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삶의 일부이듯이 병에 걸리는 것은 건강함의 일부이다. 거북하게 들리겠지만 편견을 버린다면 이말이 옳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인생이란 결국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다. 용기를 내서 질병, 정신질환, 죽음이 자신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될 충실한 동반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야한다.
우리 인간들 사이에서는 우리의 이기적 책동을 폭로하고 그림자로 우리의 눈길을 돌리게 해주는 이토록 정직한 친구를 발견하기란 쉽지가 않다. 어떤 친구가 정말로 감히 이렇게 행동한다는 우리는 그를 금새 `적(敵)`이라고 부를 것이다. 우리 몸안에서 나타나는 이 정직한 친구를 우리는 `병(病)`이라고 부른다. 질병은 너무나 정직하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항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욕구를 가진 자아의 힘으로 살아간다. 매번 `나는 반드시 해낼거야`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하는 표현이다. 자아는 점점 더 거만해지고 매번 새롭고 더 고상하게 위장을 해서 타인을 자신의 노예가 되도록 만들고 싶어한다. 자아는 다른이와의 차별로써 유지되며, 따라서 순응하고, 사랑하고, 화합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능력과 수완이 늘어남에 따라 인간은 그만큼 쉽게 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질병은 자아의 모든 오만한 조처들을 겸손하고 무기력한 쪽으로 한발짝 물러서게 함으로써 균형을 이루게 한다.
-뤼르그 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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