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6일 일요일

2030세대의 세계적 몰락

요즘 2030세대들 너무 살기 힘들다. 기성세대들은 요즘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가 살던 시절보다 훨신 더 풍요롭고 살기 좋은 세상인데 왜 그렇게 힘들어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기성세대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고생을 모르고 자라서 감상적이고 흥청망청 살다보니 신용카드 빚이나 지고 생활력이나 끈기가 부족해서 좀 살기 힘들면 자포자기해서 죽어버린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물론 일부 젊은이들에게 그런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대다수 2030 젊은이들이 살기 힘든건 젊은이들의 나약한 의지력과 생활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2030세대의 경제침몰이 시작되고 있다.최근에 미국의 2030세대가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은 '빈털터리 세대(Strapped)',일본 젊은이들이 모습을 알 수 있는 '하류사회', 그리고 월 100만원으로 살아가는 유럽 젊은이들의 자화상을 그린 소설 '1000유로 세대'라는 책을 읽어보니 2030세대의 어려움은 전세계적인 문제임을 알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2030세대의 경제침몰이 시작되고 있다.

한국 2030세대들도 조만간 더 힘든 현실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2030세대가 향후 직면하게 될 어려움을 알기위해서 미국의 2030세대가 지금 어떤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한국의 입시경쟁은 지옥이고 미국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한참 착각이다. 미국인들에게 대학졸업장은 중산층 진입 허가증이다. 기성세대 때와는 달리 이제 고등학교만 졸업해서는 중산층으로 살수가 없다. 대졸은 고졸보다 평생 60만불을 더 많이 번다. 그러다 보니 대학입시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런데 대학 졸업장을 따는 비용이 5만불이나 든다. 학벌인플레이션 때문에 요즘 젊은이들은 대학졸업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명문대 졸업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연봉 5만불 이상의 직장을 가지려면 석사자격증을 따야한다. 말단직에서 승진하려고 해도 석사자격증을 요구한다. 미국 부모들의 자녀를 명문대 보내기위해서 고액고외, 고액봉사활동지원, 입시전문컨설턴트 고용하는 등 한국의 입시경쟁 이상으로 치열하다. 이제 미국에서 대학졸업장은 필수이고 석사는 선택이다.

미국 젊은 세대의 소득이 30년 전 보다 줄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꾸준히 줄어왔다. 1972년 고졸평균은 4만2천불을 받았으나 2002년에는 3만불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대졸은 5만2천불에서 4만9천불로 떨어졌다. 점차 고임금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다운사이징으로 중간직급 일자리는 줄고 고임금 일자리는 줄고 단순 저임금 일자리만 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0년 새로 늘어날 일자리의 58%가 판매종업원, 현금출납, 식당 종업원 같은 단순 저임금 자리라고 한다. 아메리칸드림의 미국에서 의료보험카드가 없는 2030 젊은이가 1/3이된다는 사실을 믿을수있겠는가? 그러나 현실이다. 몸이라도 아프면 몇년치를 벌어서 의료비를 갚아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요즘 미국 젊은이들이 방탕해서 빚이 많다고? 실상을 알면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없다. 평균적으로 학사는 2만불, 석사는 5만불의 빚을 안고 졸업한다. 의대나 로스쿨을 다녔다면 빚이 10만불이다. 이것도 평균치가 그렇다는 것이다. 대학시절 학자금 융자금부터 그리고 결혼초창기에 생활자금 때문에 얻은 빚을 30대 후반까지 갚으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젊은 세대들은 학자금과 신용카드 대출을 갚느라 소득의 25%를 사용하는데 만약에 여기다 집세까지 내고나면 그야 말로 빈털터리이다.

미국 젊은이들은 독립심이 강해서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 독립해서 산다고? 다 옛날 말이다. 요즘 2030 젊은이들 집 마련이 너무 힘들어서 젊은이들의 상당수가 다시 부모 집으로 돌아오는 ‘부메랑 키즈‘ 현상이 확산되고있다. 무려 40%가 ’부메랑 키즈‘를 경험한다. 성인이 되어도 부모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안주하는 한국, 일본의 ’캥거루 자녀‘ 현상은 이미 선진국에 나타나는 공통 현상이다. 집값이 너무나 비싼 것이 큰 원인다. 특히나 취업 때문에 도심에서 살아야하는 젊은이들은 도심의 비싼 집세를 내고나면 쓸 돈이 없다. 기성세대들은 그동안 집값 상승으로 이득을 보았지만 살기 힘든 젊은이들은 1970년 이후로 주택 소유 비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도시 사는 젊은이들은 수입의 40%이상을 집세로 내는경우도 상당하다. 대다수 도시 젊은이들은 비싼 방세를 줄이기위해서 룸메이트를 구해야하고 혼자서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 사는 생활은 꿈도 못꾼다. 고졸 출신들은 자신이 태어난 도시에서 집세를 낼 수 없어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는게 미국 2030 젊은이들의 현실이다. 집값이 너무나 올라버려서 부모 도움 없이 스스로 내집 마련을 하기엔 너무나 힘들게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이제 계층간의 간격도 대를 이어 전달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도 출산 비용이 너무 비싸다. 자녀가 생기면 육아비용 때문에 파산위험이 2배나 높아진다고 한다. 4세미만의 아이 한명 당 육아비가 연간 1만불이 든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아이가 생기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경우가 많기에 경제적으로 더욱 더 힘들게 된다. 젊은 부모들이 아이를 낳기엔 너무나 비용이 커다 그래서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다.한국도 출산율이 하락하는데 획기적인 조치가 없다면 미국의 예에서 보듯이 아마도 앞으로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요즘 젊은 세대가 가난에 허덕이는 이유는 기성세대들이 지적하듯이 젊은 세대가 방탕하고 게으르고 흥청망청 살아서 그런 게 아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겪는 어려움들은 신경제,세계화, 정글 자본주의 도입등의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른 현상이다.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이 먼저 정치적 변혁을 통해 젊은이들의 어려움을 완화해주어야 하다. 한편으론 2030 세대 스스로 다가올 어려움에 대비해서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2007년5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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