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는 정말 미쳤는가? 조커의 행동은 비교적 일관성이 있다. 그는 자신의 목적을 알고 충실히 수행해간다.
조커가 가진 단 하나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배트맨의 죽음도 정체의 폭로도 아니다. 배트맨은 그 목적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목적 그 자체는 아니다. 이를 알기 위해서 몇몇 장면을 보자.
1.은행강도 씬, 같이 참여한 다른 강도들에게 "돈을 더 얻기 위해 다른 강도를 죽여라"고 한다.
2.갱 두목을 없애고, 그 부하 셋에게 "셋이 싸워서 살아남은 한 사람에게 동료가 될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
3.배트맨 카피캣을 죽이며 배트맨에게 "네가 자수하지 않으면 매일 시민을 죽이겠다."고 한다.
4.배트포드를 타고 돌진하는 배트맨을 향해 무방비상태로 서서 "나를 뭉개"라고 한다.
5.리스가 배트맨의 정체를 밝히려 TV에 출연하자 시민들에게 "한시간 내에 리스를 죽이지 않으면 병원을 폭파하겠다"고 한다.
6.하비 덴트를 만나 그가 투페이스로 각정하도록 설득한다.
7.한쪽은 시민, 한쪽은 죄수가 탄 양쪽 배에, 상대편 배를 폭파시킬 수 있는 기폭장치를 주고 "기폭장치를 작동시켜서 다른 배를 폭파하는 쪽은 살려주겠다."고 말한다.
이들 행동들은, 전부 '타락’ (혹은 혼돈)을 목적으로 한다. 1번, 2번으로 은행 간부(윌리암 피츠너)의 말에서도 나왔던 악당들 사이에서의 '신의', '존경' 등을 타락시켰고, 3번으로 (하비 덴트의 기자회견 씬에서도 알 수 있듯) 시민과 경찰을 타락시켰다. 4번으로, 배트맨이 자신을 '죽임'으로써 배트맨의 신념을 타락시킬 생각이었고, 5번으로 3번의 그 시민과 경찰을 다시 한 번 타락시켰다. 6번으로 고담의 희망인 하비 덴트를 타락시켰고 7번으로 시민을 또 한번 타락시켰다. (7번은 실패했다고 여겨지고 있음)
그의 행동의 일관성은 여기서 나온다. 그는 자신이 "소방차를 쫒아가는 개"와 같다고 말하지만 그건 맹목적인 모습이지 목적없는 모습은 아니다. 조커에게 배트맨은 타인을 타락시킬 과정의 이용대상이자 즐거운 유희대상이었으며 타락시킬 여러 사람들 중 하나였다.
조커는 목적을 달성했는가?
시민은 리스를 죽이려 했고, 경찰은 매수당했으며, 하비 덴트는 투페이스화했다. 마지막 배씬에서 시민의 경우 희망을 보여준다는 관점이 있는데 이는 사실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시민의 배에서 일어난 일은 무엇인가? 그렇다 찬반 투표를 해서, 기폭장치를 작동시키는 데 찬성한 표가 더 많이 나왔다. 그것은 죄수의 배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기폭장치를 누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스스로 희생양을 자처하고 모든 비난과 평생을 괴롭힐 거대한 멍에를 짊어질 수 있는가? 결국 `선택`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극중 배 장면은 그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인간을 혼돈에 빠트리게 된다.
조커의 다른 목표들과는 달리 배트맨은 타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배트맨은 조커를 치어버리지도 않았고, 조커가 추락해 죽도록 내버려두지도 않았다. (빌딩에서 추락할 때에는 미친 듯 웃던 조커의 발에 배트맨의 와이어가 걸리는 순간 웃음은 멈춘다)
그러한 배트맨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도 냉철할 수 있을 것인가? 조커는 배트맨이 그렇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조커는 하비와 레이텔의 위치를 배트맨에게 반대로 알려줌으로써 배트맨이 시민의 희망 하비를 구하게 만들어 배트맨을 보다 완전하게 만드는 동시에 하비를 타락시키게 된다. 레이첼과 하비를 잃은 배트맨은 보다 성숙하여 세상의 모든 비난을 짊어지고 고통속에 살아가는 `어둠의 기사`로 거듭나게 된다. 조커가 진정 원하는 재미를 선사해줄 최고의 존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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