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8일 일요일

영국 커피숍의 탄생을 둘러싼 막장 에피소드

커피에 미친 영국 남자들, 커피 금지령까지

커피하우스는 17세기 영국에서 인기 절정이었던 곳이었다. ’1페니 짜리 대학’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영국 아저씨들이 여기 모여서 커피나 차 또는 코코아를 마시면서 거의 늘어 붙어서 살았다고 한다.  그니까 정치든 문화든 경제든 다들 여기 모여서 놀면서 떠벌리는게 당시 영국 아저씨들의 일상이었다.

차, 커피, 코코아는 거의 동시대에 유럽에 들어왔다. 식민지 수탈해서, 이제 뭔가 사람 사는 세상에서나 있을 법한 기호품을 접한 것이다. 사실 이 때문에 귀족주의가 쪼금 쇠퇴하고 민주주의(?)라고 하기엔 엄청 부족하지만, 온갖 사람들의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나돌게 된 장소가 생기기도 했다. 영국 남자들이 얼마나 커피하우스를 좋아했는지, 명함에 주소를 지가 다니는 커피하우스로 적었을 정도였다.

예를 들면, 명함에 “톰 셰폴드 박사. 런던 러드게이트 옆 러드게이트 교회 앞 페더샵 옆집이며 블랙 프라이어스 게이트 안에 있는 블랙볼과 올드 릴리스헤드에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는데,  블랙볼과 올드릴리스헤드는 모두 커피하우스 이름이었다.

당시는 스튜어트왕가가 잡고 있던 시절인데, 대빵이던 찰스 2세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해서 1675년 커피하우스 금지령을 내렸다. 그 발표문을 보믄 “근래에 커피하우스가 왕국 내에 가게를 차려 영업하고 있는데… 다수의 태만하고 게으른 불평분자들이 모여서 사악하고 위험한 중상모략을 하며 국왕과 정부를 비방하고… 이에 커피하우스를 금지함이 적절하다고…..” 요런 ….

어찌되었던 금지령의 효력은 불과 11일간이었다. 이미 영국 아저씨들은 커피하우스없이 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의 목소리가 엄청나면 국왕도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남자들이 커피 때문에 밤일을 못한다”

이 글의 주제는 영국 주부들이 대대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커피하우스에는 여자들의 출입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아저씨들이 맨날 커피하우스에서 탱자탱자거리니 주부들이 열 받은 것이다. 사실 밤일이 문제였던 듯 그래서 아주머니들이 <커피를 반대하는 여자들의 청원>을 하게 됐다.

이 청원서의 부제가 ‘곤궁한 생활에서 심려하는 수천의 순종적이고 선량한 여자들에 의한 소박한 청원과 성명’이었어. 그 내용을 보면 영국이 여자들의 낙원이며, 남자들이 기독교 세계에서 가장 강건한 자들이었던 좋았던 옛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이었다. 스폐인에서는 남자들이 성욕을 억제해서는 안되고 ‘남편은 아내에게 하룻밤에 9번 이상 정사를 하면 안 된다’는 법률까지 있다는 걸 상기시키며…

지금의 영국 남자들은 너무 많은 시간을 커피하우스에서 보내기 때문에 ‘진정한 영국 남자의 정력이 사그러들고 영국남자가 프랑스화되어 그저 시건방진 양아치로 전락했다… 이들은 고작 한 번의 정사로도 우리 앞에 널브러진다… 축축한 것은 그네들이 흘린 콧물뿐이고 딱딱한 것은 그네들의 굳은 관절뿐이다’ 요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여자들이 베푼 그 어떤 ‘기술’도 이 무기력한 남자들을 되살릴 수 없고, 영국 남자들은 전투 중에 끌어모은 어중이 떠중이 민병처럼, 탄약은 부족하고 혹시나 무기를 잡아도 위력을 발휘하기는 커녕 발사도 못하고, 행여 발사를 해도 허공에 대고 싼다’

이런 웃긴 코메디 청원이 실제로 1674년 런던에서 발행되고 배포된 팜풀렛이었다.



남자들의 반격 “남자들의 맘을 아는가?”

이때 희생물이 바로 커피였다. 즉 <비열하고 시커멓코, 끈적끈적하고 불결하며 쓰고 나면 짜증나는 냄새가 나는 오수>. “남자들을 거세한 것은… 커피라고 불리는 최근 유행하는 꺼림칙한 이교도 음료 때문이다”, “수다는 우리들의 특권인데, 이걸 침해하고 나아가 남자들이 말로 우릴 이기려고 한다” 등…

남자들도 이런 모욕을 당하고는 못 참았다. <커피을 반대하는 여성들의 청원에 대한 남자들의 회답> (1674년 실제로 인쇄됨)의 부제는 ‘ 은혜도 모르는 여자들이 후안무치하게도 배포한 수치스런 팜플렛에 대한 회답’이었다.

내용은 “우리가 얼마나 막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너희의 모욕을 참았는지 아는가? 근데도 니들은 땀흘리며 침대에서 쫒겨나고, 두드려 맞고, 조소당하고, 온몸에 닭살이 올라오는 온갖 수난을 참고 견뎌야 하는 우리 남자들의 맘을 아는가? 그런데도 니들은 불평하겠지? “무덤과 자궁은 항상 만족을 모른다”라고 말한 솔로몬은 참으로 옳았다”라고… 그 밖에도 얼마나 유치했느냐 하면…

“우리가 없는 사이 니들은 니들이 좋아하는 친구와 즐길 수 있으니 주제넘은 생각은 하덜 말어”

“커피는 정신을 집중시키고, 발기를 강하게 하고 정자에 혼을 불어넣어 자궁이 원하는데로 사랑하는 여인네의 정열과 기대에 응하게 만드는 좋은 거야’

“니들 남편이 문제가 생긴 건 남편을 너무 혹사시켜서지, 커피 때문이 아니라니까”

“우리를 밖에서 놀게해도 되잖아. 왜냐면, 집에서는 니들이 너무 활발하게 혀를 놀려서 그 참기 힘든 소음에 대꾸할 틈도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이렇게 협박했다. <앞으로 커피에 반대하고 아니꼬운 청원을 내려는 여편내들은 혼자 자게하고, 낮에는 시금털털름한 버터밀크만 마시게 해야 한다>.


-ㅍㅍ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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