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70년대 초)
상원의원: 이휘소 부장, 페르미 연구소에 1년에 400만달러나 되는 국민들의 세금이 쓰이고 있소. 게다가 페르미 입자 가속기 건설비는 6억달러 가까이 든다니요?! 당신 연구소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됩니까? 국가안보에 어떤 도움이 된다는 말입니까? 지금 냉전시대에 소련과 경쟁하는데 무슨 도움이 됩니까?
이휘소 연구부장: 도움이 안됩니다.
상원의원: 네?
이휘소 연구부장: 페르미 연구소와 입자가속기는 미국의 국방에도, 소련과의 경쟁에도, 불평등 해소에도, 경제발전에도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상원의원: 그렇다면 당신들에게 세금을 쓸 이유가 없겠군요?
이휘소 연구부장: 의원님, 우리 연구소는 미국을 지키는 데는 아무런 도움을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미국을 진정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내 생각: 순수과학에 대한 세금지원에 대해 해당 분야 과학자들은 억울해하면서 다양한 실용적 이유를 만들어내려 노력한다. 실제 물리학, 천문학, 수학은 현대문명에 크게 기여한 정도를 넘어 문명 그 자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게 항변해도 세금을 내는 일반인은 잘 수긍하지 못한다. 솔직히 말하면 오히려 내 생각에는 순수과학이 일반 응용 분야의 도움이 되니까 세금을 지원한다는 것은 예산을 구걸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 이는 어쩌면 인간이 순수과학을 탐구하는 진정한 실체에 대한 논점을 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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