 이해를 침해하거나 사회의 존립을 해치는 행위가 아니라면 사회 구성원들을 억압하거나 탄압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생각을 밀고 나가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이 적으면 적을수록 그 사회는 행복한 사회이다. 이와 같은 생각은 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개인은 자연권적 권리로서의 자유 및 소유에 대한 권리를 가지며 어떤 사람이나 집단도 그에 대해서 함부로 행할 수 없는 것이 있다.”라는 ‘소유권적 정의’를 주장하는 노직(R. Nozick)과 같은 자유주의자도 마찬가지이다. 현대의 자유주의자들도 밀이 ‘자유론’에서 말하는 기본적인 이념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밀의 자유주의에 대한 옹호가 그의 ‘공리주의’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결국은 개인의 자유로운 결정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5. 자유론의 의지


밀의 <자유론>은 사회와 집단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개인의 가치, 더 나아가 개인이 향유해야 할 자유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 주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이것은 밀이 개인보다 사회와 집단을 중시하는 사람들을 꾸짖는 듯한 경고의 말로 <자유론>을 마무리하고 있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그 말을 밀의 <자유론>을 소개하는 이 글에서도 결론 대신 사용해도 좋을 듯하다.


한 국가의 가치는 궁극적으로는 그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가치이다. 개인들의 정신적 확충과 향상이라는 이익을 무시하고 세세한 사무를 처리하는 능력, 혹은 경험에서 얻게 되는 사이비 재능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기를 원하는 국가, 또는 국민을 위축시켜 국민을 자기 손으로 좌우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국민이 위축되어 있다면 어떠한 위대한 일도 성취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국가가 모든 것을 희생시켜 이룩해 놓은 완전한 관료 기구도, 그 기구의 원활한 운행을 기하기 위해 배제해 버린 바로 그 활력의 결여 때문에 결국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금융투기의 역사 - 에드워드 챈슬러

1장. 거품으로 만들어진 세계 : 금융버블의 기원

로마는 국가기능 가운데 조세징수에서 신전건립까지 상당부분을 퍼블리카니(Publicani)라는 조직에 아웃소싱하였다. 퍼블리카니는 현재의 주식회사처럼 파르테스(partes, 주식)를 통해 소유권이 다수에게 분산된 법인체였다. 집행임원들이 이 조직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재무제표도 공시하였으며 주주총회도 정기적으로 개최하였다.
주식은 두가지가 있었는데, 당대의 부자들로 구성된 집행임원들의 목(socii)과 일반인들로 구성된 소액주주의 몫(particulae)으로 나뉘어 있었고, 소액주주들의 주식은 요즘의 장외시장과 같은 곳에서 비공식적으로 거래되었다. 27

도시국가 채권의 매매는 14세기 이후 베니스뿐만 아니라 플로렌스와 피사, 베로나, 제노바까지 확산되었다. 도시국가들은 주식(loughi)을 발행해 조달한 자본으로 세워진 회사(monti)들에 징세업무를 위탁하였는데, 이 초기 주식 회사는 로마의 퍼블리카니와 너무나 비슷했다.

16세기 후반 프랑스 정부는 자유도시 인근 호텔에서 채권 등 각종 증권을 매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는데, 이는 유럽 최초로 정식 인가된 거래소이다. 31

네덜란드 상인들은 기존의 은행이나 복식부기, 환어음, 주식회사 등과 같은 금융자본주의를 구성하는 중요 시스템들을 상업경제의 튼튼한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미래시점에 확정된 가격에 상품을 인도하기로 하는 선도 거래가 일반화되었고, 16세기 이후에는 선도거래 대상이 곡물뿐만 아니라 고래기름, 설탕, 구리, 이탈리아산 비단 등으로 다양해졌다.
이때 주식을 미래시점에 정해진 가격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옵션거래도 시작되었다. 17세기 후반에는 액면 분할주가 탄생했는데, 동인도 회사의 주식이 분할되어 보통주의 10분의 1 가치에 거래되었고…
그들은 유가증권을 담보로 대출해 주식에 투자하는 차입투자의 개념도 터득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물론 주가가 떨어질 때는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34 35

꽃이 만개할 때까지 무늬와 색깔을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튤립투기의 우연성을 극대화 해주었다. 튤립뿌리가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뿌리가 황제튤립을 터트릴 수도 있었고, 평범한 꽃잎을 터트릴 수도 있었던 것이다. 43

당시 튤립가격 정보지들은 튤립 한 뿌리를 위해 지불한 2,500길더로 27톤의 밀과 50톤의 호밀, 살찐 황소 4마리, 돼지 8마리, 양 12마리, 포도주 2드럼, 맥주 2큰통, 버터 10톤, 치즈 3톤, 린넨 2필, 장롱하나에 가득 찬 옷가지, 은컵 1개 등을 살 수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47

튤립투기의 갑작스런 종말이 네덜란드 경제를 위기에 몰아 넣지는 않았다. 이 나라 경제를 좌지우지 했던 거상들은 튤립공황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서민들은 그렇게 운이 좋지 않았다. 집을 저당잡히고 가재도구를 팔아 일확천금을 노렸던 그들은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입었다. 48
일확천금 바람이 한 차례 네덜란드를 휩쓸자 노동을 성스럽게 여긴 칼뱅주의적 전통도 무너져내렸다. 49


2장. 1690년대 주식회사 설립 붐

영국 증권시장의 등장은 17세기 후반에 발생한 금융혁명 가운데 하나였다. 금융혁명은 윌리엄 오렌지 공이 카톨릭 황인 제임스 2세의 왕관을 차지하게된 명예혁명이 발생한 1688년부터 시작되었다. 이 시기 금융혁명은 주식시장 출현뿐만 아니라 ‘국가채무’에 대한 의회의 지불보장(1693년)과 발권력을 보유한 영란은행의 설립(1694), 재무성 채권발행(1696년), 약속어음에 관한 법 제정(1704년)등 일련의 사건들을 의미한다. 65

1687년 뉴잉글랜드 호의 선장 윌리엄 핍스가 히스파니올라 섬 부근에 침몰한 스페인 해적선에서 건져올린 은 32톤과 상당한 양의 보석들을 싣고 잉글랜드로 돌아왔다. 왕과 선장, 선원들은 자신들의 몫을 채긴 뒤 남은 19만 파운드를 1만%의 배당금 형태로 항해를 지원했던 파트너들에게 배분했다.
그들의 성공적인 귀환은 영국 전역에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사정이 이쯤되자 너나할 것 없이 핍스 선장을 모방해 해저 유물 인양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들은 핍스선장처럼 단순히 파트너를 모집한 것이 아니라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71

약방주인 출인 커피 무역업자였던 존 휴턴은 1692년부터 <주가 정보지>를 일주일에 두차례 유료로 발행해 주가의 흐름을 규칙적으로 전했다. 76

당시 금본위 화폐를 대신해 토지를 근거로 화폐를 발행하는 토지 은행을 설립하려했던 사람들은 내재가치 개념에 모순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재라는 말은 내부의 질을 의미하지만 가치는 항상 외부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바본은 이렇게 주장했다. “모든 물건 안에는 어떤 가치도 없다. 그것들을 활용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사람들의 의견과 패션이다” 토지은행의 설립추진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존 로는 여기서 한 걸은 더 나아가, 가격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를 주식 시장에 적용하면 주가는 내재가치보다는 유동성에 의해 결정된다. 84
케인즈는 “주식시장에선 미래가 불확실 하기 때문에 주가는 투자자 자신의 믿음과 다수의 순진한 인간들의 집단심리에 의해 절대적으로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공중 누각이론에 따르면 주식은 내재가치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주가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일 뿐이다. 87

주식은 정경유착의 고리로 활용되었다.
그들은 당시로선 최신수법인 옵션과 주식을 결합시킨 뇌물수수를 활용했다. 상원의원 바질 파이어브라스 경은 6만 파운드 주식을 동인도회사가 독점권을 획득한 뒤 형성되는 주식가에 50%의 프리미엄을 받고 팔 수 있는 옵션을 선물로 받았다. 그는 이 덕에 3만 파운드의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 다른 상원의원들은 확정가격에 동인도 회사 주를 살 수 있는 콜 옵션을 뇌물로 챙겼다. 독점권을 부여해 동인도회사의 주가가 오르면 확정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인 뒤 시가로 팔아 차익을 챙기는 수법이다. 89

찰스 킨들버거는 <투기적 광기와 공황, Manias, Panics and Crashes>에서 ‘투기적 광기’는 변화에 의해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 변화는 완전히 새로운 산업이 태동하거나, 기존 산업의 수익률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변화는 주가를 상승시켜 신출내기 투자자들을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선순환을 발생시키고, 이에 따라 시장에 대세상승 분위기가 팽배해진다.
투자자들도 일확천금을 위해 파생상품이나 주식담보대출 등 직접적인 주식거래와는 다른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한다. 또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차입금을 조달하는 바람에 한 사회의 부채규모가 증가하고, 사기와 협잡이 자리잡기 시작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경제가 어느 순간에 이르면 ‘금융 긴장’에 휩싸인다. 이 긴장은 공황을 알리는 전주곡이다. 95

버블이 끝나고 경제가 공황에 이르게 되면 정치도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미래를 보는 눈이 없는 주식꾼들과 주식회사 발기인들의 이기주의의 폐악이 드러나기 때문에 자유방임주의는 ‘주식시장과 무역에 일정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쪽으로 변한다. 99


3장. South Sea 음모

1711년 1,000만 파운드의 정부부채를 떠안기 위해 South Sea사가 설립되었다. 정부의 채권을 이 회사 주식으로 전환해주겠다는 것이었다. 대신 사우스 시는 정부로부터 받는 매년 일정한 이자와, 라틴 아메리카의 스페인 식민지와의 독점무역권을 보장받았다. 그리고 2~3년 뒤에는 라틴 아메리카의 흑인노예를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권리도 부여받게 된다. 103

블런트는 프랑스 미시시피의 존 로의 수법을 모방해 청약시 필요한 증거금(공모에서 신청한 전체 주식대금 가운데 일정 금액을 미리 선납하는 것) 비율을 낮춰 투자자들이 청약대금의 20%만을 예치하면 주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는 16개월 동안에 8번에 걸쳐 나눠내면 되었다. 여기서 블런트는 존 로의 수법 가운데 하나를 더 모방한다. 사우스 시 주식을 담보로 돈을 꿔주는 것이었다. 결국 투자자들은 사우스 시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청약하고, 주식은 배정 받자마자 담보로 사우스 시에 잡히게 된 것이다. 이 수법은 적은 돈으로 많은 주식을 살 수 있게 해 서민들까지 청약대열에 끌어들여 주식 수요를 폭증시켰고, 주식은 담보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된는 주식수는 줄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주가가 치솟게 된 것이다.
블런트는 한술 더 떠 전환에 참가한 채권보유자들에게 주식배분을 차일피일 미루는 수법으로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가중시켰다. 117

런던의 금융인들과 네덜란드 출신 자본가들은 초기 주식청약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었지만, 4차 주식 청약이 실시되자 그 도박판이 오래가지 못할 것임을 직감했다. 이미 투기를 경험했던 네덜란드 투기꾼들은 일찌감치 보유주식을 팔아 자본을 당시 호황을 보이고 있던 암스테르담 주식시장으로 철수시켰다. 런던의 은행가들도 마지막 주식청약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처럼 노련한 투기꾼들이 버블 정점의 언저리에서 보유 주식을 팔아치우는 현상은 투기의 보편적인 모습이다. 129

졸부들은 자신의 돈을 자랑하고 다니며 고급 저택과 마차, 화려한 코트를 사들였으며, 부인이나 정부를 위해 금장 시계를 구입하기도 했다. 또 이들이 앞다투어 부동산을 사들이는 바람에 당시 런던의 건물 임대료가 50배까지 치솟기도 했다. 133

‘합리적 버블’ 논리는 ‘더 한심한 투자자들에게 모든 위험을 떠넘기는 투자행태’를 좀더 정교하게 다듬은 것 뿐이다. 투기 꾼들은 ‘더 한심한’ 투자자들이 모든 손실을 뒤집어 쓸 것이라고 기대하고, 적정가격 이상의 가격에 주식을 사들인다.
‘더 한심한 투자자’를 이용한 투자행태는 1990년대 활황을 보이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단지 ‘모멘텀 투자’라는 말로 그럴듯하게 포장되었을 뿐이다. 모멘텀 투자를 벌이는 투기꾼들은 지수상승보다 빠르게 치솟는 종목을 우선 사들여 상승세가 꺽이기 전에 잽싸게 팔아치워 수익을 챙긴다. 150


4장. 1820년대 이머징마켓 투기

나폴레옹이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폐되고 프랑스와의 사이에 평화가 찾아오자, 영국정부의 채권발행량도 줄기 시작했다. 투기 대상 자체가 사라지자 투기꾼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남미국가들의 채권은 이자율이 높아 연 5% 이상의 이자를 금지하는 당시 영국법 아래에서는 발행할 수 없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채권을 발행한 뒤 영국으로 들여오는 수법이 이용되었다. 정부의 각종 규제를 피하기 위해 애용되고 있는 요즘 역외펀드의 초기 사례인 셈이다.
남미 채권값은 엄청난 비율로 할인되어 팔려나갔고, 이로 인해 매수자는 높은 이자수익 뿐만 아니라 턱없는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었다. 또 소액의 증거금만 있으면 채권 청약에 참여할 수 있었고, 나머지 대금은 장기간에 걸쳐 분할 납입하면 되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선풍적인 관심을 끈 것이다.
원금으로 이자를 지금하는 ‘폰지 파이낸스(Ponzi Finance)’가 당시 남미 신생국가들의 지독한 자금난에도 불구하고 만기 상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환상을 투자자들 사이에 불러일으켰다. 159

이 시기 벤처기업들도 투기열풍을 이용해 자본이익을 얻는 것 외엔 별다른 목적을 갖고 있지 않았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주가를 끌어올려 주식을 사도록 대중들을 유혹하는 것이고, 모든 투자자들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고한 당시 소설속의 발기인의 말은 그 시대 벤처기업인들의 욕망을 숨김없이 표현한 것이다. 167

벤처기업인들은 자사의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의회 의원이나 귀족들을 ‘얼굴 마담’으로 영입했다. 169

당시 영국정부는 경제적 자유주의와 투기에 대한 규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투기라는 악마는 그것을 억제할 방안을 마련하기가 힘들지라도 마땅히 억제되어야 할 존재다. 하지만 공동체 발전에 큰 기여를 하는 기업가 정신을 저하시키는 투기대책은 투기보다 더 해롭다.’

본디 경기 순환은 투기보다는 흉작과 전쟁, 정부의 재정위기 등으로 발생한 공황과 관련이 있었다.
18세기 후반 영국의 자본주의 경제가 좀더 발전하자, 경기순환의 원인이 농업과 재정 부침에서 신용의 팽창과 수축으로 바뀌었다.
버블이 한창일 때 무제한적인 신용창출은 자산가치를 치솟게 만들었고, 또 적정가격 이상으로 치솟은 자산을 담보로 과도한 신용창출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었다.
존 스튜어트 밀에 따르면, 주기적인 경제호황의 씨앗은 직전에 발생한 공황시기에 뿌려진다는 것이다. 신용경색은 자산가치의 폭락을 야기하기 때문에 헐값에 자산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후 자산가치 상승은 투기의 부활로 이어진다. 188


5장. 1845년 철도 버블

<더 타임스>가 1845년 11월 초에 별지로 발행한 ‘영국의 철도문제’에는 당시 투기열풍과 철도건설로 영국 경제가 얼마나 깊게 주름졌는지를 상세하게 전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10월말에는 5억 6,000만 파운드 이상이 필요한 1,200개의 노선이 계획중이며, 겉으로 드러난 철도회사의 채무는 6억 파운드가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시 5억 5,000만 파운드였던 영국 국민총생산을 초과하는 것이고, 영국 경제가 다른 부문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고 1년 동안 정상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한계인 2,000만 파운드의 30배에 달하는 것이었다. 211

계속된 철도건설에 따른 피할 수 없는 결과는 주식청약자들의 자금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었다. 1846년 한 해 동안 청약자들이 납입해야할 주식대금은 4,000만 파운드에 이르렀고, 이 돈은 임금지급 등 정상적인 산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에서 전용되었다.
결국 투자자들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에서 고용을 줄이거나 개인적인 소비지출을 삭감해야 했고, 이로 인해 철도를 뺀 나머지 부분의 산업활동은 극도로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218

철도투기의 여파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1855년 현재 영국에서 가동된 철도의 길이는 모두 8,000킬로미터에 달했다. 이는 프랑스와 독일의 7배가 넘는 것이다. 이때 건설된 철도가 빅토리아 여왕 시기 영국경제에 엄청난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이다. 저렴한 대량 수송 수단으로 산업혁명에 톡톡한 기여를 한 것이다. 또한 영국 경제가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던 1840년대 철도 건설의 붐이 일자 50만 명의 노동자들이 철도건설 현장에서 돈을 벌어 생계를 이었다. 229


6장. 미국 금권정치시대의 투기

미국은 출신 성분보다는 재산규모에 따라 신분상의 구분과 상승이 이뤄지는 근대국가 였다. 235
미국처럼 부가 신분을 결정하는 근대사회에서는 물질적으로 남보다 뒤처지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길게 드리우고 있다. 236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 가운데 상당수가 땅투기꾼이었다. 조지 워싱턴은 미시시피 회사를 설립해 서부지역 땅을 사들이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일리노이 주에서 6,300만 에이커에 달하는 땅에 투기를 벌였다. 열렬한 혁명주의자였던 패트릭 헨리 역시 조지아 주에서 1,000만 에이커를 매입하기 위해 설립된 아주 사의 투자자였다. 심지어 토머스 제퍼슨과 알렉산터 헤밀턴도 한 때 땅장사꾼이었다. 237

1790년대 미국에 증권거래소가 설립되자 땅투기 열풍은 종이쪽지 투기로 바뀌기 시작했다. 238

주식매집은 주식시장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지만 가장 왕성하게 이뤄진 곳은  19세기의 미국이었다. 주식매집의 첫번째 목적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었고, 다음으로는 주가폭락시  저가 매수를 위해 물량공세를 펼치는 공매도 세력을 견제하자는 것이었다. 매집세력들이 주식매집에 성공할 경우 공매도 투기꾼들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었다. 결제일까지 약속한 주식을 내놓아야 하는 매도세력들은, 집중 매수로 주식을 구할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장외에서 매집세력이 요구하는 값을 지불하고 주식을 매입해 결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39

Margin Loan(주식 담보 대출)이 일반화되자 미국 주식시장의 거래는 한층 활발해졌다. 초단기 투기꾼들이 마진론을 활용해 자신의 실제 능력보다 많은 주식을 매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40
마진론으로 주식시장의 자금은 풍부해졌지만, 주식시장은 시중 자금사정 등 증시주변 여건변화에 더 민감해졌다. 실제로 밀 수확기에는 자금이 뉴욕의 은행들에서 내륙지역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은행들이 마진론의 상환을 독촉하고 나서자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241

다니엘 드루는 주가하라가 매집세력에 대한 견제를 위해 이사라는 직위를 이용해 불법으로신주를 발행했고, 이를 시장에 풀었다. 월스트리트 최초로 경영권 방어를 위해 ‘물타기 수법 watering stock’을 이용한 것이다. 246

절대 다수의 투자자들은 거물급 투기꾼들의 사냥감이었다. 드루는 “내부자가 아니면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달빛 아래에서 황소를 사는 것과 같다”고 말했고, 헨리 애덤스는 “거대한 자본을 동원한 투기는 결국 소규모 투기꾼들을 집어삼켜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파울러는 아마추어 투자자들을 ‘금융이라는 아편을 먹은 사람들’이라고 정의했다. 그들은 정반대 종류의 흥분에 흔들이고 불확실성과 두려움에 무너져 내린다. 또 고점에서 사 저점에서 파는 우를 쉽게 범하는 경향이 있다.
제임스 메드버리는 아마추어 투자자들에 대해 “그들은 의심해야 할 때 확신을 갖고, 과감해야 할 때 망설이며, 확신이 필요할 때 의심을 품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유약함은 작전세력들에게는 성공의 조건이라고 그는 결론을 내렸다. 254

충분한 주식을 매집하는 데 성공한 작전세력은 매도자들을 쓸어내고 가격을 끌어올리기 시작한다. 부패한 언론이 이 순간에 유용하게 쓰였다. 259

이리 철도회사의 이사였던 짐 피스크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익스프레스 사의 주식을 공매도 한 뒤 이 회사와 맺은 계약을 파기했고, 계약파기로 폭락한 이 회사의 주식을 대거 사들여 결제하고 다시 매수포지션을 취했다. 그런 다음에는 다시 계약을 맺어 주가를 끌어올렸다. 260

1881년 브러커 헨리 클루스는 의회 청문회에 나가 “투기는 주식이나 공산품의 미래가치에 대한 견해차이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이다. 희소성이 있을 때 가격상승은 생산을 촉진하고, 과잉생산이 발생하면 가격이 폭락해 감산이 이뤄지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투기는 공황을 예방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라고 덧붙였다. 281
심각한 문제는 작전꾼들에 의한 시세조정이 계속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투기가 헨리 클루스가 주장했던 순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공황과 불황의 원인이 되는 이유이다. 282


7장. 새시대의 종말 : 1929년 대공황과 그 여파

‘자본주의가 새시대에 들어섰다’는 관념은 투기열풍이 몰아치는 시대마다 유행했다. 디즈레일리는 런던 증시가 호황을 보인 1825년 진일보한 경영기법 때문에 ‘이 시대’는 과거와 구분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세기 유명한 저널리스트 월터 베이지헛은, “투기가 발생할 때마다 기업인들과 은행가들은, 현재의 번영이 더 큰 번영의 시작이기 때문에 영원할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는 말고 새시대 관념을 설명했다. 288

증시의 초호황이 시작된 1924년 에드거 로렌스 스미스는 <장기 투자수단으로서의 보통주>를 발표했다. 그는 19세기 중반 이후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을 이용했다. 그리고 “주식의 수익률이 채권을 능가했고, 특히 20세기 들어 20년동안 펼쳐진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주식의 수익률이 더 높았다”고 분석했다.
스미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고점에서 주식을 샀을 때에도 투자 원본을 회복할 수 있는 순간은 꼭 온다”고 강변했다. 또 주식투자자가 원본손실을 입을 확률은 15년 동안 1%도 되지 않았다고 목청을 돋우었다. 291

아주 부정확한 가정과 정확한 수학공식의 조합은 특정 주식의 가치를 만들어내거나 옹호하는데 주로 쓰인다… 수학은 투기를 투자로 위장하는 수단일 수 있다. 293

루이스 헨리는 1929년 <노던 아메리칸 리뷰> 8월호에서 “미래의 희망수익을 근거로 명목가치 이상으로 주가가 솟는 것은 전형적인 투기”라며, “현재의 안전을 비용으로 치르고 미래의 우연성을 선택하는 것은 투자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293

할부거래에도 투기요소가 있었다. 현재 이뤄지는 소비를 미래의 수익으로 결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96

1926년 2월 연방준비위는 은행가들을 불러보아 “주식투자를 위해 대출해주는 것은 적절한 자산운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타일렀다. 하지만 이런 ‘도덕적 권고’로는 극에 달한 투기열풍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296

신기술에 대한 투기꾼들의 환상은 주식시장이 호황을 유지하는 동안 지속되었다. 경제적 번영의 원동력과 투기의 대상으로서 자동차가 철도를 대체했고 미국의 문화와 지도를 바꾸어 놓았다. 곳곳에 자동차도로와 고속도로가 건설되었고 수많은 차고가 세워졌다.
자동차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능가한 것은 1920년 웨스팅하우스 사에 의해 처음 세상에 출현한 라이오뿐이었다.
투기열풍은 찰스 린드버그가 1927년 대서양 횡단 단독비행에 성공하자 항공기 산업으로 번졌다. 308

19세기 후반 스코틀랜드에서 출발한 투신사의 목적은 소액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적은 비용으로 전문적인 운용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어빙 피셔는 1929년 여름에 발표한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투신사를 옹호했다. “투신사는 주가가 고점이나 저점에 이르렀을 때 흔히 발생하는 투기적 변동성을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주가가 실제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때에만 주식을 매입하고 실제로 내릴 전망이 서면 팔기 때문에, 주가가 실제 가치에 근접하게 하는 구실을 한다”
하지만 실제 투신사들의 매매는 주식시장의 심한 변동성을 야기했다. 펀드매니저들은 우량주만을 골라 집중 투자했고, 여윳돈은 마진론 형태로 대출했다. 이는 주식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투기를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 수익 레버리지 효과를 올리기 위해 차입금을 끌어들여 투자에 활용하는 바람에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높여 놓았다.
최악의 경우는 투신사들이 계열사의 주식매집에 참여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312

고통과 함께 반복된 역사는 ‘투기적 과잉지출이 필연적으로 과도한 경기수축과 공황으로 끝난다’는 교훈을 알려주었다. 314

증시호황 이면의 보이지 않는 힘처럼 군중심리는 본질적으로 불안정성을 띠고 있다. 일정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균형이 형성되지도 않고 상승하거나 하강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혼란의 순간 쉽게 패닉에 빠져든다. 프로이트는 “아무런 위협이 발생하지 않는데도 사소한 자극으로도 쉽게 혼란에 빠지는 것이 패닉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317

심리학자 페스팅어는 고통이 보상보다 크지 않을 경우 군중들은 인식의 부조화가 주는 스트레스를 견디어낸다고 했다. 이를 증권판 용어로 풀이하면, 손실의 두려움이 수익에 대한 탐욕보다 커지는 순간까지 투자자들은 인식의 부조화가 주는 스트레스를 견뎌낸다는 말이다. 319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은 1920년대의 개인주의를 부정하는 것이었다. 자유방임주의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간섭으로 대체되었다. 시장을 대신해 정부가 복지와 주택, 노동, 금융, 물가, 소득, 최저임금을 결정했고, 이로써 대상이 무엇이든 투기는 경제영역에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다.
케인즈는 자본을 배분할 수 있는 권한을 투기꾼과 주식시장에 맡겨둔 과거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331

1920년대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즈가 <주식 분석>에서 “새시대에는 기존 가치기준으로 주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의 시장가치에 근거해 주식의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듯이, 1990년대 증시 전문가들도 이와 비슷한 ‘시장가치가 부가된’ 가치평가 방법을 주장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기업의 평가가치는 자본금이 아니라, 주당 가격을 합산한 시가총액으로 따져야 한다. 시가 총액이 클수록 기업의 가치는 더 높다는 것이다. 343

“증시가 영구기관처럼 변해 주가상승이 계속적인 주가 상승을 낳고 있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살펴볼 때 투기와 차입규모가 최고조에 달하고 영구기관이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새시대는 끝이 났다. 345


8장. 카우보이 자본주의 : 브레턴우즈 이후

1944년 미국 뉴햄프셔 주 브레턴우즈의 마운트 워싱턴 호텔에서 영국대표 케인즈를 비롯해 연합국 고위 경제관료들이 모여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질서를 재구성했다. 그들은 금본위제 부활 대신 금태환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고, 여타 통화를 달러에 고정환율로 묶어두는데 합의했다. 달러의 금태환 비율은 금 1온스당 35달러로 정해졌다. 347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이 달러의 금태환 중단을 선언했다. 이로서 과거 25년 동안 세계 경제를 지배해왔던 브레턴우즈 체제는 종말을 고하고, 투기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되었다. 지불의무를 표현한 ‘종이’를 화폐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한 17세기 후반 1차 금융혁명기에는, 그래도 모든 가치가 금에 의존했다. 따라서 금이라는 존재 자체가 하나의 투기 제어장치로 기능했다. 투기에 대한 고삐가 풀리고 금융위기가 발행하면, 모든 사람들은 금에서 피난처를 찾으려 했기 때문이다. 351

브레턴우즈 시스템의 붕괴 이후 돈은 질량과 본질이 없는 상상의 조각물이 되었다.
Citicorp의 헤드인 Walter Wriston은 “정보본위제가 금본위제를 대체하고 세계 금융기초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353

역사의 사례를 살펴보면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금융시장이 더 안정되고 투자행태가 더 효율화 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줄만한 근거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는 쉽게 발견된다. 역사적으로 금융정보의 폭넓은 이용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투기의 세계로 새로운 참여자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낳았다. 1세대 일간지의 출현과 맞물려 사우스 시 버블이 발생했고, 영국 신문들이 금융시장 지표를 싣기 시작한 1825년 광산회사 투기가 벌어졌다. 또 철도가 건설되었던 1845년 철도버불이 부풀어올랐고, 주가표시기가 도입된 1870년대와 라디오가 출현했던 1920년대 미국 증시에도 투기가 발생했다. 354
정보교환이 빠르게 진행될수록 공황의 전파는 더 신속하게 이뤄진다. 357

워렌 버펫은 “시장이 ‘심심치않게’ 효율적인 양상을 보일 뿐인데, 시장주의자들은 ‘항상’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고 공격했다. 조지 소로스도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에서 “난해한 방정식을 동원하는 효율적 시장론자들은 근대 이성에 근거한 학자라기 보다는 ‘바늘 끝에 천사 몇 명이 올라설 수 있는가’를 계산하는 중세 스콜라 학자와 닮았다”고 비판했다. 360

과거에는 파생상품 거래와 도박을 구분하는 법적 장치들이 존재했다. 만기 결재일에 현물을 서로 주고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1981년 현물인도가 불가능한 이자율 선물거래가 합법화되었다. 1974년 설립된 시카고 선물거래 위원회가 선물거래의 결재를 반드시 현물로 해야 한다는 규정을 삭제하고, 현금을 대체 결제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 결정으로 다양한 지수 선물이 줄줄이 도입된다. 363

밀켄은 하이일드 채권은 위험하기 때문에 ‘투기적’이라는 고정관념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은 ‘추락한 천사’로 부르며, 부도율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379

차입매수 붐은 1980년대 중반 미국 증시활황의 가장 큰 원동력이 었다. 전통적인 가치평가 방법이 의미를 잃고, 인수합병 가치가 중요한 기업가치 평가수단으로 등장했다. 현금 흐름이 얼마나 좋고, 어느 정도의 채무를 감당할 수 있느냐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진 것이다. 차입매수꾼들이 기업을 인수할 때 인수에 들인 차입금을 원할하게 상환할 수 있는 기업이 높은 가치를 갖는다는 것이다. 386

워렌 버펫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차입매수 채권을 경고했다. 이어 그는 “연금술은 그 대상이 쇠든 돈이든 실패했다. 어떤 기업의 기본적인 영업이 회계나 금융 구조를 변경시킨다고 해서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바뀌는게 아니다.” 408

밀켄이 역사적인 통계를 활용해 정크본드의 우수성을 주장하자 워렌 베펫은 “역사책이 부자가 되는 열쇠라면, <포브스>가 뽑은 400대 부자들은 모두 도서관 사서들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413

1987년의 대폭락은 1929년의 경우와 아주 다른 메시지를 투자자들에게 남겼다. 1987년 대폭락 이후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자 투자자들은 ‘바이 앤 홀드’ 전략이 유효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또 주식시장의 폭락이 경제공황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대신 ‘골이 깊을 때 주식을 매수해’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기대를 낳았다. 또 달리는 증시가 고속으로 충돌할 때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혼란을 수습하기위헤 출동할 것이라고 예상하게 되었다. 은행이 혼란에 빠졌을 때는 연방 예금보험 공사가 예금을 보호해줄 것이고, 이후에는 납세자들이 알아서 부담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갖게 되었다. 414


9장. 가미가제 자본주의 : 일본의 버블 경제

1980년대 초반 일본 기업들은 ‘자이테크(재테크)’라는 다양한 자산운용으로 엄청난 영업외 수익을 벌여들였다. 1984년 대장성은 기업들이 ‘토이킨계정(투금계정)’을 두고 주식과 채권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424

1980년대 후반 일본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이 모두 투기에 투입된 것은 아니었다. 신주 인수권부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이 생산설비 투자에도 흘러들어가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최고 설립투자 붐이 불었다.
특히 해외 설비투자를 통해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난을 극복했다. 엄청난 설비투자 덕분에 일본 기업들은 엔화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와 자본수익률 하락을 딛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426

일본의 땅값은 1956~1986년 사이에 50배 이상 치솟았다. 반면 일본의 소비자 물가는 단 두 배 뛰었을 뿐이다. 이 기간 동안 땅값이 하락할 때는 1974년 뿐이었다. 따라서 일본인은 땅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믿게 되었고, 일본 은행들은 채무자의 현금수입보다는 땅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었다.
한 마디로 땅은 일본에서 신용의 상징이었고, 이 때문에 ‘통치홍이세이(토지본위제)’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428

1985년 9월 미국의 재무장관 제임스 베이커는 뉴욕 맨하탄 플라자호텔로 각국 재무장관을 소집했다. 베이커의압박에 각국 재무장관은 달러가치, 특히 엔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떨어뜨리기로 합의했다. 일본 엔화의 구매력은 40% 오르고, 달러로 표시되는 상품가격은 그만큼 하락했다. 국제시장에서 일본의 상품값이 갑자기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430
다급해진 대장성은 이자율을 낮추라고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을 마구 윽박질러 1986년 한 해 동안 일본은행은 네 차례에 걸쳐 재할인율을 인하해 3%에 이르게 했다. 431

1980년대 후반 도쿄 증시의 주가는 자이테크 수익이 포함된 기업 수익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섬유업종의 주가수익배율을 평균 103배에 달했고, 서비스 주들은 112배, 해상운송 주들은 176배, 어업관련 종목들은 319배 까지 뛰었다.
기업의 펀더멘털을 무시하는 갖가지 현상들이 벌어졌다. 동일 업종 내 주가는 개별기업의 순이익 등 재무상황이나 사업전망과는 관련없이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또 신주발행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들먹거렸고, 회사가 실제 가치를 창출하지 않고 액면 분할만을 발표할 경우에도 주가는 하늘을 때렸다. 수출이 줄어들고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해 산업 공동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주가는 치솟았다. 437

부동산 버블은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일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의 ‘숨겨진 자산’을 찾는 데 혈안이 되었다. 어떤 기업이 땅을 소유하고 있거나, 부동산 소유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이 회사의 주가는 하루아침에 껑충 뛰어올랐다. 438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나라가 ‘중산층이 두텁게 형성돼 빈부차가 적은 나라’라고 여겼다. 하지만 자산가치의 상승과 투기가 낳은 부의 불평등 배분으로 빈부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졌다. 전체인구가운데 상위 20%가 보유하고 있는 부가 버블기간 동안 4배 이상 늘어난 반면, 하위 20%의 부는 실질적으로 감소했다. 457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스티븐 핑커

마음은 연산 체계다
마음에 관한 많은 담론들이 주위에 떠돌고 있다. 개별 종교에서 수행의 방편으로 삼고 있는 ‘마음 공부’, ‘피정’ 등을 포함해, 마음을 주제로 한 TV 다큐멘터리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시기에 왜 마음이라는 단어에 관심을 갖는가? 왜 마음을 알고 싶을까? 이 질문들을 제기하는 마음의 저 뒤편에는 ‘마음이 곧 나다’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마음을 쓰고,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을 정리하고, 마음이 떠날 때, 나의 실존적 존재가 총체적으로 그렇게 행동한다. 결국 내가 나를 알고 싶기 때문에, 내 마음을 관찰하는 것이다.
마음이라는 주제는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주로 심리학에서 다루었으며, 그 분석 대상이 너무도 복잡하고 미묘해서 과학이라는 엄밀한 학문이 다룰 만한 것이 아니라고 간주했다. 20세기의 3대 회의주의자 중의 한 명인 프로이트, 미국의 심리학과 실용주의를 철학으로 끌어올린 윌리엄 제임스가 다루었던 마음도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 20세기 중반 이후 컴퓨터, 사이버네틱스, 정보이론, 뇌과학, 진화생물학이 새로운 이슈들을 제기하면서 마음이라는 주제는 과학적 연구 주제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MRI를 이용해 뇌 사진을 찍고, 사랑하는 연인들의 호르몬 작동을 탐색하고, 티벳 고승들이 명상에 들었을 때 뇌파를 측정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마음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인 핑커는 이러한 연구 성과를 종합하면서 마음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마음은 뇌의 활동인데, 뇌는 정보를 처리하는 기관이며 사고는 일종의 연산이다. 마음은 여러 개의 모듈 즉 마음 기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모듈은 이 세계와의 특정한 상호작용을 전담하도록 진화한 특별한 설계를 가지고 있다. 모듈의 기본 논리는 우리의 유전자 프로그램에 의해 지정된다. 이러한 모듈들의 작용은 인간의 진화사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렵채집 시기에 자연선택이 우리 조상들이 직면했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발전시킨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직면했던 다양한 문제들은 사실 그들의 유전자가 직면했던 하나의 큰 문제, 즉 사본의 수를 최대한 늘려 다음 세대에 남기는 문제의 부차적 과제들이다. (본문 48쪽)

마음을 이렇게 연산 체계로 정의한 핑커는, 역설계라는 방법을 통해 마음이 어떻게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해 왔는지를 설명한다. 정상적인 설계에서는 기계가 특정한 일을 하도록 설계하는 것을 말하는 반면, 역설계에서는 거꾸로 특정한 기계가 어떤 일을 하도록 설계되었는지를 알아낸다. 예를 들어 골동품 가게에서 발견한 신기한 물건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를 상상해 볼 수 있다. 그 장치가 올리브 씨를 빼는 기구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금속 고리가 올리브를 고정시키기 위해 설계된 것이고 작은 지레는 X자 형태의 날을 눌러서 올리브 씨를 반대쪽 끝으로 빼내기 위해 설계된 것임을 알고서 ‘아하, 그렇군!’을 말한다. 결국 스프링, 연결부, 날, 지레, 고리로 이루어진 그 구조와 형태가 전체적으로 이해된다. 심지어는 왜 통조림에 담긴 올리브의 한 쪽 끝에 X자 모양의 자국이 있는지도 이해하게 된다.

계산주의로 마음을 설명하다
마음을 추상적인 심리적인 현상이 아닌, 과학적인 방법·추론·실험을 통해 이해하기 위해 도입된 이론이 계산주의 마음 이론이다. 이 이론은 마음의 작동 방식을 정보처리장치로 설명한다. 입력장치, 기억장치, 중앙처리장치, 출력장치 등으로 구성된 기계(예를 들어 컴퓨터)처럼, 인간의 마음도 이러한 기관들의 네트워크로 이해한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과 컴퓨터를 일대일 대응시켜 마음 또는 뇌에서 그런 장치들이 정말로 존재하는지를 찾으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뇌는 신경세포인 뉴런과 그 뉴런들 사이의 틈을 가리키는 시냅스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다.

수학자 앨런 튜링, 컴퓨터과학자 앨런 뉴웰, 허버트 사이먼, 마빈 민스키, 철학자 힐러리 퍼트넘과 제리 포더가 최초로 계산주의 마음 이론(computational theory of mind)을 제안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믿음과 욕구는 ‘정보’이고, 정보는 기호들의 배열로 구현된다. 기호는 컴퓨터 속의 칩이나 뇌 속의 뉴런처럼 특정한 물리적 상태를 띠고 있는 물질 조각들이다. 그것들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것들을 상징한다. 존재물들은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 기호를 촉발하고, 일단 촉발된 기호는 존재물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기호를 구성하는 물질 조각들이 적절히 배열되어 다른 기호를 구성하는 물질 조각들과 충돌을 일으키면 한 믿음에 해당하는 기호들은 그것과 논리적으로 연결된 다른 믿음의 새 기호들을 발생시킬 수 있고, 그것은 또 다른 믿음에 해당하는 기호들을 발생시킬 수 있다. 결국 한 기호를 구성하는 물질 조각들이 근육과 연결된 물질 조각들과 충돌을 일으켜서 행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계산주의 마음 이론은 행동에 대한 설명에 믿음과 욕구를 포함시키는 동시에 믿음과 욕구 자체를 물리적 세계에 포함시킨다. 그로 인해 의미는 원인이자 결과가 될 수 있다. (본문 53~54쪽)

마음은 단일한 기관이 아니라 여러 기관들로 구성된 하나의 체계로, 각 기관은 심리적 기능 또는 마음 모듈로 간주할 수 있다. 마음을 설명하기 위해 언급되는 것들, 예를 들어 일반지능·문화형성 능력·범용 학습 전략들은 생물학에서의 원형질이나 물리학에서의 흙·공기·물·불과 동일한 길을 걸으며 사라질 것이다. 마음을 설명하는 이러한 고전적인 실체들에서 벗어나, 마음 역시 진화한다는 것이 핑커의 주장이다.

계산주의 마음 이론이 없으면 마음의 진화를 이해하기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지성인들은 인간의 마음이 어떤 식으로든 진화의 과정을 겪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 생각에 진화는 단지 저급한 본능과 고정된 행동 패턴들, 예를 들어 성 충동, 공격성, 영토 확보 충동, 알 위에 앉는 암탉의 본능, 어미를 쫓아다니는 새끼 오리의 본능 같은 것들만을 만들어 낼 뿐이다. 인간의 행동은 너무나 섬세하고 융통성이 커서 진화의 산물일 수 없으며, ‘문화’와 같은 다른 어떤 것에서 나오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화가 우리에게 불가항력적인 충동들과 융통성 없는 반사행동들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신경세포로 이루어진 컴퓨터를 구비해 준 것이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사람이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들은, 날씨를 모의실험 화면을 보여 주는 매킨토시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부터 영어로 된 말을 인식하고 질문에 대답하는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연산이 수행할 수 있는 교묘한 기술과 힘이 얼마나 큰지를 암시적으로 보여 준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도 아무리 섬세하고 융통성이 크다 해도 대단히 복잡한 프로그램의 산물일 수 있으며, 또한 그 프로그램은 자연선택이 우리에게 부여한 것일 수 있다. (본문 56~57쪽)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한 시각기관
21세기 초 한국에서 디지털카메라와 폰카메라가 널리 유통되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서 사진이 사람들의 주요한 놀이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 카메라가 작동되는 방식을 통해, 우리의 눈과 시각기관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역설계해 보자. 정상적인 광학은 특정한 형태, 물질, 조명을 가진 물체가 어떻게 망막상이라고 불리는 색채 모자이크로 투사되는가를 예측하는 물리학의 한 분야다. 그러나 뇌는 역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입력물이 망막상이라면 출력물은 외부 세계의 사물들과 그 사물을 구성하는 것, 즉 우리가 보고 있다고 느끼는 것에 대한 명세표다. 역광학을 가리켜 공학자들은 ‘잘못 설정된 문제’(ill-posed problems)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해가 없다는 뜻이다. 몇 개의 수를 곱해 그 결과를 말하는 것은 쉽지만, 어떤 결과를 보면서 그것이 어떤 수들의 곱인지 말하기가 불가능한 것처럼, 광학은 쉽지만 역광학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뇌는 우리가 냉장고를 열고 우유를 꺼낼 때 마다 그 일을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뇌는 부족한 정보를 보충한다’는 것이 그 답이다. 부족한 정보란 인간이 진화해 온 이 세계와, 이 세계가 어떻게 빛을 반사하는가에 대한 정보를 말한다. 만약 시각적 뇌가 자신이 일정한 세계, 즉 빛이 균일하게 비치고, 대부분의 사물들이 매끄럽고 일정한 색깔의 표면을 갖고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외부 세계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유효한 추측을 해낼 것이다. 예를 들어, 망막에 투사된 상의 밝기를 조사하는 것으로는 밝은 햇빛을 받고 있는 석탄과 어두운 그늘에 있는 흰 눈을 구별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표면의 특성을 인지하는 모듈이 있고, 그 속에 다음과 같은 전제가 구축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세계는 고르고 균일하게 빛을 받는다.” 그러면 그 모듈은 3단계로 석탄-눈 문제를 해결한다. (1) 해당 장면의 한쪽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밝기의 변화도를 계산한다. (2) 전체 장면으로부터 밝기의 평균 수치를 추산한다. (3) 평균 밝기에서 각 조각의 밝기를 빼는 방법으로 각 조각의 명암을 계산한다. 평균과의 편차가 +쪽으로 크면 하얀 물체로 보이고, -쪽으로 크면 검은 물체로 보인다. 조명이 정말로 고르고 균일하다면 지각의 결과에는 이 세계의 표면들이 정확히 나타날 것이다. 지구라는 행성은 무한히 긴 시간 동안 빛이 고르게 퍼진다는 가정에 잘 들어맞았으므로, 자연선택은 그 가정을 모듈 속에 구축하는 방법으로 오래전부터 성공했을 것이다. (본문 58~59쪽)

‘중국어 방’을 둘러싼 논쟁
계산주의 마음 이론에 대한 반론과 논쟁은 존 설(John Searle)이 제안한 ‘중국어 방chinese room’이라는 사고실험을 통해 일어났다. 먼저 사고실험을 세팅해 보자.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방안에 있다. 구불구불 갈겨쓴 종이들이 문틈으로 들어온다. 방안에 있는 사람은 “[구불구불]이 나오면 그때마다 [고불고불]을 적어라”같이 복잡한 지시 사항들이 적힌 긴 목록을 갖고 있다. 몇몇 규칙에는 그가 쓴 종이를 다시 문밖으로 내놓으라는 지시가 적혀 있다. 그는 그 지시사항들을 능숙하게 수행한다. 그는 모르지만, 구불구불한 말들과 고불고불한 말들은 중국어 문자이고, 그 지시문들은 중국어로 된 이야기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에 답을 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본문 158쪽)

그렇다면 그 방에 있는 사람은 중국어를 알고 있을까? 물론 문밖에 있는 사람이 보기에 방안에 있는 사람은 중국어를 알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그 남자는 중국어를 한마디도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기호를 조작할 뿐인데, 이해는 기호 조작이나 연산과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은 이 사고실험을 통해 그 중국어 방 안에 있는 사람에 없는 것은 기호와 기호가 의미하는 것의 관계인 지향성이라고 지적한다. 지향성, 의식, 그리고 그 밖의 마음 현상들은 정보처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실제 인간 뇌의 실제적인 물리-화학적 특성들’에 의해 야기된다는 게 그의 결론이었다. 이 사고실험에 대해 100편 이상의 논문이 출판되었고, 인터넷에서도 격렬한 토론이 있었다.

‘그 방 전체(남자+규칙표)’가 중국어를 이해한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설은 이렇게 응답했다. “좋아요, 그 남자가 규칙을 기억하고,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가 일을 한다고 해봅시다. 그 방이 사라지고 나면, 우리의 기호 조작자는 여전히 중국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 남자는 외부 세계와의 연결이 전혀 없음을 지적하면서 그것은 치명적인 결손 요소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설은 이렇게 응수했다. “문틈으로 들어오는 구불구불한 글씨가 텔레비전 카메라의 출력물이고 밖으로 나오는 고불고불한 글씨가 로봇 팔에게 내리는 명령어라고 가정해 봅시다. 그 남자는 외부 세계와 연결되어 있지만, 그래도 중국어를 말하지 못합니다.” 그의 프로그램이 뇌의 활동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설은 중국어 방에 해당하는 블록의 병렬 분산 체계인 중국어 체육관을 예로 들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체육관에 모여 마치 뉴런처럼 서로에게 휴대용 무선전화기로 신호를 외치고 중국어 이야기에 대한 질문들에 답을 하면서 하나의 신경망처럼 활동한다. 그러나 그 ‘체육관’은 방 안의 남자처럼 중국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본문 159쪽)

결국 설은 이해와 관련된 사실들을 지적하고 있다. 사람들은 언어의 규칙들이 빠르고 무의식적으로 사용되어야 하고, 언어의 내용이 사용자의 믿음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사람들이 이해라는 현상의 본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그것에 위배되는 조건들에 이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꺼려한다고 해도 과학적으로는 문제되지 않는다. 결국 과학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어떤 단어의 현실적인 예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대상의 작동 원리가 무엇인가를 묻는다. 어떤 과학자가 팔꿈치의 기능을 설명하면서 인간의 팔꿈치는 제2형 지레라고 말할 때, 그에 대한 반박으로 강철로 만든 제2형 지레를 들고 있는 사람을 설명하면서, ‘이 남자가 3개의 팔꿈치를 갖고 있지 않소?’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착시현상에 대한 마음의 역설계
매직아이나 만화경, 또는 ‘윌리를 찾아라’ 같은 게임은 우리의 시각을 혼란시키면서 시각 기관의 능력을 시험한다. 이러한 착시 현상은 물속에 있는 막대가 꺾여 보이는 것, 한곳에서 만나는 것처럼 보이는 평행선, 균일하지 않게 보이는 균일한 선, 길이가 같은데 다른 것처럼 보이는 두 직선 등을 말한다. 이 현상은 단순한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라 수 세기 동안 서양 사상가들의 주된 철학적 논쟁점이었다. 특히 인식론에서는 착시 현상을 통해 인간의 감각 능력과 인식 능력, 그리고 그에 따른 지식에 대해 많은 회의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인지과학자들은 더 가벼운 눈으로 착시 현상을 다룬다.

시각은 항상 정확하진 않지만 어쨌든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 보통 때 우리는 벽에 부딪히지 않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과일을 베어 물지 않고, 자신의 어머니를 못 알아보지 않는다. 로봇 제작은 이것이 결코 하찮은 기술이 아님을 보여준다. 눈으로 세계를 볼 때 유기체들은 사물에 반사되어 눈으로 들어온 다음 양쪽 망막 위에 흔들리고 고동치는 2차원의 만화경을 만들어 내는 빛을 이용해야만 한다. 뇌는 그 움직이는 콜라주를 분석해서 그것을 만들어 낸 외부 물체를 정확하게 감지한다.
그 정확성이 놀라운 것은 뇌가 해결하는 문제들이 말 그대로 해결 불가능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망막에 맺힌 타원 형태는 정면으로 본 타원에서 생긴 것일 수도 있고, 비스듬히 본 원에서 생긴 것일 수도 있다. 회색 조각은 그늘 속에 있는 눈덩이에서 생긴 것일 수도 있고, 햇빛을 받는 석탄 덩어리에서 생긴 것일 수도 있다. 시각은 여러 전제들을 첨가함으로써 이 문제들을 해결한다. 그 전제들은 진화의 환경인 이 세계가 평균적으로 어떻게 결합해 있는가에 대한 전제들이다. 예를 들어 인간의 시각 기관은, 물질은 응집력이 있고, 표면은 균일한 색을 갖고 있으며, 사물들은 함부로 이상하고 혼란스럽게 배열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시각기관은 예쁜 무늬와 색을 보여 주어 우리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시각기관은 이 세계의 실제 형태와 재료에 대한 감각을 전달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선택의 이점은 명백하다. 음식, 포식자, 벼랑 등이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동물은 그 음식을 위장에 넣을 수 있고, 자신의 몸을 포식자로부터 피신시킬 수 있고, 벼랑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본문 335~336쪽)

세계를 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세계를 보는 사람은 그것을 말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세계와 협상하거나, 물리적 또는 심리적으로 조작하거나, 미래를 위해 기억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기술은 세계를 망막에 비친 환상이 아니라, 실재하는 물체로 해석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이러한 시각에 대한 정의를 인공지능 과학자인 데이비드 마르가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시각은 외부 세계의 이미지들로부터 보는 사람에게 유용한 동시에 부적절한 정보와 뒤섞이지 않는 설명을 생산하는 과정’이다.

책은 망막에 사다리꼴 형태를 투사하지만, 우리는 책이 사다리꼴이 아니라 직사각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을 들 때도 손가락을 직사각형으로 만들고, 책을 진열할 책장을 만들 때도 직사각형으로 만들고, 다리가 부러진 소파 밑을 괼 때도 직사각형의 공간을 차지할 것이라고 추론한다. 이처럼 시각이 설명을 전달해 주지 않는다면 각각의 마음 기능은 망막에 맺힌 사다리꼴이 사실은 직사각형이라는 사실을 추론하기 위해 특정한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울어진 직사각형을 ‘직사각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그것을 직사각형으로 받아들이는 법, 직사각형의 공간에 들어맞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법 등을 학습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시각이 일단 망막 위에 상으로 맺힌 물체의 형태를 추론하면, 마음의 모든 부분이 그 발견을 이용할 수 있다. 비록 마음의 부분들이 정보를 운동신경 회로로 돌려서 움직이는 표적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체계가 한 종류의 행동에만 몰두하는 일은 없다. 전체적인 체계는 망막상이 아니라, 사물과 3차원 좌표로 표현된 세계에 대한 설명 또는 묘사를 만들고 그것을 모든 마음 모듈들이 읽을 수 있도록 게시판에 새긴다. (본문 337~338쪽)

Manias,Panics,Crashes - 찰스 킨들버거

"거품은 항상 터지기 마련이다."……언제 읽어도 시의 적절한 진정한 고전

이 책은 투기적 광기에서 비롯되는 거품과 이에 뒤따르는 금융위기에 관한 고전이다. 찰스 킨들버거는 이 책에서 17세기 화폐변조시대와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광기부터 2001년 아르헨티나 페소화 위기까지 지난 400년간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수십 차례의 거품을 분석했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금융위기를 야기하는 광기와 패닉, 붕괴의 진행과정과 궁극적 대여자의 역할 및 그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언제 읽어도 시의 적절한 주제일 뿐만 아니라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진정한 고전이라는 평가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아파트값의 급등과 부동산 거품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나 거품은 어느 시대에나 금융시장의 한 모습이었다. 시대는 달랐지만 수많은 투자자들이 이 거품의 덫에 걸려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고점에 매수해 결국, 투기적 광기가 결코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뼈저린 교훈을 배워야 했다.

"시장은 때로 비합리적일 수 있다"
새로운 혁신이나 발명과 같은 변위요인(變位要因, displacement)이 경제전망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면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줄 투자기회가 생겨난다.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자, 즉 빌린 돈으로 자산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신용 공급이 급격히 증가한다. 매수자가 늘어나니 자산가격이 오르고, 자산가격이 오르니 더 많은 매수자가 몰리는 피드백이 벌어진다. 광기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 같은 투기붐은 계속 이어지다가 보다 영리하거나 운이 좋은 친구가 시장에서 빠져나간다. 가격 상승세는 멈추고, 점점 더 많은 투자자들이 이제는 팔 때라고 결정한다. 패닉이 시작된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사건이 터지고,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투자 결정을 부추겼던 광기에서 깨어난다. 패닉은 더욱 강화돼 붕괴로 이어진다. 투자자들은 대출상환 요구에 시달리고, 결국 가격은 불문하고 팔아 치우기에 급급해진다. 붕괴는 더욱 가속화한다. 마침내 궁극적 대여자(the lender of last resort)의 개입으로 패닉이 멈출 때까지 금융위기는 경제전반에 가공할 충격을 미칠 수 있다.

킨들버거는 이 책에서 시장은 때로 비합리적일 수 있으며, 언제나 스스로 치유하지는 못하므로 궁극적 대여자가 반드시 개입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궁극적 대여자의 개입은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야기한다. 금융위기가 닥치더라도 궁극적 대여자가 개입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대중들이 무모한 투기에 나서는 것을 막아야 한다. 킨들버거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모호성과 함께 궁극적 대여자의 능숙한 기술을 제시한다. 궁극적 대여자는 언젠가 개입해 붕괴 국면에서 구원해주겠지만, 투자자들은 구원의 손길이 임박했음을 결코 알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킨들버거가 전하는 메시지는 과거에 일어난 금융위기로부터 진정으로 배우고 미래에 발생할 금융위기를 진지하게 대비하지 않는 한 거품은 다시 발생할 것이며,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아주 능숙한 궁극적 대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점이다. 로버트 솔로 교수의 말처럼 "광기와 패닉, 붕괴가 늘어나면 우리 모두가 곤경에 빠지겠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예방접종을 맞은 효과를 얻을 것이다."

풍부한 역사적 사실과 탁월한 분석
킨들버거의 역사적 서술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는 경제 문헌들뿐만 아니라 역사와 정치, 문학에서도 자료를 모았다. 특히 경제학 서적에는 으레 따라다니는 복잡한 수식이나 가정 하나 없이 수 세기에 걸친 금융위기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제시되는 풍부한 역사적 사실과 탁월한 분석은 경제학을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도 통찰력을 줄 것이다.
이 책의 초판은 1978년에 나왔고, 이번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번역 출간되는 로버트 알리버 공저판은 2005년에 나온 제5판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새뮤얼슨 MIT 교수가 "이 책을 읽고, 또 읽지 않는다면 5년 안에 후회의 순간을 맞을지 모른다"고 말했던 것처럼 이 책의 개정판이 거듭될 때마다 새로운 금융위기가 추가됐다. 1989년에 출간된 제2판에는 다우존스 평균주가가 하루에 20%이상 폭락했던 1987년 10월 17일 검은 월요일의 세계 금융시장 붕괴위기가, 1996년 출간된 제3판에는 1990년부터 붕괴가 시작된 일본의 거품경제와 1994년의 멕시코 경제위기가, 2000년 출간된 제4판에는 1997~98년의 아시아 경제위기와 러시아 금융대란 등이 새로 추가됐다.
이번에 새롭게 펴낸 제5판에 추가된 내용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20세기의 마지막 15년 사이 발생한 세 차례의 거품과 붕괴에 체계적인 상호 관련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가히 거품경제의 총체적인 경연장과 흡사했던 1980년대 후반 일본의 거품은 1990년 이후 참혹하게 붕괴됐다. 한국도 그 한가운데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던 아시아 경제위기는 1990년대 중반에 형성된 동아시아 거품의 붕괴였다. 신경제와 닷컴붐으로 한껏 달아올랐던 미국 나스닥 주식시장의 거품은 2000년 초 5000을 넘어섰던 나스닥 지수가 1년여 만에 80%나 폭락하며 붕괴됐다.
이들 세 차례의 거품 형성과 붕괴 과정은 시기적으로, 또 지역적으로 독립된 사건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들 거품의 연결고리는 일본의 자산가격 거품이 붕괴되면서 "밀려나온" 자금이 동아시아 각국의 거품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아시아 금융위기로 이들 나라 통화의 외환가치가 급락하면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급증했고, 미국으로 이동하는 자금 흐름이 극적으로 증가하자 미국의 유가증권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했던 것이다.

"교조주의적 접근방식은 잘못된 것일 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할 수 있다"
금융위기라는 심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곳곳에서 "앙천대소를자아내는 일화들과 우아한 풍자"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또 한 가지 장점이자 독자들을 매혹하는 부분이다. 특히 제5판에서는 이전 판에서 제시된 주제를 토대로 분석영역을 더욱 넓혔다는 점 외에도, 킨들버거 저서 특유의 "너무 많은 내용을 축약시켜 놓은"(서울대 주경철 교수의 표현) 난해함을 확실히 줄였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본문 곳곳에 친절한 배경 설명과 에피소드를 싣고 있다.
킨들버거는 어느 한 가지 논리에만 집착하는 교조주의적 접근방식은 단지 잘못된 것일 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의 초판이 나온 1978년 무렵을 떠올려보면, 당시 경제학계의 가장 큰 화두는 "합리적 기대가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목부터, 인간 행동의 비합리성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광기(mania)"라는 단어를 썼다는 것은 킨들버거의 개방적인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경제학이 그 출발점으로 인간 행동의 합리성을 전제하고, 이 개념에 너무 집착해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비합리적 사태와 시장의 균형을 이탈시키는 투기적 광기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킨들버거는 "시장은 완벽하게 작동하며 시장에 대한 모든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합리론자도 거부하지만, "시장은 기본적으로 취약하므로 항상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정반대의 입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시장은 전체적으로 잘 작동하기는 하지만, 때로는 무력해지기도 하므로 지원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게 킨들버거가 이 책에서 전해주는 교훈이다.
[인터파크 제공]

투자의 미래 (제레미 시겔)

1994년 나의 저서 `주식투자 바이블`을 출간했을 때, 나는 주식투자야말로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고 여타 다른 자산보다 훨씬 우수한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저점매수 고점매도의 타이밍 매매를 노리는 것 보다는 인덱스를 충실히 따르는 장기투자야말로 가장 우수한 퍼포먼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러한 주장의 기본 원칙은 아직도 변함없이 유효하다. 그러나 90년대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고, 투자의 세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사건인 발생한다. 바로 `IT버블`이다. 전체 주식의 수익률은 여타 자산과 비교했을 때 장기적으로 우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산배분포트폴리오 내에서의 주식들간, 혹은 업종간의 수익률 격차는 어떻게 설면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 50년간의 면밀한 수익률 추적기법을 통해 나는 투자자들이 고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주식을 매수하는 데 너무 높은 가격을 지불했으며, 정작 탁월한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주식은 사람들의 흥미에서 벗어난 산업들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는 기술 혁신을 선도하며 경제 성장을 촉발시키는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뛰어난 수익률을 줄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표현하고자 `성장의 함정`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시장의 비합리적인 변동은 경고의 의미보다는 인덱스화된 주식의 `BUY AND HOLD`전략보다 훨씬 더 좋은 투자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그리고 세계 경제의 성장은 세계화를 지향하는 기업과 투자자에게 전에 없는 규모의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본 서는 다음과 같은 차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성장의 함정을 파헤치다.
  01. 성장의 함정
  02. 창조적 파괴인가, 창조의 파괴인가
  03. 황금기업을 찾아서
  04. 고성장 부문 투자의 함정
2부 새로운 것에 대한 지나친 열광
  05. 시장의 유혹을 물리치는 법
  06. 주식공개상장
  07. 자본비대증
  08. 사양산업의 승리전략
3부 주주가치는 어디서 오는가
  09. 배당과 수익률 그리고 지배구조
  10. 배당의 재투자
  11. 순이익의 진실
4부 고령화 위기와 글로벌 경제의 힘
  12. 과거는 미래의 전조
  13. 고령화 물결의 도래
  14. 고령화 물결의 극복
  15. 글로벌 해법
5부 포트폴리오 전략
  16. 글러벌 시장과 세계 포트폴리오
  17. 미래를 위한 전략

1부 성장의 함정을 파헤치다.
1장 성장의 함정

신기술과 새로운 산업은 고성장으로 우리에게 보답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했지만 그것이 투자자들에게도 합당한 수익을 올려주지는 못했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조차도 투자자들에게 거의 최선의 투자처는 되지 못한다. 기술적 혁신에 대한 투자자들의 맹목적 추종은 경제성장을 촉발시켜주면서도 투자자들에게는 반복적인 실망감을 안겨주는 아이러니를 가져온다.

왜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인간은 새로운 것을 포용하려는 열정으로 너무나도 높은 가격을 지불해왔다는 사실이다. 신기술의 혜택은 혁신기업의 창업자, 임직원, 벤처 캐피털리스트, IPO를 주간한 IB BANK, 최초 스탁옵션 매수자에게는 혁명적으로 높은 이득을 가지다주지만 이들의 성장을 쫒는 투자자는 반드시 실패하고 만다.

당신이 타임머신을 타고 1950으로 돌아가 뉴저지 스탠더드 오일(엑슨모빌의 전신)과 최고의 IT 기업 IBM중 하나를 매수한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당신은 이미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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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주식을 사겠는가? 당신이 IBM을 선택했다면 다음 표 1-3처럼 뉴저지 스탠다드 오일을 선택한 투자자보다 50년동안 매년 0.6%p낮은 수익을 기록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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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성장하는 신기술 분야에서 쇠퇴하는 에너지 산업에 비해 비교가 안되는 탁월한 위치였으며 배당, 순이익, 등 모든면에서 뛰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왜 낮을까? 답은 수익과 배당을 받기 위해 지불한 가격, 즉 밸류에이션이다. 투자자들은 IBM의 밝은 미래때문에 너무나도 높은 가격을 지불해버렸다. 반면 뉴저지 스탠더드 오일은 관심을 적게 받아 주가가 낮게 유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비단 뉴저지 뿐만이 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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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5에는 어떠한 성장산업이나 기술 산업도 찾아볼 수 없다.

면밀한 과거 데이터의 분석 결과 나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당신에게 해준다.

ㅇ 1957년 이래 새로이 인덱스에 추가된 기업은 초창기 기업보다 평균수익률이 낮다. 만약 기존의 초창기 기업들을 50년간 보유했다면 당신의 수익률은 동기간 존재했던 그 어떤 뮤추얼 펀드나 자산관리자의 수익률을 초과할 것이다.
ㅇ 배당이 운명을 결정짓는 결정적 요소이다.
ㅇ 주식의 수익률은 순이익이나 시가총액의 성장과는 무관하며 순이익의 성장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얼마나 초과하느냐와 큰 관계가 있다. 이것은 PER로 구체화된다.
ㅇ IPO주식을 발행가격으로 산다하더라도 성과는 좋지 않다.
ㅇ 성장의 함정은 산업에도 적용된다.(가장빠른 성장을 보인 금융부분은 지수성장을 따라가지 못했다.)
ㅇ 성장의 함정은 국가에도 적용된다.(가장빠른 성장을 보인 중국은 브라질의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2장 창조적 파괴인가, 창조의 파괴인가

S&P500 수익률을 주도한 것이 새로운 창조적 기업이라는 주장은 틀렸다. 과거 기업의 인수합병, 스핀오프, 자회사 매각, 배당등 모든 자료를 바탕으로 실질 수익률을 계산한 결과 오히려 오래된 기업 주식들이 매수후 보유가 더큰 수익률을 냈다. 창조적인 기업들의 고성장과 빠른 시가총액 증가는 자본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3장 황금기업을 찾아서

지난 50년간 최고의 수익률을 보여준 기업은 현 `알트리아 그룹`으로 이름을 바꾼 `필립모리스`다. 이외에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던 S&P500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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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업을 볼 때 놀라운 점은 두산업(유명 소비자 브랜드기업과 제약 회사)이 해당 목록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최고로 인정되는 브랜드 네임과 제품을 고집하고 쉽게 바뀌지 않는 소비자 `기호`를 공략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성공적인 기업을 찾아낼 것인가?

주식의 장기투자는 해당 기업의 순이익 성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순이익 성장과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기대 성장률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이때문에 뉴저지 스탠다드 오일이 IBM보다 수익률이 좋았던 것이다.

이러한 것은 PER로 대변된다. 이것은 성장에 대한 기대치를 측정해줄 수 있는 최고의 도구다. 이것은 다음 그림 3-1에 나타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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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이들 기업들 대부분은 PER가 가장 낮은 주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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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 이들 기업의 순이익은 S&P500 인덱스 순이익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했으나 평균 밸류에이션은 S&P500평균보다 약간 높다는 게 놀랍니다.

여기에 배당은 매우 중요하다. 투자수익률 기본 원칙의 힘은 주식이 배당을 지급할 때 극대화된다.

실제로 필립모리스는 PER가 13정도로 저평가 되어있었을 뿐 아니라 배당수익률은 네번째로 높았다. 피터린치는 그의 저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서 단순한 전략을 취했다. 그것은 `장기 성장률을 구하고 배당 수익률을 합치고 PER로 나눠서 1보다 작으면 나쁘고 1.5보다 크면 좋다.`

이는 GARP라는 전문가들의 전략과 비슷하다. 주가수익비율을 순이익 성장률로 나눈 주가 수익비율(PEG)를 계산한다.)(배당수익률을 순이익 성장률에 합친다고 가정)

이는 피터린치가 쓴 방법의 역수와 비슷하다. 그러나 그림 3-2의 황금기업들은 전부 린치의 법칙에 들지 않고 필립모리스만 든다.

황금기업의 공통된 특징

과거 46년간의 자료로 보아 고수익의 어떤 기업도 PER가 27을 넘기않았고 시장 평균 배당 수익률에 근접한 배당과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배당을 제공했다.

과거의 황금기업

72년 12월 최고의 유량주로 각광받고 절대팔지 않으리라했던 니프니 피프티 주식들이 꼭지를 쳤으며 이때의 PER는 40을 초과했다. 이후 이들주가는 74년까지 폭락했다.

PER가 가장 높았던 (72년평균 54) 25개 니프티 피프티 주식은 PER가 가장 낮았던(평균30) 나머지 25개 기업보다 수익률이 3%이상 낮다.

니프티 피프티 중에서 기술과 통신관련주식은 좋지 못한 수익률을 주었으며 이들 기술주는 모두 시장수익률보다 못했고 상위 그림3-2의 20개 기업중 하나도 없다.

피터린치조차도 이렇게 고백했다.

"계속적인 투자실패와 관련된 주식은 기술주였다. 98년 디지털 이큅먼트에서 2500만$, 탠덤,모터로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EMC에서 비슷한 손실, IBM은 최고의 골치덩이였다. 나는 결코 기술주를 선호하지 않았지만 종종 기술주에 빠지는 나 자신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요약하면

ㅇ최고 수익률 기업은 소비재와 제약에서 강력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ㅇ투자수익은 실제 수익과 기대 순이익 성장에 의해 결정되며 배당은 이 영향을 증폭시킨다.
ㅇ최고 기업들은 1)평균보다 조금 높은 PER 2)평균적인 배당률 3) 평균보다 훨씬 높은 장기 순이익 성장이다. 특히 27이상의 PER는 요주의대상이다.
ㅇ기술이나 통신주는 피하라
ㅇPER가 낮은 주식에 투자는 반대기업투자보다 고수익을 가져다준다.

4장 고성장 부문 투자의 함정

10대 주요산업중 금융은 57년이래 시가총액이 가장크다 반면 에너지는 21%이상이던 것이 6%미만으로 줄었다. 그러나 금융주의 수익률은 S&P500보다 못했고 에너지가 보다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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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주의 70년대 거품, IT주의 2000년 거품을 봤을 때 특정부문이 거대하지는 것을 경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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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부문은 57년이후 매년 14.19%성장했으며 10개 부문중 가장 고성장했다. 반면 금융부문은 인덱스보다 낮았다. 의료부문에서 새로이 진입한 기업보다는 구 기업들의 수익률이 높았다.

경기비관련 소비재는 경기관련 소비재보다 안정적이고 고수익을 기록해다. 경기소비재는 제품의 질의 유지가 어려웠고 급변하는 소비자 기호를 맞추기 어려워 쇠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교통,운수,방위 등의 산업재는 워낙에 다양한 산업이 있어 뭐라하기 곤란하다. 항공기 회사는 어려웠던 반면 GE는 금융으로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 특히 철도는 5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부도를 맞았음에도 인덱스를 초과했다. 그 이유는 역시 낮은 기대치로 인한 낮은 주가와 고배당이었다. 이후 80년대 탈규제등으로 많은 이윤을 보게되었다. 이렇듯 장기 침체에 접어든 산업이 좋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원자재는 화학,철,제지 등이다. 이분야는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국가경쟁과 산업의 서비스업 이동, 아시아의 값싼 노동력 때문이었다.

통신 역시 빠른 성장에 비해 조악한 수익률을 가져다 주었다. 공공재는 높은 수익률로 분명 매력적이지만 향후의 탈규제 환경에서 살아남을지는 불확실하다. 역사적으로도 이들 기업의 주가는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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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어느정도 양의 상관관계가 있지만 꼭 그렇진 않다. 의료와 필수소비재는 고수익을 가져다주었다. 따라서 의료,비경기 소비재, 에너지가 장기적인 승자였다. 결론적으로

ㅇ빠른부문 성장이 수익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ㅇ특정부문의 시가총액이 급증하는 경우(30%정도) 비중을 축소하라

5장 시장의 유혹을 물리치는 법(버블을 알아차리기)

교훈1. 밸류에이션이 중요하다. 주식의 평균 PER는 지난 55년간 17에 불과했다. 인터넷 버블시 이들의 PER는 50을 넘어 세자리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교훈2. 주식과 사랑에 빠지지 마라. 이번만은 다르다고 낙관론에 젖지 마라
교훈3. 알려지지 않은 대기업을 경계하라. 시스코를 보자. 이 기업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잘 모른다.
교훈4. 세자리 PER는 절대적으로 피해라
교훈5. 그렇다고 버블기간에 공매도를 하지마라. 장기적인 정확이 단기적인 정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6장 기업공개(IPO)

기업공개를 통해 수익을 얻기는 어렵다. 이는 주식 버블을 이용한 기업공개를 통해 투자은행과 애초에 주식을 가지고 있던 스톡옵션자 및 기업임원들만의 잔치다. 장기적인 성과를 볼 때 IPO를 공개가로 매수하는 것은 항상 나쁜 결과를 가져왔다. 대규모 IPO는 일반적으로 버블의 꼭지에서 많이 이루어졌다.

7장 자본비대증

대규모 투자를 통한 생산성 증가가 더 높은 이윤을 가져온다는 것은 `구성의 오류`다. 개별 기업의 혁신적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것이 경쟁사간에도 일반화된다면 생산성의 이득은 모두 소비자가 가져가게된다.
지속적인 고성장은 결코 따라할 수 없는 기술에서 나온다. 버펫은 사양산업의 버크셔를 팔고 이름만 유지한채 투자회사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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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림에서 알 수 있듯 높은 투자가 실제 고 수익률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8장 사양산업의 승리전략

위대한 산업보다 느리게 성장하는 산업에서 독보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엄청난 투자수익을 가져다준다. 월마트, 사우스웨스트, 뉴코 등이 그 예이다.

9장 배당과 수익률 그리고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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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부터 지금까지 자본이득보다는 배당재투자의 총수익률이 압도적이다. 사실 이기간 130년동안 주식실질누적 수익의 97%가 배당 재투자에서 나왔고 3%만이 자본이득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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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림은 고배당 기업의 높은 수익률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러한 배당수익률이 최근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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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일까? 첫째, 배당을 지금하지 않아 얻을 수 있는 성장기회가 배당을 지급해서 사라져버린다는 잘못된 믿음, 둘째, 배당 지금에 대한 이중과세, 셋째 주가에만 신경쓰게 하는 스톡옵션이다. 버펫은 헤서웨이에 과도한 현금을 보유하고 배당을 하지 않는다. 이는 세금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과도한 현금들은 배당처럼 작용해 주가를 끌어올린다.

10장 배당의 재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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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11월24일 다우지수는 25년만에 공황이전의 주가수준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그럼 25년동안 주식투자자는 손실만 보았는가? 주식을 가진채 대공황을 맞았더라도 배당을 꾸준히 재투자한 사람은 년 6%의 수익률을 얻었고 채권보다 월등한 수익률이었다. 대공황의 꼭지에서 1,000달러의 주식을 산사람은 공황을 맞고 다우지수가 제자리 걸음했더라도 배당의 재투자로 54년11월에 44,000달러를 얻게된다.

오히려 대공황이 없었고 주가가 꾸준히 성장했을 경우의 수익률이 훨씬 낮다. 이는 떨어지는 배당으로 대공황시에 싸게 주식을 살 수 있었지만 대공황이 없었으면 비싸게 주식을 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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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은 약세시장에서 투자자를 보호해주고 시장이 다시 살아날 때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준다.

11장 순이익의 진실

순이익은 제대로 계산되어야하며 스톡옵션은 비용처리되어야한다.

12장 과거는 미래의 전조

자산수익률의 역사를 보면 주식은 이상하게도 지난 200년동안 연 실질적(인플레이션 감안)으로 6.5~7.0%의 수익을 지속적으로 올려왔다. 71년 이후 금가격은 달러공급과잉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달러가치는 하락,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을 가져왔다.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30년대 이후 재정증권과 채권의 수익률은 제자리걸음을 면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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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6.5~7%의 숫자를 우리는 `시겔상수`라 명명한다. 반면 다른 자산들은 일관성있는 실질수익률을 보이지 못한다. 시겔상수의 원인은 무엇일까? 아마도 이는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이 과연 채권보다 위험한가? 이는 주식 수익률의 평균회귀를 알게된다면 전혀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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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보듯이 보유기간이 20년을 넘어가면 오히려 주식의 리스크가 줄어든다. 이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이는 전세계 주식시장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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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5장
글로벌 해법을 통한 미래의 투자전략

버블 붐 - 해리 덴트

그림1-1을 보면 단기적인 정치/경제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과 인구통계학적 추세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1990년대 초반처럼 2009년이나 2010년까지 빠른 주식시장 회복과 더불어 강력한 소비지출 회복 및 경제성장을 볼 수 있다. 그이후 출생률이 낮은 세대대문에 부동산이나 내구재 소비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또다른 장기 하락세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림1-1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다우지수에서 볼 수 있듯이 새로운 세대는 약 40년주기의 사이클을 창출한다.

이번호황은 09년말에서 10년 중반사이 베이비붐 세대의 지출과 생산성 주기가 마감된 후에나 끝날 것이다. 또다른 핵심 포인트는 80년(한세대)마다 혁신적인 신기술과 신경제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처음에 신기술과 그 기업들은 서서히 시장으로 파고든다. 그리고 보급률이 10%정도가 되면 급속히 퍼저나가 큰 S자형 흐름을 이룬다.
1886년 발명되어 1900년 상업화된 자동차, 1970년에 발명된 마이크로 칩 등이 좋은 예이다.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직선적인 추세를 예상하는 습성이 있으나 실제는 다르다.
기술부문의 사이클릭한 발전은 생산성 증가, 라이프스타일 및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오고 1922~1929년사이처럼 09년까지 경기호황의 최정점에 도달하게 되는 것을 보게될 것이다.

2000~2002년의 폭락이 기술혁명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술혁명은 핵심 기술이 잠재시장의 90%를 침투할 08~09년사이일것이다.
경기호황의 최종단계는 09년말이나 2010년 초가 될 것이다. 아주 효과적인 10년사이클은 주로 `5`년과 `9`년사이에 가속화된다. 1900년대부터 살펴보다라도 놀랍게 일치한다.

제프리 무어에 따르면 버블에는 세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
1.자산버블(80년대 일본주식, 1630년대 튤립버블)
  -지속적인 경제가치를 생산하지 못하며 급등후 폭락한다.
2.구조적불안정버블(90년2000년 고유가)
  -산업에 정치적, 제도적 충격이 닥칠때(70년대 석유파동은 아님)
3.기술버블
  -급진적,경제,사회기반을 변화시킴
  -일련의 구조조정을 거친후에야 진정한 강세버블이 형성됨

인구통계학적 소비추세가 강하게 상승하고  뛰어난 성장산업이 S곡선에서 주류로 진입할 때면 경기가속화는 예외없이 발생한다.

그림2-1은 로버트 프렉터가 개발한 그래프이다. 측정가능한 1700년경의 영국주가와 1780년 이후 미국주가를 결합시킨 것이다. 1490년에서 1720년 초까지 230년간의 강세시장이후 1720년에는 버블폭락이 뒤따랐고(사우스시 버블)이후 69년간 약세장이 계속되었다.

프렉터의 엘리어트 파동이론에 따르면 대부분의 강세장은 세번의 큰 상승과 중간에 두번의 조정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그림 2-1에서 1780년이후 강세장에서 엘리어트 파동의 강세장 패턴을 볼 수 있다. 제1파 상승은 1780~1832년 사이에 발생한다. 1837년에는 가격폭락의 제2파 하락이 있었따. 1937~1929년사이에 장기간의 제3파 상승이 있었다. 특히 광란의 20년대 후반 주식상승은 실로 폭발적이었다. 주식시장에 40년의 주기가 있다 그림3-10을 보라. 다음번 정점으로 08~09년, 저점으로 2022년으로 예상한다. 40년 주기 안에는 20년주기가 있다.

첫번째 대폭락: 09년말,10년초~12,14년 깊고 장기적인 약세시장을 예고, 14년이후에는 더욱 강한 4~8년주기의 하향세가 올 것
두번째 대폭락: 2020~2022년

장기강세시장: 2023년이후 이는 세계전쟁과 에코붐세대의 지출증가에서 기인,그러나 82~09년의 호황과는 비교가 안됨, 인구통계학적으로 유리한 동남아나 인도등에 좋은기회가 올 것

09년과 10년이후 투자와 비즈니스 기회는 중국,동남아,인도로 이동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10~12년 혹은 14년까지 유동성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10~12년까지 주가급락장에서 아시아나 헬스케어도 약할 것이다. 그때야말로 투자기회다. 22~23년경에 미국과 캐나다 몇몇 선진국에서 에코붐세대에 의한 호황이 올것이다. 중국은 20~30년까지는 정점에 다다를 가능성이 높다.

불안(Status Anxiety)

불안의 원인

사랑결핍

높은 지위를 바라는 마음

1
누가 우리에게 호감을 보여주면 우리는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들은 모두 개인 정체성을 가진 존재권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흔히 언어도단에 가깝게, 사회에서 중요한 지위에 있는 사람을 `유명인(이름있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필요이상의 부를 창조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만을 가지고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존경을 추구한다. 존엄을 갈망한다. 어째서? 왜? 나 스스로는 나의 존재가치를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에서 이렇게 말했다.

“탐욕과 야망을 품고 권력과 명성을 얻으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는 주목받고 관심받고 내 말에 귀 기울여주는 것을 원하는 것이다. 부는 세상의 관심을 모은다. 반면 가난한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은 쉬 잊혀진다.” 잊혀짐은 근원적인 공포심일지도 모른다.


3
어른이 되어 사랑을 찾아가는 두 가지 방법
첫째, 노래와 문학의 주제가 되는 남녀간의 사랑
둘째, 세상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얻고자 하는 것, 즉, 탐욕과 야망

우리는 후자에 대해서는 쉽게 입에 올리려 하지 않지만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본연의 핵심적인 삶의 명제일지도 모른다.

사랑의 중요성

1
윌리엄 제임스는 ‘심리학의 원리<The Principles of Psychology>’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개인이 모든 구성원으로부터 완전히 무시당하는 것이 만약 가능하다면 그는 울화와 절망감을 견디지 못해 차라리 잔인한 고문을 당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하게 된다.”

2
왜 타인의 관심이 필요한가? 그들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우리가 날 때부터 자신의 존재가치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괴로워야 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일른지 모른다. 그 결과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관점이 곧 내가 나를 바라보는 관점이 되어버린다.

우리의 `ego`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 늘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넣어줘야 하고 무시라는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다. 남의 관심 때문에 기운이 나고 무시 때문에 상처받는 자신을 보면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어디있나 싶어 정신이 번쩍든다.


속물근성

1
속물이란 하나의 가치척도를 지나치게 떠받드는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사회적 지위와 인간의 가치를 동일하게 취급한다.

2
언론 때문에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속물은 독립적 판단을 할 능력이 없는 데다가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갈망한다. 그래서 언론이 이들의 사고를 결정해버리는데 그 수준은 놀라울 정도로 위험하다.


기대

물질적 진보

과거 200년동안 서방국가들의 생활수준은 역사상 가장 빠르고 급진적으로 풍족해졌다. 2차대전후 경제팽창에서 서방, 특히 미국의 소비자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특권을 누렸지만 어찌된 일이지 동시에 가장 괴로운 사람들이 되었다.

평등,기대,선망

1
그들의 괴로움이란 불안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적 궁핍이 급격히 줄었음에도 궁핍에 대한 공포는 오히려 늘어났다.

2
부나 존중의 수준은 준거집단에 크게 좌우된다. 쾌적한 아파트에 살고 편안한 일자리에 출퇴근한다고 해도 동창회에서 친구몇명(최강의 준거집단)이 더 매력적인 직업으로 더 큰집에서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괴로워진다. 그런 면에서 강력한 준거집단인 친구의 성공은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3
이러한 고통은 계급제도가 확연했던 고대시대에는 이렇게 만연되지는 않았다. 준거집단의 생활수준은 비슷했으며 다른 계급에 질투나 선망의 의식은 없었다. 자유주의와 상업주의가 가져온 평등사상, 이것이 우리들의 고통의 씨를 뿌렸다.

4
19세기 초부터 서양의 서점들은 자수성가한 영웅들의 자서전이나 조언집, 교훈담등이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또 의도와는 달리 결과적으로 그들을 슬프게 했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Autobiography>’을 필두로 하여 윌리엄 매슈즈의 ‘출세하기<Getting On in the World>’, 리먼 애벗의 ‘성공하는 방법<How to Succeed>’, 윌리엄 스피어의 ‘성공의 법칙<The Law of Success>’등이 잇따라 출간됐다. 이러한 출판 경향은 지금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앤서니 로빈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Awaken the Giant Within>’은 강한 결심을 통하여 인생을 바꾸라고 종용한다. 미디어는 이러한 분위기를 한껏 무르익게 한다.

5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Wealth of Nature>’(1776)에서 근대사회가 이루어낸, 경외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생산성과 원시적인 사냥과 채집사회의 형편없는 자원을 비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원시사회는 극심한 궁핍에 시달렸다. 기아와 가난한 자는 짐승의 밥이 되곤 했지만 혁신적인 생산성으로 근대의 모든 구성원을 먹여 살릴 수 있었다. 그는 가난한 노동자라해도 근면하게 일하기만하면 과거의 어떤 야만인도 얻을 수 없었던 많은 물자를 손에 넣고 편리한 생활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하물며 250여전이 지난 지금에서야 두말할 게 있겠는가?

6
그러나 스미스보다 22년전 장-자크 루소는 날카롭고 기묘하지만 섬뜩할 정도로 설득력 있는 목소리로 야만인을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인간 불평론 기원론<Discour surl’origune et les fondements de l’inegalite parmi le bommes>’(1754)에서 다들 야만인과 근대의 노동자중 노동자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것이 과연 정말일까 하고 물었다.

루소의 주장은 부에 대한 명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루소에 따르면 부는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었다. 부란 우리가 갈망하는 것을 소유하는 것이다. 부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부는 욕망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것이다. 우리가 얻을 수 없는 뭔가를 가지려 할 때마다 우리는 가진 재산에 관계없이 가난해진다. 우리가 가진 것에 만족할 때마다 우리는 실제로 소유한 것이 아무리 적더라도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는 사람을 부자로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돈을 주거나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다. 근대 자본주의사회는 첫번째 방법에서는 엄청난 성공을 이루었지만, 욕망에 줄기차게 부채질을 하여 자신이 가장 뛰어난 성취의 한 부분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 부유하다고 느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돈을 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와 같다고 여겼지만 우리보다 더 큰 부자가 된 사람과 실제로나 감정적으로나 거리를 두면 된다.

발전한 사회는 역사적으로 볼 때 전보다 높아진 소득을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를 더 부유하게 해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결과를 놓고 볼 때 우리를 더 궁핍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무제한의 기대를 갖게 하여 우리가 워하는 것과 얻을 수 있는 것, 우리의 현재의 모습과 달라졌을 수도 있는 모습 사이에 늘 간격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루소는 머리 위에 지붕이 있고, 배를 채울 과일 몇알과 견과가 있고, 저녁에 투박한 악기를 연주하거나 낚시용 배를 만들 수만 있다면 부족함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능력주의

실패에 관한 유용한 옛이야기

고대시대, 사람들은 계급에 의해 명확히 나뉘었다. 서양계급사회(기타 세계도 마찬가지지만) 주요한 세계급 – 성직자, 귀족, 농민 – 은 매우 확고했으며 나면서부터 결정된 것이다. 농민은 낮은 위이기는 하지만 그것에 도덕적 의미는 없었다. 오히려 농민계급은 생산계급으로서 사회유지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귀족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 성서에도 나타난다. 예수는 목수의 아들이며 부자는 성서에서 부정적으로 다뤄졌다.

불안을 일으키는 새로운 성공이야기

그러나 18세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개념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1723년 봄, 런던의 의사 버나드 맨드빌은 소책자 ‘벌의 우화<The Fable of the Bee>’에서 부자들이야말로 사회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의 생존을 돕는 쓸모있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그의 책의 부제가 말해주듯이 “사적인 악덕, 공적인 유익”으로 요약된다. 24년대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돈이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님을 인정했으나 동시에 돈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 매우 감사한다. 이런 욕망과 능력으로 인해 모든 사람이 보다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이런 이야기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그다지 기분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도덕성까지 해치는 것은 아니어서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주었다. 그런데… 시간이 더 지나가자 지위에 도덕적 의미까지 부여되었다.

계급제 사회에서 평등한 사회로 이행하면서 세습으로 유지되었던 기존의 무능력했던 왕, 귀족, 장군 등의 높은 지위자들은 퇴출되고 공정한 경쟁에 의해 능력 있는 사람들이 높은 지위를 얻게 되었다. 교육은 평등하게 이루어졌고 능력주의가 자리잡았으며 불평등을 조장하는 것들은 제도적으로, 혹은 자연적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능력과 세속적 지위 사이에 신뢰할 만한 관련이 있다는 믿음이 늘어나면서 돈에도 새로운 도덕적 가치가 부여되었다. 록펠러는 부끄러움 없이 주님이 자신을 부자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의 의사 새뮤얼 스마일즈는 ‘자조<Self-help>’에서 궁핍한 젊은이들에게 높은 목표를 세우고, 공부하고, 절약하라고 권한 뒤,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돕는 정보를 비난했다. 심지어 엄청난 기부금을 냈던 앤드류 카네기조차도 그의 ‘자서전<Autobiography>’(1920)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선행위에 쓰는 1,000달러 가운데 950달러는 차라리 바다에 버리는 게 낫다. 자선으로 먹여살리는 주정뱅이 부랑자 또는 게으름뱅이 하나하나가 이웃을 부도덕하게 감염시킨다. 감정은 적을수록 좋다. 자선행위로는 개인이든 인류든 나아질 수가 없다. 진정 고귀한 사람은 결코 자선이나 동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불안의 해법

철학

명예와 약점

기원전 5세기 그리스에는 지위로 인한 불안에 시달리지 않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소크라테스, 디오게네스, 엠페도클레스 같은 철학자들은 세속적인 사람들의 이목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이었다. 이 철학자들은 남들이 우리를 보는 눈으로 우리 자신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모욕은 근거가 있던 없든 수치를 준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지적인 염세주의

철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면밀하게 검토해보면서 서글픈 동시에 묘하게 위안이 되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고 이야기해왔다. 어떤 문제이든 다수의 의견에는 혼란와 오류가 가득하다는 것이었다. 샹포르는 그의 이전과 이후의 여러 세대의 철학자들의 염세적 태도를 반영하여 이렇게 말했다. “여론은 모든 의견가운데 최악의 의견이다.”

이렇게 여론에 결함이 있는 것은 공중이 이성으로 자신의 생각을 엄격하게 검토하지 않고, 직관, 감정, 관습에 의존해버리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피상적이고 편협하고 잘못되었고 하찮다는 것, 그들의 잘못이 수도없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면 점차 그들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철학적 염세주의의 중요한 모범을 보여준 쇼펜하우어의 말이다. 그는 이런식으로 묻는다. “만일 청중이 한두 사람만 빼고는 모두 귀머거리라면 그들의 우렁찬 박수갈채를 받는다 해서 연주가가 기분이 좋을까?”

인간성에 대한 통찰력있는 시각이 유용하기는 하지만 친구가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샹포르가 이러한 삶의 자세의 큰 대가를 넌지시 드러낸 순간 쇼팬하우어는 선선히 그 가능성을 받아들였다. 그는 곧이어 모든 젊은이들이 “외로움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만날 일이 줄어들수록 더 낫은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

불안을 줄이는데 예술은 힘을 발휘한다. 권위에의 풍자,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 삶에 대한 비평… 예술작품은 세상을 더 진실하게, 더 현명하게, 더 똑똑하게 이해하는 방법을 안내해준다.

정치

역사적으로, 그리고 지역적으로 높은 지위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었다. 고대 스파르타의 전사, 로마의 성직자, 중세의 기사, 영국의 신사, 이들이 중요시하는 것이나 이들이 되는데 필요한 것은 지금 시점에서 본다면 치졸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다. 지금 중요시되는 것도 미래에는 그렇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준을 바꾸는 것을 시도해보는 것, 이것이 정치이다.




종교

우리들에 대한 유한성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종교는 시작한다. 잘났건 못났건 고귀하건 미천하건 결국 우리가 죽음 앞에서는 평등하다.

사람들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던 가장 힘 센 인간과 커다란 자연 – 큰 사막, 높은 산, 빙하와 대양 – 사이의 차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광대한 시공간을 인식하는 순간 사회적 위계속의 우리란 보잘 것 없는 느낌안에 포섭되면서 마음에 위로를 얻게 된다.


보헤미아

19세기초 서구사회에 새로운 집단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소박하고,청빈하며,예술적이고,때론 우울하고,문란한 듯한 성생활을 하고,독특한 헤어스타일을 가진 그들을 우리는 보헤미안이라고 불렀다. 보헤미안들은 부르주아지가 대표하는 거의 모든 것을 싫어했으며 그들을 모욕했다.

오해를 받고 거부당하며 살지만 그럼에도 인사이더보다 우월한 아웃사이더라는 신화는 보헤미아의 가장 위대한 인물들 다수의 삶을 반영하거나 그 삶을 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