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앓는 두통, 우울증, 소화불량, 근육통 등등의 질환은 `주부병` `명절 증후군`이라는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특별한 이유없는 통증, 현대인의 80%이상이 이러한 만성적인 원인불명의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
원인은 무엇일까? 정확히 밝혀내기는 쉽지 않지만 유력한 후보중의 하나가 무의식 속에 억압된 분노(스트레스)라는 설이 있다.
존 사노(john sano) 박사는 미국에서 30년 이상통증 환자를 치료해오면서 통증에 관현 이론인 TMS(Tension Myositis Syndrome, 긴장성 근육통 증후군)를 정립했다. 그는 신체 대부분의 통증이 `자신도 모르게 생기는 화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불안, 분노, 열등감 등 억압된 감정들이 이에 속한다. 그는 프로이트의 아이디어를 원용, 무의식속에 쌓여가는 화를 지목한다. 특히, 착하고(스스로 착하다고 생각하고)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언가에 화를 낸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어려워한다. 따라서 몸에 통증을 일으킴으로써 감정이 아닌 신체로 자신의 주의를 돌린다는 것. 즉, TSM은 몸을 아프게 함으로써 분노와 걱정을 더는 `뇌의 자기보호 기작`인 셈이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 문화권에서는 정서적 어려움보다 통증을 비롯한 신체적 증상에 동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우울증으로 회사에 안나가는 것보다는 몸살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훨씬 상사에게 잘 받아들여진다. 물론 무의식과 뇌는 이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
치료법은? 그토록 두려워하던 분노와 불안을 그대로 직시하고 자신을 똑바로 쳐다봐야 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그는 `뇌와 대화를 나누라`고 충고한다. 뇌에게 `이제 너의 속임수를 알고 있으니 더 이상 통증은 쓸모없을 것`이라고 말하라고. 어려운 일이다. 우리의 뇌가 회피 전략에 너무나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그 익숙한 사고습관을 바꾸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그런데 그래서 몸의 통증을 치료했다고 하자, 문제는 끝인가? 모든 사람에게, 특히, 자신은 완벽하고 착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노출되는 가혹한 환경속에서, 뇌가 가진 통증으로의 분노 표출기능까지 막아버린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 상황은 더욱 가속화되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통증을 통해서라도 정신적 고통을 경감시키는 것이 좀더 나은 방안일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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