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2일 토요일

부부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섹스가 언제라도 가능하게 되자 선조들의 생활에는 근본적인 변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수컷과 암컷이 노동을 분업하고, 고기와 식물 먹이를 교환하고, 매일 각자가 손에 넣은 것을 서로 분배하게 된 것이다.

끊임없이 섹스를 하게 됨에 따라 수컷과 암컷은 결속되고 경제적으로 서로 의존하게 되었으며, 따라서 그 관계는 단단해졌다.

언제든 섹스가 가능하게 되고 수컷과 결속하게 되자 암컷에게는, 생각하지 못한 이런저런 다른 이익들이 생겼다.

암컷이 출산 후 바로 섹스를 시작하자 월경주기가 곧 재개되었고, 수컷에게 제공받는 음식물의 증가에 의해 영양 섭취가 좋아져서 배란도 보다 빨리 일어났다. 그래서 점차,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미숙한 새끼를 낳게 되었다.

그것은 암컷에게 위험하지만, 그 때문에 상대의 도움이 더욱더 절실하게 되어, 부부관계를 견고하게 하는 촉매가 되었다. 종의 수준에서 보면, 이것은 대단히 바람직하고 극적인 개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한 마리의 암컷이 낳은 새끼의 수가 증가하고, 출산 간격이 짧아졌기 때문에 한 세대마다 인구가 배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수컷의 도움을 받아 새끼들의 생존율도 높아졌다. 결과는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였다.

월경주기를 통해서 언제라도 교미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컷은 암컷의 배란기를 알 수 없게 되었다. 암컷의 성행동에 주기적인 변화가 없어져, 발정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분명히 알 수 있는 날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연속적인 성행동에 의해, 암컷이 배란기에 보이던 분명한 외부적 징후들이 가려졌을 것이다. 그래서 수컷은 자신이 빠져든 고난의 영역을 의식하지 못한 채, 매우 규칙적으로 섹스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침묵의 배란`은 이처럼 부부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했다. 즉, 발정기의 소실로 부부관계가 성립되고 강화되어, 부부관계를 맺는 수컷과 암컷이 자연 선택되었다. 인류가 막 탄생해서 진화해 가는 도중에 맞은 가장 불안정한 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이 모든 것들이 필요 불가결했다.

그들이 그렇게도 힘들게 손에 넣은 것은 부부라는 관계였다. 또한 아버지라는 존재, 가정이라는 장소, 암컷이라는 성의 `베테랑`이다. 그 결과로 놀란 만한 일이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이처럼 약 400만 년전부터 암컷과 수컷은 서로 협력하고, 함께 생활하며, 음식을 분배하고, 부부관계를 맺고 있었다.
----------------------------------------------
성의계약,152p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