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 토요일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실존주의 철학

ㅇ 하이데거의 '죽음을 향한 존재 (Sein-zum-Tode)'

실존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인간이 자신의 삶을 가장 본래적(Authentic)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반드시 죽을 존재임을 직시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영화 속 푸스: 9개의 목숨이 있을 때 푸스는 '비본래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죽음을 잊고 허세와 유희에만 몰두했죠.

실존주의적 전환: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하나의 목숨(죽음)을 직시하게 되면서, 푸스는 비로소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죽음을 회피하지 않고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의 삶을 비로소 자기 것으로 만든 것이죠.


ㅇ '기투(Project)'와 스스로 선택하는 삶

실존주의는 인간에게 미리 정해진 본질은 없으며, 매 순간의 선택을 통해 자기 자신을 만들어간다고 봅니다.

영화 속 푸스: 푸스는 '전설적인 영웅'이라는 타인의 시선과 기대(본질)에 갇혀 살았습니다.

실존주의적 전환: 하지만 마지막 소원의 별 앞에서 자신의 소원을 포기하고 동료들을 선택하는 장면은, 주어진 운명이 아니라 자신의 자유 의지로 가치를 창조하는 실존주의적 결단(Choice)을 보여줍니다.


ㅇ '불안(Angst)'을 통한 성숙

실존주의에서 '불안'은 부정적인 감정만이 아닙니다. 인간이 자신의 유한함과 자유를 깨달을 때 느끼는 근원적인 감정이죠.

영화 속 푸스: 울프(죽음)를 마주할 때마다 푸스가 느끼는 극심한 공포와 공황 발작은 단순히 겁을 먹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실존적 불안입니다.

실존주의적 전환: 푸스는 이 불안을 도망쳐서 해결한 것이 아니라, 그 불안을 안고 '죽음'과 마주 섰습니다. 불안을 수용함으로써 허상뿐인 영웅에서 진정한 실존적 주체로 거듭난 것입니다.


ㅇ '부조리'의 자각: 죽음이라는 거대한 장벽

까뮈가 말하는 부조리란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과 '침묵하는 세계(죽음)' 사이의 괴리에서 발생합니다.

영화 속 상황: 푸스는 영원히 전설로 남고 싶어 하지만, '죽음(울프)'은 아무런 자비 없이, 때로는 허망하고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막강한 공포로 냉혹하게 다가옵니다. 푸스가 자신의 유한함을 깨닫고 공포에 떠는 순간이 바로 까뮈가 말하는 **'부조리를 마주한 순간'**입니다.


ㅇ 희망이라는 이름의 '철학적 자살(영화속 마법)' 거부

까뮈는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나 내세, 혹은 허황된 희망에 매달리는 것을 '철학적 자살'이라 부르며 경계했습니다.

영화 속 푸스: 처음에는 '소원의 별'이라는 외부적인 마법(희망)을 통해 잃어버린 목숨을 되찾으려 합니다. 이는 부조리(단 하나의 목숨)를 정면으로 마주하기보다 초자연적인 힘으로 회피하려는 태도입니다.

까뮈적 선택: 하지만 결국 푸스는 소원을 비는 대신 지도(소원권)를 찢어버립니다. 외부의 구원이 아니라, 결함투성이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죠.


ㅇ 반항(Revolt):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힘

까뮈 철학의 정수는 **"삶이 무의미하고 죽음이 필연적일지라도, 그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가는 것 자체가 가장 위대한 반항"**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시지프의 바위: 산 위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시지프처럼, 푸스 역시 언젠가 죽을 운명입니다. 울프도 마지막에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거야"라고 말하죠.

푸스의 반항: 푸스는 죽음을 이길 수 없음을 알지만, 더 이상 도망치지 않습니다. 대신 **"나는 이 목숨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합니다. 죽음이라는 결말은 바뀌지 않지만, 그 과정을 자신의 의지로 채우겠다는 이 태도가 바로 까뮈가 찬양한 **'반항하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ㅇ 페로(Perrito)와 '행복한 시지프'

까뮈는 그의 에세이 마지막에 **"우리는 시지프가 행복하다고 상상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고난 속에서도 그 과정 자체에서 기쁨을 찾는 태도입니다.

영화 속 캐릭터 **'페로'**는 까뮈적 긍정의 극치입니다. 끔찍한 과거와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현재의 간지러움, 친구와의 동행에서 행복을 찾아냅니다.

푸스가 결국 도달한 지점도 바로 이곳입니다. '전설'이라는 거창한 미래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항해하는 **'지금 이 순간'**의 가치를 깨달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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