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가 언제라도 가능하게 되자 선조들의 생활에는 근본적인 변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수컷과 암컷이 노동을 분업하고, 고기와 식물 먹이를 교환하고, 매일 각자가 손에 넣은 것을 서로 분배하게 된 것이다.
끊임없이 섹스를 하게 됨에 따라 수컷과 암컷은 결속되고 경제적으로 서로 의존하게 되었으며, 따라서 그 관계는 단단해졌다.
언제든 섹스가 가능하게 되고 수컷과 결속하게 되자 암컷에게는, 생각하지 못한 이런저런 다른 이익들이 생겼다.
암컷이 출산 후 바로 섹스를 시작하자 월경주기가 곧 재개되었고, 수컷에게 제공받는 음식물의 증가에 의해 영양 섭취가 좋아져서 배란도 보다 빨리 일어났다. 그래서 점차,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미숙한 새끼를 낳게 되었다.
그것은 암컷에게 위험하지만, 그 때문에 상대의 도움이 더욱더 절실하게 되어, 부부관계를 견고하게 하는 촉매가 되었다. 종의 수준에서 보면, 이것은 대단히 바람직하고 극적인 개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한 마리의 암컷이 낳은 새끼의 수가 증가하고, 출산 간격이 짧아졌기 때문에 한 세대마다 인구가 배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수컷의 도움을 받아 새끼들의 생존율도 높아졌다. 결과는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였다.
월경주기를 통해서 언제라도 교미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컷은 암컷의 배란기를 알 수 없게 되었다. 암컷의 성행동에 주기적인 변화가 없어져, 발정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분명히 알 수 있는 날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연속적인 성행동에 의해, 암컷이 배란기에 보이던 분명한 외부적 징후들이 가려졌을 것이다. 그래서 수컷은 자신이 빠져든 고난의 영역을 의식하지 못한 채, 매우 규칙적으로 섹스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침묵의 배란`은 이처럼 부부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했다. 즉, 발정기의 소실로 부부관계가 성립되고 강화되어, 부부관계를 맺는 수컷과 암컷이 자연 선택되었다. 인류가 막 탄생해서 진화해 가는 도중에 맞은 가장 불안정한 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이 모든 것들이 필요 불가결했다.
그들이 그렇게도 힘들게 손에 넣은 것은 부부라는 관계였다. 또한 아버지라는 존재, 가정이라는 장소, 암컷이라는 성의 `베테랑`이다. 그 결과로 놀란 만한 일이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이처럼 약 400만 년전부터 암컷과 수컷은 서로 협력하고, 함께 생활하며, 음식을 분배하고, 부부관계를 맺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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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계약,1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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