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1일 월요일

자아(=뇌와 신경계)는 움직임을 위한 예측 프로세스

식물이 신경계가 없는 이유(갖고 있다가 없어진 놈들도 있음)는 운동성이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성게는 어린 개체일때는 올챙이처럼 생겨서 신경이 존재하지만 암벽에 붙어서 움직일 필요가 없어진 다음부터는 신경계가 사라진다

즉, 신경은 운동에 필수 요소다

세포마다 신경이 분포(심장처럼 자율로)할 수도 있지만 다세포 생물로 진화할수록 신경들도 모여서 신경계로 뭉친다. 신경을 한곳에 모아 신경계로 관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다양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극한에 모인 것이 동물의 뇌이다.

신경계는 외부 세계의 변화를 인지하면서 다양한 요소를 계산한다. 이는 마치 트리구조와 비슷하다. 수없이 많은 경험을 통해 신경계는 외부 환경 입력 -> 운동 출력의 디시전 트리를 만들고 학습한다. 이는 급작스런 반응을 패턴화하므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때 예측이 필요하고 이를 전담하는 기능이 신경계 내에서 발달한다. 예측이란 이런 것이다. 가령 운전중에 앞에 어린아이가 뛰어든다고 하자. 눈으로 감지한 공간의 입력이 자동적으로 발을 브레이크로 가져가게 한다. 누구도 "어 아이가 있네? 발을 옮겨서 브레이크를 눌러야겠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즉각적으로 이루어진다. 삶을 통해 뇌와 신경계는 다양한 변수를 미리 '예측'하고 몸의 운동기관 등이 자동으로 반응하도록 패턴을 만들어왔다. 

다양한 감각에 따른 다이나믹한 운동은 예측능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예측은 결과적으로 '의식'을 만들어 낸다. 손끝에 감각과 눈에 감각 후각적 감각 등 수많은 전기화학적 신호가 뇌에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뇌는 그것들을 모두 처리할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된다. 가장 효율적인 방식은 대강의 큰 줄기는 자동으로 프로세스화하고 세부적인 차이가 있을 때 이를 약간식 신경써서 수정하는 것이다. 후자의 신경써서 수정하는 프로세서가 바로 '의식'이다. 의식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간단하다. 이 글을 읽고 있으면서 몸 어딘가를 재관조하면 분명 다리를 떤다든지 피부를 긁는 다던지 다양한 행동을 하고 있음을 알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무의식중에 하는 행동이 있고 다시 재관조하는 행동이 있다. 재관조는 의식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이를 의식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의식중에 하는 행동은 무엇일까?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뇌는 무언가를 계속한다. 여기서 FAP(fixed action pattern 고정된 행동방식 혹은 일반적 표현으로 습관 같은 것)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FAP은 뇌의 아주 중요한 요소가 나타나는 것이다. 뇌는 기존 방식을 패턴으로 저장해두었다가 향후 비슷한 입력이 있을 시 그에 맞게 적절히 행동한다. 

의식은 뇌의 일부이며 뇌의 입출력 신호를 어느정도 조정하게 해주는 조정자도 된다. 손에 들고 있던 귤을 놓치고 그것을 인지하여 다시 땅에 닿기전에 잡는다고 생각해보자. 이는 아주 순간적인 판단으로 가능하다. 기존에 학습한 FAP가 있어서 의식전에도 몸은 기존방식대로 움직인다. FAP는 대략적인 움직임을 하지만 미세한 오차를 수정하려면 의식이 필요하다. 뇌의 입출력을 수정하는 것이다. 공간에 대한 감각을 받아들여 해석하고 내 몸의 팔, 손의 위치를 해석하여 어느정도 수정해서 움직여야하는지를 계산한다. 

즉, 의식은 FAP등을 하는 기계적 뇌에 추가로 미세조정가능한 기계적 뇌를 더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일종의 다중 연산 프로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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