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정복의 본격적인 장을 연 것은 르네상스와 신교도 종교개혁에 있었다. 서기 1300년 이후로 그리스와 로마의 거눅양식이 고딕 양식을 대신하고, 근육도 무게감도 없이 틀에 박힌 자세를 취했던 조각상이 자신만만한 인간의 모습으로 굳건히 서 있는 자세를 취하기 시작하면서 교회의 유리창은 밝은 빛을 받아들이도록 개바오디었고 신비주의적 신앙도 과학과 논리 앞에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예술적 변화를 촉진시킨 사항으로 카톨릭 교회의 권세는 약화되었고 나아가 신교도 종교개혁이 이루어진 것이다.
종교개혁은 단순히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고해제도를 제거함으로써 차후로는 본인 스스로 두발로 걸어야 할 것과 자신의 결정으로 비롯되는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할 것을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셈이었다.
그렇다면 신성(神性)이나 우연한 기회 따위에 좌우되지 않아도 된다면 미래 앞에서 더 이상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래서 그들은 전보다 훨씬 더 넓은 범위의 상황과 충분한 기간을 두고 결정을 내리기 시작했다. 신교도 윤리를 특징짓는 절약과 절제가 바로 현재보다는 미래를 더 중시한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러한 선택과 결정의 시대가 열리자 사람들은 점진적으로 미래가 위험은 물론 기회도 제공해준다는 사실과 미래에는 제한이 없으며 약속으로 가득차 있다는 사실을 깨달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16세기와 17세기는 지리적 탐험과 신대륙과 신사회와의 대립의 시기이자, 예술, 시, 과학, 건축, 수학 등 실험의 시대가 만들어졌다. 기회에 대한 새로운 겨념으로 무역과 상업의 극적인 성장이 두드러졌고 이렇게 만들어진 재화와 용역은 다시 변화와 탐험의 강력한 자극제가 되었다.
일종의 도박을 감행(리스크)하여 부자가 된다는 생각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었다. 그 이전까지 부자가 된 사람들은 대개 착취나 약탈로 재산을 챙긴 자들이었다. 신흥부자들은 똑똑하거나 모험심이 강하거나 혁신적인 사고를 한 자들이었다. 이로써 이들을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가 생겨나게 되었다.
리스크 1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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