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0일 수요일

부족보다 잉여가 더 다루기 어렵다

사람들은 돈에 대해 잘 모른다. 절약이 필요 없게 되는 시점부터는 돈이 가져다주는 모든 즐거움은 사라진다. 돈 걱정 없이 무엇이든 살 수 있는 사람은, 그것에 아무런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William Dawson, 'The Quest for the Simple Life'


인류 역사에 따르면, 사회에 돈이 점점 더 많아질수록 그 수준 안에서 살아가기 힘들어진다. 인간사회는 부족보다 풍요를 더 감당하기 어렵다.

나심 탈레브



2022년 8월 8일 월요일

SF소설: 우리가 해야 할 일

원작: 테드 창 

원문: https://www.nature.com/articles/436150a


선택이란 어려운 것입니다...

이것은 당신에게 보내는 경고의 편지입니다. 주의 깊게 읽으세요.


Predictor를 보셨죠? 지금까지 수백만 개가 팔렸습니다. 그것은 자동차 스마트 키와 비슷하게 생겼고 버튼 1개와 녹색 LED가 달려 있습니다. 이 장난감의 특징은 버튼을 누르려고 하는 정확히 1초 전에 LED가 깜박인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장치를 처음 구매하고서는 장치를 속이고자 합니다. 그러나 곧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습니다. LED가 안 켜지게 속이고서 실제 버튼을 누르려고 하면 바로 LED가 켜지고 아무리 빠르게 버튼을 눌러도 1초 전에 LED가 켜집니다. 나중에 버튼을 누르지 않으려고 마음 먹고 아무리 버튼 근처에서 손을 움직여도 LED는 안켜집니다. 당신에 어떻게 행동해도 항상 버튼을 누르기 1초 전에 LED가 켜집니다. Predictor를 속인 사람은 없습니다.


Predictor의 작동원리의 핵심은 신호를 시간역행해서 보내는 (가상의) 회로입니다. 즉, 버튼을 누르면 LED가 켜지는 신호를 시간을 1초 거슬러 과거로 보냅니다. 즉 미래가 결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빠지는 의문은 Predictor가 자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것일까? 하는 점입니다.


자유 의지가 환상이 아닐까 라는 의심은 인류 역사상 늘 있어 왔습니다. 물리학적 증명이나 순수 논리에 기반하기도 합니다. 자유의지가 환상이라는 주장은 논리적, 과학적으로 반박하기 어렵지만 사람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논쟁으로는 대중을 설득하기 어려워서 Predictor가 이를 실제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Predictor를 구매한 사람은 한동안 가지고 놀다가 다소 공허함에 빠집니다. 그것이 함의하는 심층적 의미를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몇 주 동안 그는 미래가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적으로 곱씹으며 체화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의 모든 선택이 무의미함을 깨닫고 그 다음부터 일체의 선택을 거부합니다. 결국 Predictor를 가진 사람들의 1/3은 모든 행동을 포기하고 병원에 실려갑니다. 그들은 혼수 상태의 일종인 무동무언증(akinetic mutism; AM))에 빠집니다. 그들은 눈으로 움직임을 추적하고 때때로 움찔거리기만 할 뿐입니다. 몸을 움직일 수 있지만 그 동기는 사라졌습니다.


사람들이 Predictor를 가지고 놀기 전에, 무동무언증은 뇌가 심각하게 손상되었을 때만 드물게 나타나는 병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전염병처럼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자유의지가 없다는 사상은 암시적으로 존재해왔습니다. 생각의 파괴, 러브크래프트식 공포, 괴델의 증명 같은 것입니다. 자유의지에 대한 부정은 대중들이 그것을 믿기 전까지는 해롭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을 다루는 의사는 환자가 아직 대화에 반응하는 동안에 환자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의사는 환자에게 말합니다. “당신은 이전에 행복했고 활동적인 삶을 살았어요. 그 과거에도 우리에게는 지금과 똑같이 자유 의지가 없었잖아요?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지난 달의 행동은 오늘 행동과 똑같이 자유의지와는 무관하잖아요? 그러니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요?” 의사의 말에 환자들의 반응은 똑같습니다. “네 의사 선생님 말씀이 맞아요. 하지만 저는 이제 알아요.”


어떤 사람들은 Predictor가 행동의 이러한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정반대로 우리에게 자유 의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생각하는 결정론적 기계인 오토마톤은 낙담에 빠질 수 없으며,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만이 가능하다고요. 일례로 Predictor를 가지고도 또한 다른 2/3의 사람들은 무동무언증에 빠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의 경고를 잘 들으세요. 안타깝게도 이러한 반론은 잘못되었습니다. 모든 형태의 자유(?)행동은 자유의지가 없다는 결정론과 양립가능합니다. 카오스 이론에서 하나의 동적 시스템은 끌개의 양역에 빠질 때 결과적으로 고정된 지점에서 끝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무한한 혼돈 패턴도 나타납니다. 이것은 둘 다 결정론적입니다.


나는 당신의 미래에서 1년 후 이 경고를 당신이 사는 과거로 전송한 것입니다. 우리는 Predictor의 시간역행 회로를 개량해 1초보다 훨씬 먼 과거로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는 실험에 성공했고 이것은 과거로 보내는 첫 번째 긴 메시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인류의 위기를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이 이 메시지의 목적입니다. “당신에게 자유 의지가 있는 척하십시오.” 자신의 결정이 무의미함을 알면서도 중요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당신의 믿음이며, 진실이 아닌 거짓말을 믿는 것이 무동무언증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인간의 문명세계가 경각에 달려있습니다. 자신을 속이십시요. 그것만이 희망입니다.


음..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이렇게 메시지를 보낸다고 당신의 세계에서 향후 1년이 바뀌지는 않겠네요. 자유 의지는 환상이기 때문에 누가 무동무언증 빠지고 누가 그렇지 않을지는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Predictor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우리 중 일부는 굴복할 것이고 일부는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이 경고를 보낸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네요. 제가 왜 이 짓을 하고 있을까요?


저에게는 자유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2022년 8월 6일 토요일

우리 우주가 아닌 '외부'가 존재할 수 있다?

우리 우주가 아닌 '외부'가 존재할 수 있다?

논문 링크: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20/06/200601134612.htm


ㅇ 2020년 캔자스 주립 대학 연구에 따르면, 20만개 이상의 나선 은하 분석 결과, 수많은 은하들의 회전 방향으로 부터 추론할 때 초기 우주가 (외부로부터의 동력에 의해) 회전하며 시작했을 수 있음이 제기되었다.

: K-State 전산 천문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Lior Shamir는 2020 년 6 월,  236차 미국 천문 학회 회의에서 동 발견을 발표

: 그의 관측 결과는 우주의 대규모 구조에 대한 이전의 일부 가정과 충돌

: Edwin Hubble 이후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특별한 방향성을 가지면서 팽창하지 않으며 모든 은하계가 특별한 구조없이 초기에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었다고 가정해왔다

: 이와 반대로 샤미르의 관측은 우주가 회전하고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 

: 아래 그림은 천구의 남반구 북반구간 은하의 회전방향 차이의 분포   





ㅇ 우주가 등방향이라면 은하의 회전방향은 지구에서 볼 때 50:50에 가까워야 한다. 

: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 (SDSS), 와 같은 현대 로봇 망원경과 파노라믹 서베이 망원경 및 래피드 응답 시스템 (Rapid Response System) 또는 팬스타 (Pan-STARRS)는 수백만개의 은하의 회전방향을 자동으로 조사할 수 있었다

: 관측 결과 회전 방향은 50:50이 아니다. 2%p의 차이로 한쪽 방향이 더 많다. 이는 크지 않은 차이로 보일 수 있으나 조사한 은하가 많을 수록 이러한 차이가 우연히 발생했을 가능성은 낮아진다

: 지구 주변 40억 광년을 조사했는데 지구에서 멀면 멀수록, 즉 과거의 은하일수록 회전 방향에서의 차이는 더 커진다. 이는 초기우주가 더 일관된 방향성을 잘 띄는 상태였음을 암시한다


ㅇ 비슷한 연구가 또 있었다. 동연구는 2011년의 더 적은 표본수로 이루어진 연구여서 당시 학계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 미시간 대학의 천문학자 마이클 롱고(Machael Longo)와 그의 파트너는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DSS) 데이터베이스에서 지구와 약 6억 광년 이상 거리에 있는 15,000개 이상 은하를 조사했다.

: 이들은 우리 은하계 평면 상단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절반 이상의 은하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함을 발견했다. 조사 대상 은하가 전체 은하의 7%에 불과하지만 결과가 우연일 확률은 100만분의 1이다.

: 같은 원리로 만약 전체 우주가 회전하고 있다면, 은하계 평면 아래 남쪽을 바라보면 절반이상 은하가 시계방향으로 회전해야 한다. 실제로 그렇다. 1991년, 8287개의 나선형 은하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에서 이것이 관찰되었다.

: 이 같은 연구들은 결국 우리 전체 우주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회전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회전하고 있는 우주는 중심축이 있음을 설명하며 이는 또 특수한 공간적 방향이 있음을 뜻한다.


ㅇ 회전하는 우주를 설명할만한 이론이 아직은 없다. 


ㅇ 운동량보존법칙에 근거한다면 이 발견은 우주가 탄생초기에 우주가 외부(?)로부터 일종의 운동량 충격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 빅뱅시에 원시우주에 회전에너지가 존재했거나, 혹은 최소한 신비로운 원시 소용돌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은하들의 회전방향 차이는 이러한 최초의 힘으로 남겨진 ‘화석’일 수 있다.

: 운동량 보존법칙은 우리 우주 내에서 성립하는 물리학이다. 우리 우주가 성립하려면 최초에 그 힘을 누군가 외부에서 주어야 한다. 누구인가? 무엇인가? 그 외부에 우리의 물리법칙이 성립하나? 안한다면 운동량 보존을 말할 수 있는가? 방향이란 우리 우주내에서만 의미가 있을 것인데 우주 외부에서의 방향이란 무엇인가?



ㅇ 위 연구는 기존 우주관에 배치되기 때문에 동료평가를 수행중이며 비판 역시 존재한다 

: 동 연구들은 동료평가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

: 동 연구에서의 결과는 태양계의 지구 공전에 따른 자료 수집 노이즈가 있을 수 있다.

: 나선 은하의 회전은 도플러 효과로 측정되는데 이는 매우 작은 차이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 먼 은하의 방향성이 더 분명하다는 결과는 도플러효과를 분광학적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발생하는 오류일 수 있다

: 유사한 CMB 사중극자 패턴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

: 연구는 시계방향/반시계방향 은하회전의 누적 이항분포로 결과를 산출하는데 유의성 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2022년 8월 1일 월요일

결혼 상대는 후보 10명중 4명째에서 선택하는 것이 최적 임을 증명하라(베이지안 확률과정)

(인터넷에서 과거에 있었던 글인데 출처는 불명입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말씀주시길)

다음 링크는 이 문제를 재서술한 것: 

https://jinseob2kim.github.io/propose.html



상황 가정


: 한 여성에게 100명의 남자가 순차적으로 프로포즈 한다

: 첫번째 프로포즈 허락하면 나머지 99명은 못 본다, 마찬가지로 99번 거절하면 100번째와 결혼해야 한다.

: 100명의 남자의 분포는 랜덤이다. 즉, 어떤 남자가 왕자인지 모른다.

: 여자는 r번째까지는 튕기고 r+1 번째 남자부터는 r번째까지 본 남자를 기반으로 고려할 때가장 괜찮다면 결혼한다.

문제: 여성은 몇 명을 튕긴 후 선택해야 가장 괜찮은 남자와 결혼할 수 있을까?



해결:

베이지안 조건부 확률 접근


B : 여자가 왕자를 선택할 확률.

A1 : 왕자가 1번째로 프로포즈해 올 확률.

A2 : 왕자가 2번째로 프로포즈해 올 확률.

.......

A100 : 왕자가 100번째로 프로포즈해올 확률.


이 경우 왕자를 선택할 확률=P(B) 은 다음과 같다

(참고: P(B/A1)란 A1이라는 사건이 일어났다는 가정하에 B가 일어날 확률, 즉, 왕자가 1번째로 프로포즈 하고 여자가 이를 받아들일 확률)


P(B) = P(A1)*P(B/A1) + P(A2)*P(B/A2) + ... +P(A100)P(B/A100)    _____________  식(1)


우리의 목표(=몇명까지 튕기는게 합리적인가?)는 왕자를 만날확률=P(B)를 최대화시키는 것이다. 즉, MAX[P(B)]이를 위해 여성이 r명까지는 튕기고 그 다음부터 만나는 남자 중 제일 멋진 남자와 결혼하기로 결정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P(B/A1)=0, P(B/A2)=0, ..... , P(B/Ar)=0 이다. r명까지는 튕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남자의 분포는 랜덤이므로 P(A1)=P(A2)=...=P(A100)= 1/100   로 모두 같다.


P(B|Ar+1)=1 이다. r+1번째에 왕자가 프로포즈했다면 이 남자는 지금까지 튕긴 r번째 남자들보다는 확실히 더 나을 것이므로 당연히 여자는 이를 선택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P(B|Ar+2)를 구해보자


만약 r+2번째가 왕자인데 r+1번째 남자가 기존 r명보다 괜찮아서 r+1번째 남자의 프로포즈를 ok한다면, 이는 여자에게 실패다.


따라서 r+1번째 남자가 기존 r명의 남자보다 떨어지는 남자여야 실패 확률이 줄어든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r+1번째까지 만난 남자 중 제일 괜찮은 남자가 r+1번째 남자만 아니면 된다. 왜? r번째까지는 무조건 튕길 것이기 때문이다.1,2,3,...,r,r+1번째 중 r+1번째만 아니면 되니까 확률은 r/(r+1)이다.


P(B/A(r+1)) = 1 = r/r   (r+1번째로 백마탄 왕자가 프로포즈 해 왔다면 r명까지 튕긴 여자는 이전에 본 r명보다 더 멋진 남자를 바로 만나버린 거니까 백마탄 왕자 픽업할 확률은 100%)

P(B/A(r+2))=r/(r+1)

P(B/A(r+3))=r/(r+2)

...

P(B/A(99))=r/99

P(B/A(100))=r/100


이 결과를 앞의 식(1)에 대입하면


P(B)=1100×(1+rr+1+rr+2++r99+r100=1100x=r100rx


계산의 편의를 위해 적분을 통해 근사값을 구하자


P(B)=1100x=r100rxr100100r1xdx=r100×(ln100lnr)


(답)

r = 100/e = 약 37


한 여자에게 프로포즈하는 남자의 숫자가 100명이라고 하면 여자는 최초 37명까지는 튕겨볼 수 있어도 38번째부터는 튕겨서는 안되며 나름 괜찮다 싶으면 잡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여성에게 프로포즈 하는 남자가 5명쯤 된다면 최초 한 명은 튕겨볼 수 있으나 2번째 남자가 프로포즈해 올 경우 첫번째 남자보다 낫기만 하다면 프로포즈를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