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을 영어로 'bond'라고 한다. '꽁꽁 묶는다'를 뜻하는 동사 'bind'에서 파생됐다. 유래는 고대 페르시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 삼각주에 위치한 페르시아는 강이 자주 범람하면서 매년 영양분이 가득한 새 흙이 흘러들어 땅이 무척 비옥했다. 덕분에 4대 문명 발상지 중 한 곳이 되었다. 하지만 강수량이 부족한 해에는 강이 범람하지 않아 씨앗을 뿌려도 자라지 못했고, 어떤 해에는 추수를 마치기도 전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애써 지은 곡식이 속절없이 물에 떠내려갔다.
이런 자연재해 때 농민들을 구조한다는 명분으로 신전이 은행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신전이 점차 부패해 흉작으로 고통당하는 농부들에게서 담보를 빼앗는 것이 목적이 된다. 신전들이 가장 선호하는 담보는 노예였다. 특히 여자들의 가치를 높이 쳤다. 노예로 잡혀온 여자가 낳은 아이까지 대대로 노예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빚을 지면 내 가족이 노예가 되어서 밧줄에 묶인다'는 의미에서 채무 계약을 'bond 계약'이라고 표현했다.
채권에 대한 영국의 유명한 문학 작품으로는 셰익스피어의 희극 '베니스의 상인'을 빼놓을 수 없다.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잡은 샤일록은 변제 기일을 지키지 못한 채무자를 죽일 권리를 주장하면서 "I seek my bond" 라고 말한다. 직역하면 '밧줄을 가져와 묶을 노예를 찾는다'라는 말인데 "반드시 빚을 받겠다"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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