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7일 일요일

당신은 왜 강아지를 키우세요?


오늘은 우리하고 가장 친한 친구, 강아지들에 대해 이야기해 드릴게요. 저는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입니다.

여러분들은 강아지를 왜 키우시나요? 여러분들은 왜 강아지들을 집에 데리고 오시게 됐나요? 혹시... 그 강아지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알고 계십니까? 친구가 못 키운다고 해서? 아니면 그냥 아는 지인이 키우던 강아지가 새끼를 낳아서? 오늘 저는 사랑스런 우리 강아지들이 어디서 왔고 어떤 생각을 가지가 우리랑 같이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천천히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훈련사라고 하면 어떤일을 하는지 궁금해해요. 어떤 사람들은 ‘아~ 강아지 혼내는 사람?’ 이렇게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저에게 이런식으로 질문을 합니다 ‘우리 강아지가 너무 짖어요. 어떻게 하면 조용히 시킬 수 있죠?’, ‘우리 강아지가 자꾸 물어요 어떻게 하면 멈출 수 있죠?’, 그럼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무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 친구가 왜 주인을 물게 됐는지가 중요한 거예요’, ‘이 친구가 짖는게 문제가 아니라 왜 주인에게 짖게 됐는지가 중요한 거예요’,

많은 사람들은 그냥 자신이 외로워서 강아지를 입양합니다. 지나가다가 애견샵이 있는데 거기 있는 강아지가 너무 예뻐서 입양합니다. 어느날은 가다가 눈이 마주쳤는데 ‘어? 이거 인연이네?’ 하고 들어가서 보고, 그 다음날도 또 눈이 마주치면 ‘아 안되겠다 너랑 나랑은 인연인가봐’ 하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옵니다. 혹시 여기 계신분들중에도 강아지를 이렇게 입양하신 분 계신가요? 그런데요,,, 한국의 거의 대부분의 강아지들이 여러분들에게 오기 전까지 ‘공장식 번식장’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아시는 분은 잘 없으십니다.

저는 이 번식장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아요. 이 번식장은 강아지 우리가 3층정도로 돼 있고, 가로 세로 40cm인 네모 박스에서 강아지가 평생을 삽니다. 이 친구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강제 임신과 강제 출산을 하면서 살아요. 이만한 철장 속에서 햇빛도 없구요, 산책도 없구요, 말벗도 없구요, 습하구요,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워요. 그곳에서 평생 살아요. 여기 계신 분들 중에는 그런 산업을 도와주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만약에 여기 계신분이 애견삽이나 대형마트 또는 인터넷에서 강아지를 입양했다면 이렇게 비인도적인 산업을 직접적, 간접적으로 도와주신 겁니다. 그 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번창할 거예요.

제가 왜 이렇게 잘 아냐구요? 저희 아버지가 이 사업을 하셨어요. 네 저는 거기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들이 얼마나 아픈지를 알아요. 몸이 아파서 눈에 고름이 나오는데도 발정이 왔기 때문에 강제 번식을 시켜요. 기둥에 강아지를 묶구요. 강아지의 치마를 들춰서 강제 번식을 해요. 그리고 공중 화장실만도 못한 환경에서 출산을 해서 강아지들이 태어나죠. 강아지가 태어나면 눈도 못 뜬 상태에서 바로 도매장으로 갑니다. 왜냐구요? 한달이 넘어서 가면 밉다고 안사가거든요... 사람으로 치면 이제 겨우 엄마 얼굴 보구요, 목소리도 듣구요, 엄마 냄새를 맡구요, 엄마 품에서 안정감을 얻어가야할 때 강아지들은 도매장으로 팔려가요. 도매장은요 그렇게 아름답지 않아요. 가자마자 어린 강아지 배에 매직으로 숫자를 써요. 상품이니까요. 구분해야하니까요. 그래서 견주님들 중에는 물어요. ‘어린 강아지를 입양했는데 배에 숫자가 써 있네요. 이게 뭐에요?’ 그럼 저는 말씀드립니다. ‘아... 지금 아마 어미와 헤어진지 얼마 안됐을 거에요. 그냥.. 잘 보살펴 주세요. 교육? 후.... 하지 마세요. 그냥 보살펴주세요.’

이렇게 강아지들이 태어나고 사람들은 돈을 주고 사지요. 외로워서요. 외롭다네요. 혼자 저녁에 늦게 집에 들어가면 아무도 없어서 외롭데요. 그래서 강아지를 입양했데요. 그럼 10시간 넘게 혼자 있을 강아지는 어떻합니까? 외로움 때문에 강아지를 입양했다면, 그 강아지는 외로워서 어떻게 해요? 엄마와 생이별해서 불안에 떨고 있는데, 주인과 이별해서 또 불안에 떨고 있잖아요. 제가 15년동안 강아지교육을 했는데 지금 이순간 여러분에게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한가지는 그 친구들도 슬픔과 기쁨과 두려움과 외로움을 우리 인간과 그대로 공유한다는 거예요. 근데 사람들은 몰라요. 나만 외롭지 않으면 된데요.

예전에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떤 학부모신데 자녀들 정서발달에 좋다고 강아지를 키웠다고 해요. 애들이 너무 강아지를 원해서 자신은 싫지만 강아지를 입양하셨데요. 그러면서 말씀하세요. ‘잘한거죠? 정서에 좋다면서요? 그런데 강아지가 자꾸 짖는데 못 짖게 할 수 없나요? 또 애들이 어린데 같이 놀다보면 강아지가 으르렁 거릴때도 있구요. 일전에는 우리 애 손을 물었다니까요? 이것 좀 고쳐주세요.’ 그냥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면 아이들 정서가 막 좋아질까요? 반려동물을 통해서 아이들의 정서가 좋아지는 과정은 부모가 나와 생김새가 다르고, 느낌이 다르고, 말과 행동이 다른 반려동물을 아끼는 모습을 아이들이 직접 보고 배우면서 정서가 좋아지는 거예요. ‘철수야. 지금 강아지가 조금 아파보이는 거 같은데 좀 쉬게 하면 안될까?’, ‘우리 산책하는데 강아지 혼자 있으면 외로울 거 같다. 우리 같이 갈까?’, ‘강아지 배고픈 거 같은데 우리 같이 먹을 거 만들어보자’, 이렇게 부모가 다른 존재를 아끼고 존중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은 정서가 좋아지는 거예요. 그런데 많은 부모님들은 그렇지 않은 거 같아요.

아까 말씀드린 학부모님은요 아이가 강아지와 거칠게 놀아도 강아지가 물지 않기를 바랬어요. ‘그 정도는 쉬운 거 아니에요? 훈련시키면 되는거 아닌가요? 그러면 좋아요. ‘안돼’가르쳐 주세요 ‘안돼’ 다른 거 다 필요없어 ‘안돼’만요’. ‘안돼’를 가르친다구요? ‘안돼’를 어떻게 가르치는 거죠? 왜 안되는 거에요? 강아지가 갑자기 짖어요 이유가 있겠죠. 왜 짖을까요? 여러분들 이런 말 들어보셨죠? ‘너 갑자기 왜 그래? 너 갑자기 변했어’ 정말 ‘갑자기’ 일까요? 여러분들은 갑자기 자신이 변한적 있으십니까? 한번도 없을 거에요. 저또한 그래요. 힘들다고, 불편하다고, 어렵다고, 도와달라고. 그런데 사람들은 갑자기 변했다고 해요. 왜인지 아세요? 내가 불.편.해.지.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제게 의뢰를 할 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오죠. '내 삶의 모습은 이렇게 생겼으니 네가 이 모양에 맞춰, 왜냐고? 내가 너를 샀거든...' 그리고 저를 찾아와요. 강아지 교육을 네비게이션 업그레이드 하는 정도로 알아요. 그리고 고쳐달래요 고장났데요 뭐가 고장났죠? 강아지는 지금 힘들다고 말하는 건데 이게 고장이라구요? 이 친구가 이렇게 짖기까지 얼마나 힘든 시간들이 있었는지 생각은 해보셨어요? 당신은 친구가 있죠 가족도 있어요 반려견에게는 누가 있죠?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생이별을 했는데? 반려견에게는요...... 주인밖에 없어요.

여기 있는 분들은 혹시 누군가를 10시간씩 기다려본 적이 있으신가요? 매일같이요. 한결같이요. 그런데 우리 강아지들은 우리를 그렇게 기다려요. 마침내 나를 봤는데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책망하지 않아요 와줘서 고맙다고 좋아해요. 오늘도 이렇게 내곁에 와줘서 고맙다고 그래요. 그런데 여러분은 귀찮아하죠. 무시해요. 나를 10시간 동안 기다려 준 강아지를 우린 무시해요. ‘안돼’를 가르치래요. 강아지가 혼자 10시간 동안 있었는데요.

저는 여러분들에게 강아지 키우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니예요. 여러분들이 조금 더 생명을 대하는 자세를 다르게 했으면 좋겠는거에요. 제가 이런말을 하면요 어떤분들은 말해요. 사람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무슨 개새끼 복지 소리를 하냐고요. 그런데 저는 다르게 생각해요. 강아지는 사람이 키워요. 동물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은 사람을 존중할 줄 알아요.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은 동물을 키울 수 있어요. 개는 사람이 키워요.

저는 강아지를 공부하면서 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어요. 나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어떤 생각을 해왔을까. 어린시절의 저 자신을 이해하게 됐어요. 그때 많이 외로웠었겠구나, 많이 힘들었었겠구나, 그리고 저희 어머니가 안쓰러워졌어요. 어머니가 그때 이유없이 나를 외롭게 둔 게 아니었었구나. 제가 이쪽으로 좀 더 공부를 열심히 한다음에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게 뭔지 아세요? 저희 어머니를 상담해드리고 싶어요. 아니, 이야기하고 싶어요. 강아지를 교육하고 강아지를 사랑하면서 저는 저를 돌아보게 됐고 주변을 돌아보게 됐어요. 동물을 보호하자는 말은 인간도 같이 행복하자는 말이에요.

혹시 이자리에 강아지를 키우고자 하시는 분이 있다면 지금 내가 강아지를 키워도 되는지 안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정말 좋은 주인이 아니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지를 잘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행여나 강아지를 지금 키우고 계신분이 계신다면 오늘부터라도 그들의 몸짓에 주의를 기울여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들은 늘 신호를 보냅니다. 갑자기 생겨나는 행동은 없어요. 내가 갑자기 행동하지 않는 것처럼요. 그들은 항상 우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고 내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그들은 우리 가족이 될 수 있어요.

여러분들 서열이라는거 많이 생각하시죠? 강아지는 밑이고 나는 위야. 강아지는 늑대의 습성이 남아있어서 서열이 괭장히 중요해 라구요. 서열은 반려견에게 없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지배하려고도 하지 않아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가족이 되어주세요. 같이 자고 같이 밥먹고 같이 걷구요. 여기 있는 분들이 한 번이라도 강아지들이 어떤 하루를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형욱 반려견 훈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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