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6일 일요일

루빈의 의사결정원칙

로버트 루빈 전재무장관은 1999년 펜실베니아 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졸업생들에게 네가지 의사결정의 원칙을 제시했다. 이 원칙은 특히 금융업계에서 가치있는 것들이다.

1. 오직 확실한 것은, 확실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카지노사업은 risk를 다룬다. 불확실성과 리스크는 모두 결과를 고정적으로 알 수 없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내재된 결과의 분포를 정의할 수 없는 반면, risk는 그 확률분포를 알 수 있다. 따라서 기업수익성의 기복은 불확실하다고 하고, 룰렛게임은 리스크가 있다고 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과 예측능력을 과신하고, 그에 따라 결과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75년동안, 미국은 경기침체와 여러차례의 전쟁, 에너지 위기, 심각한 테러 공격등을 경험했다. 이 사건들 중 어느 것도 그 결과가 일반적으로 예측됐던 경우는 없다. 투자자들은 충분히 넓은 결과 범위를 설정하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불가피한 재앙의 징후를 알려주는 선행지표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2. 결정은 확률의 높고 낮음을 정하는 문제다.

행동주의 금융학에는 손실회피(loss aversion)라는 개념이 있다. 진화생물학적인 이유로 인간은 위험한 결과들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손실을 회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손실이 주는 충격은 같은 크기의 이익이 주는 충격의 2.5배에 달한다.

결과가 엇비슷할 때는 확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결과값이 크게 다를 때,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옵션 포지션을 들 수 있다. 매우 적은 확률이라도 맞추었을 때 수익이 엄청나서 투자수익이 좋을 수 있다.


3.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반드시 행동해야 한다.

심리학자인 루소와 슈메이커는, 우리가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될수록 미래에 대한 그림이 명확해지고 결정과정도 개선될 것으로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추가적인 정보들은 종종 의사결정 과정 자체에 혼란을 일으킨다.

경마 연구자들에 의하면 경마꾼들은 말에 대한 입수정보를 5개에서 40개까지 순차적으로 늘려간다고 해도 예상정확도가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보가 늘어갈수록 경마꾼들의 베팅액수(자기확신)은 커졌다.


4. 의사결정의 결과뿐 아니라 그 결정이 내려진 과정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평가해야 한다.

어느 성공한 펀드 매니저는 어느날 자신의 회사에서는 앞으로 목표가격(Target price)를 쓰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첫째, 그는 모든 애널리스트들이 기대값에 근거해서 자신들의 의견을 이야기하기를 원했다. 확률과 결과값에 대한 토론을 활발하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는 다양한 사고와 결과를 용인함으로써 특정 시나리오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는 위험(anchoring: 심리적으로 기댈 곳을 정하는 것)을 줄였다.

둘째, 기대값을 계산하는 방식은 애널리스트들에게 자신들이 틀렸을 때 심리적인 위안을 준다. 애널리스트가 어떤 주식에 높은 가격을 매기면 그는 자신의 결론을 정당화시키는 정보만을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폄하하게된다. 반대로 기대값분석에 근거한 것이라면 확률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시나리오도 포함되어있으므로 이를 감안하고 투자자에게 레포트를 쓰게된다. 이 같은 방식이 조직적으로 공유된다면 애널리스트들은 잘못된 투자추천으로 인한 낙인에 두려워하지 않고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루빈은 이렇게 말했다.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오직 결과만 놓고 평가를 하게되면, 올바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부담해야할 위험 자체를 회피하게 된다. 즉, 결정을 평가하는 방법이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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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모바신 "미래의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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