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4일 금요일

왜 빈곤층은 공화당에 투표하는가

미국의 양극화는 1970년대부터 왜 양극화되었는가? 중산층이 그 시기부터 급격히 붕괴된 이유는 무엇인가?

일부에서는 IT혁명에 따른 digital divide, 또는 인구의 변화와 생산성 혁신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사회의 제도와 경제정책이 1970년대부터 급격히 보수화되었기 때문이다.

1960년대 후반, 흑인인권 운동의 결과로 민주당 존슨 대통령이 민권법을 통과시킨 이후, 민주당에 대한 가장 강력한 지지기반이었던 남부의 보수 백인들이 공화당으로 전향했다. 이것이 결정적 계기이다.

1970년대부터 민주당의 의회장악력이 떨어진 반면, 공화당이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특히,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가 공격적인 감세정책을 실시하면서 재정의 소득재분배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최상위 1%계층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4%로 상승해 1920년대 수준으로 퇴보했다.

이러한 양극화는 의료보험제도에 이르면 탄식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까지 악화된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당 의료비 지출(1인당 6102달러)을 기록하고 있지만 선진국 중 가장 평균수명이 짧다. 이런 비참한 결과의 원인은 무엇인가? 의료계 및 민간의료보험사들과 정치권의 커넥션이 주 원인이다. GDP대비 진료비용비율은 1960년에 5.2%에 불과했지만 2005년에는 16.0%까지 상승했다. 이는 중산층 붕괴의 또다른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수로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산층 및 빈곤층은 왜 민주당에 투표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이들은 머리수는 많지만 집단의 이질성이 다양해 이해관계가 하나로 모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유층은 소수이긴 해도 공공의 적에 대해 쉽게 연합할 수 있다. 부유층이 아닌 이들은 너무나도 다양하다. 농민, 도시근로자, 유색인종, 이민자 등등 이들은 정치보다는 당장의 생계가 급하고 정치가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낮은 교육수준, 정치에 대한 환멸, 집단별로 다양한 이해관계는 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하나의 정당에 투표하기 어렵게 만든다. 서로서로 반목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보수매체는 이러한 이들의 성향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정치적으로 선동하고 뛰어난 언론플레이를 구사하고 있다. 언론의 저의를 모르고는 쉽게 여론이 조작될 수 있는 것이다.


-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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