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5일 일요일

월령효과2: 월령효과의 반전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 니체 -

나는 월령효과 편에서 캐나다 아이스하키 팀을 중심으로 잘못된 가정과 시스템이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잘못된 가정이 있다면 그 가정을 수정해야 하고 불합리한 시스템이 있다면 그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에게 내 딸처럼 하반기에 태어나는 불운이 생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그 불운을 가져오는 시스템을 내가 고칠 수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짐 콜린스 연구팀은 캐나다 아이스하키의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선수들을 조사했다. 캐나다 하키의 명예의 전당은 해마다 4명의 선수만 추대되고 있으며 평가는 선수 경력 전체를 기준으로 한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들은 그야말로 위대한 선수들이다.

이 위대한 선수들의 태어난 월을 조사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출생월별 비율을 보면 1~3월은 22.9%, 4~6월은 25.7%, 7~9월은 25.7%, 10~12월은 25.7%로 나왔다. 통계를 보면 알겠지만 심지어 1~3월 출생이 가장 적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면 아주 적은 수치이긴 하지만 하반기에 태어난 더 많게 나타났다. 그 강력하다는 월령효과는 위대한 선수들 앞에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 명예의 전당에서 나타난 통계는 보이는 것 이상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상반기와 하반기가 거의 50 대 50이지만 캐나다 프로 하키 선수들의 70%가 상반기에 태어났다는 것을 기억해보라. 그중에서도 1~3월 출신이 40%에 다다른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프로 선수의 40%의 차지한 선수들은 겨우 명예의 전당의 22.9%를 차지하고 있지만 프로 선수의 10%에 불과한 10~12월생 선수들은 명예의 전당의 25.7%를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월령효과는 좋은 선수들을 선발하는 데에는 그 마수를 강력하게 펼쳤지만 위대한 선수들에게는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아니 오히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월령효과라는 불행이 이들을 위대한 선수로 만들었다고.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바킬라를 아는가? 그는 1960년 로마 올림픽 마라톤 경주에서 69명의 선수 중 유일하게 흑인이었다. 그리고 그는 2시간 15분 16초라는 세계기록으로 아프리카인 최초로 마라톤에서 우승했다. 그는 당시 철저하게 배척당하는 흑인이었으며 게다가 어둠의 대륙 아프리카 출신이었다. 그는 그에게 닥친 불운과 고통을 이겨내고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4년 뒤 그는 도쿄올림픽 마라톤에서도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며 올림픽 마라톤 2연패라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러나 불과 경기 6주 전에 맹장수술을 받아 자신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 위대한 선수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었다.

그리고 또 4년 뒤 멕시코 올림픽. 아프리카인들은 아베베를 ‘아프리카의 자긍심’으로 여기며 올림픽 3연패를 염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불행하게도 다리 골절상을 입었고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년 뒤 그는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그리고 그때 그는 이런 말을 하게 된다.

“더 이상 내 다리는 달릴 수 없지만 나에게는 아직 두 팔이 있다.”

이 위대한 선수는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건다. 그는 그에게 남은 두 팔로 총(사격)과 활(양궁)을 통해 그에게 닥친 불운은 날려 버렸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