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3일 목요일

똑똑함

우리사회는 똑똑함이란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다시말해 일정 수준으로 읽고 쓰고 계산하는 능력, 추상적인 등식을 빠른 시간안에 해결하는 능력으로 저울질된다고 생각한다.

똑똑함에 대한 그러한 통념때문에 정규교육과 우수한 성적을 자기 성취의 진정한 잣대라고 단정짓는 사람이 대다수다. 그렇게 되면 학식깨나 있다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이나 상대적으로 의기소짐하고 자기비하에 빠지는 사람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우리들의 `빛나는 졸업장`을 더 많이 가진 사람들, 어떤 학문분야 - 수학, 과학, 경제학, 영문학, 기억력, 문제해결 능력 등 - 에 귀재인 사람들이 `똑똑하다`고 믿게됐다.

그러나 지금 정신병원 상담실은 똑똑한 환자들로 넘쳐난다. 수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도시의 빌딩안에서 분노와 괴로움과 스트레스에 골병이 들고 있다. 그들이 정말 똑똑한 걸까?

진정한 `똑똑함`이란 무엇일까? 한가지 정의를 제시한다면 똑똑함의 참된 척도는 하루하루를,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얼마나 평화롭고 안정되게 사느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평화롭다고 느낀다면, 그리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위해 한순간 한순간을 살아가고 있다면, 그는 똑똑한 사람이다. 물론 지적능력은 행복을 위한 유용한 보조수단이기는 하다. 그러나 학교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해도 자신을 위해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면, 혹은 적어도 불행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면 똑똑한 사람인 것이다.

애초에 신경질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경은 성질을 부리지 않는다. 사람을 해부해놓고 살펴봐도 성깔부리며 날뛰는 신경세포는 보이지 않는다.

똑똑한 사람은 신경질을 내지 않는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기에 똑똑한 사람들은 의기소침해지기보다는 행복을 선택하는 법을 알고 있다. 삶의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들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문제해결능력이 아닌, 자신이 행복하고 소중해질 수 있는 능력을 똑똑함의 잣대로 삼는다.

이 세상에 삶의 고단함을 어깨에 짊어지지 않은 사람은 없다. 사회라는 테두리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엇비슷한 어려움들을 겪고 있다. 말다툼이나 갈등 또는 타협은 우리가 사회에서 살고 있다면 피할 수 없다.

돈,나이듦,병,죽음,사고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스스로를 옭아매는 수렁같은 의기소침이나 불행을 피해가면서 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좌절하거나 무기력해지거나 신경질을 부리는 사람도 있다.

그런 문제들을 어쩔수 없이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이면서 그저 문제가 있느냐 없느냐로 행복을 저울질 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똑똑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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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기주의 211p~2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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