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6일 일요일

캐피탈의 다중운용자 시스템

캐피탈의 주력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개성도 아주 달랐고, 투자에 대한 사고방식도 현격한 차이가 났다. 당연히 이들간의 이견은 좁혀지기 어려웠고 심각한 이견이 있었다.

대부분의 운용사들의 회의를 보면 투자에 대한 집단적 의사결정은 대개 타협과 절충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투자의 세계에서 타협과 절충은 좋은게 아니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다보면 창의적 사고와 합리적 결정을 망치거나 과감한 행동을 죽이기도 한다. 심지어 합의를 도출하면서도 속으로는 누가 더 잘하나 경쟁해보자는 심리도 있고 심지어 갈등을 격화시키는 쪽으로 기울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서로 다른 안목과 아이디어가 결합해 더 나은 가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기 십상이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처음에는 시험적이고 단정적이지 않은 희미한 생각이 가장 큰 투자수익을 실현하는 최선의 아이디어가 될 때가 많다. 창의성에 기반해서 이례적이며 통념과 다른 과감한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위대한 투자결정은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에 전적인 책임을 부여받은 개인들에게서 나오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전통적으로 뮤추얼 펀드 업계는 두가지 조직구조를 채용해왔다. 하나는 각각의 펀드를 맡은 매니저가 독립적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절충과 합의에 기초한 위원회 방식의 팀 운용이다.

캐피탈은 두가지 방식중 어느것도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이 서로 모순적일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꿰어맞추어 `다중 운용자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문제를 여러 부분으로 쪼갠다음 다시 그분분을 재정렬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첫 단계로 캐피탈의 대형 펀드하나를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4개 부분으로 나눠 각각 다른 매니저가 한 조각씩 맡는 것이다.
다중운용자 시스템을 세부적으로 가동하는데는 많은 비용이 들었다. 시스템 운영을 위한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만 1억달러가 소요되었고 유지비도 만만치 않았다.

이 시스템상에서 운용자는 다양한 조각을 맡게되고 그것이 합산되어 개인성과로 이어진다. 하나의 펀드가 4개로 쪼개지면 4명은 회의를 정기적으로 하는데 회의는 매우 간결하고 확정적으로 끝난다. 각자는 자신이 원하는 주식종목을 마음대로 넣을 수 있는 전권을 받으므로 충돌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 캐피탈 그룹 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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