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의 문제를 어린애들에게 투사하는 부모가 많다. 우선 이러한 투사는 흔히 자식에 대한 소망과 관련해서 일어난다. 이 경우, 자식들에 대한 소망은 일차적으로는 자기 자신의 실존의 문제를 자식의 문제에 투사함으로써 결정된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생활에 의의가 없다고 느낄 때, 그는 자식들의 생활을 통해 의의를 느끼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은 자기 자신의 내면에 있어서나 자식들에 대해서나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다. 실존의 문제는 각자에 의해 스스로의 힘으로서만 해결될 수 있고 남이 대신 해결해 줄 수는 없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실패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자식들로 하여금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인도하는 데 필요한 자질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어린애에 대해서도 실패한다.
불행한 결혼을 해소시키려고 할 때에도 자식들은 투사의 목적에 이용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가 벌이는 논쟁은 자식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막기 위해 이혼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좀더 자세하게 검토하면 화목한 가정 안에 감도는 긴장과 불행의 분위기는 공공연한 결별보다도 자식들에게 더 해롭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공공연한 결별은 적어도 자식들에게 인간은 용감한 결정에 의해 참을 수 없는 상황을 종결시킬 수 있다는 인간의지의 힘을 가르쳐 줄 것이다.
------------------------------------------------------------
사르트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