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6일 토요일

진성어음주의


ㅇ 중세 교황청은 대부업을 금지했다


ㅇ 그러나 중세 해상 무역은 오랜 항해 기간이 필요했고 더불어 해당 기간동안 버틸 현금이 부족했다


ㅇ 이를 위해 해상무역 투자자들은 자신들끼리 자금을 융통하고 운전자금을 공급했다


ㅇ 유럽 내에서의 해상무역은 1년 이내로 소요되었다. 이에 따라 운전자금 만기도 1년 내에 청산된다(대표적으로 이탈리아 - 스웨덴 항로)


ㅇ 교황청도 상교역을 금지하는 것은 자신들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1년 이내에서 자금 융통을 하고 수익금을 받는 진성어음은 눈감아줬다

    : 다만 해당 융통의 증서가 상업과 관련됨을 증명해야 했다

    : 상업과 무관하게 발행만 하고 돈을 갚는 방식은 대부업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 증명을 위해 그 어음이 무역과 관계있다는 사실을 주요 이해 관계자가 연대해서 보증한다

    : 연대보증은 어음에 배서(즉, 합동책임)로 이루어진다

    : 이 원칙은 오늘날 각국의 법에 살아있다. 한국 어음법에는 배서의무(제11조), 부분배서의 금지(제33조), 어음채무자의 합동책임(제47조) 등이 열거


ㅇ 이러한 상거래와 관련한 진성어음과 반대로 순수하게 자금의 융통으로 발행된 것이 약속어음

    : 약속어음은 법률적, 경제적 실질로나 채권과 동일

    : 영어로도 약속어음과 단기채권은 둘 다 bill 또는 note


ㅇ 중세의 은행, 대부업자는 늘 왕과 교황청의 눈치를 봤는데 어음 할인 활동에 설득할 명분이 필요했다

    : 상업어음은 실물경제와 직결, 따라서 할인하는 업무는 경제를 뒷받침한다는 주장

    : 이런 생각을 진성어음(상업어음)주의라고 한다. 과거 은행업의 철학(혹은 명분)


ㅇ 심지어 중세 이후의 근대에도 이러한 생각은 남아 있다

    : 금융업에 대해서 실물 경제와 무관하다는 비난

    : 금융업이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한다는 도덕적 당위론

    : 금융업이 경제 위기를 만들어낸데 대한 책임론

    : 과잉 부채가 만드는 불건전한 경제, 체질 악화


ㅇ 그러나 진성어음주의는 대공황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비판받아

    : 진성어음주의나 금본위제 등은 도덕적, 논리적으로 타당하지만(?)

    : 위기 상황에서 빠르게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적 대응을 제약시켰다


ㅇ 20세기 이후 종교의 몰락과 상공업, 특히 금융의 발달 이후 은행은 대출과 채권매매 사업에서 막대한 이익을 추구

    : 이것이 은행업의 문제인가?

    : 이것이 상공업 발달을 촉진했나?

    : 이는 아직까지도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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