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4일 금요일

신자유주의인가 신바보주의인가?

신자유주의자들은 2차대전후 선진국들의 경제통합은 크게 증대되었고 따라서 급속한 성장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 대부분의 개발도상국가들이 1980년대 이전까지 세계경제에 완전히 편입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경제발전에서 뒤처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선진국 사이에서 이루어진 세계화의 진전 과정을 잘못 설명하고 있다. 선진국이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관세 장벽을 크게 낮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 시기 자국의 경제 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해 R&D에 대한 보조금, 국영기업, 은행대출 촉진, 자본 통제 등등의 여러가지 정책도 병행했다. 정작 선진국들의 성장이 둔화된 것은 신자유주의적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시작했을 때부터였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선진국들의 1인당 국민소득은 3.2%씩 증가했지만 이후 20년동안 이것은 2.1%로 크게 둔화된다.

역사에서 더욱 잘못된 부분은 전후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발전을 서술하는 데 있어서 정점에 달한다. 신자유주의자들은 2차대전후 시기가 개도국들의 경제적 재난의 시대로 묘사한다. 이기간 동안 개도국은 경제를 시장논리에 맡기지 않고 농업, 원자재 채취, 노동집약적 제조업 등과 같은 그들이 `비교우위`에 있는 활동을 억제했다고 말한다. 대신 이들은 자부심을 느끼게 하지만 경제적 실익이 없는 `돈 먹는 하마` 프로젝트나 진척시켰다고 비꼬았다. 이와 관련 가장 유명한 사례로 이들이 선정하는 것은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부어 제트기를 생산했던 인도네시아였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보호 무역과 국가개입이라는 `잘못된` 정책을 추구했다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1인당 국민소득이 연간 3.0%나 증가했다. 아지트 싱 교수의 경우 이시기를 `제 3세계의 산업혁명`이라고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이 수치는 19세기 산업혁명때 선진국들의 달성했던 1~1.5%보다 뛰어난 것이다. 그러나 개도국들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행에 옮긴 1980년대 이후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기록했던 성장률의 절반정도인 연간 1.7%로 성장(인도나 중국(프리드먼의 황금구속복을 거부한 나라들)을 제외하면 더욱 낮아진다)했다. 같은 기간 선진국의 성장률도 3.2%에서 2.1%로 둔화되었지만 개도국보다는 피해가 덜했다. 이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만큼 신자유주의 정책을 광범위하게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는 암울한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찬란한 성장의 시대였다.

1947년 6월 미국은 1차대전후 고의적으로 독일 경제를 약화시켜왔던 기존 모겐소 플랜을 폐기하고 유럽의 전후 재건에 대량의 기금을 지원하는 마셜 플랜을 개시했다. 마셜 플랜은 필수적인 수입품 비용과 사회간접자본의 재건 비용을 조달함으로써 전쟁으로 파괴된 유럽의 경제발전에 시동을 거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시사점은 마셜 플랜의 경우 미국이 과거의 적국들까지 포함한 다른 나라들의 번영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으로 본다는 신호였다는 것이다.

미국과 다른 선진국들은 1947년에 제정된 GATT를 통해 개발도상국들이 부자나라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자국의 생산자들을 보호하고 보조하는 것을 허용했다. 선진국들이 이런 `깨인 정책`을 왜 실행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아무튼 이 정책들은 이후 눈부신 결과를 낳았다. 전세계는 이른바 자본주의의 황금기(1950~1973)를 경험했다. 유럽의 연간 1인당 소득 증가율은 자유주의 황금기(1870~1913)의 1.3%에서 4.1%로 치솟았으며 미국은 1.8%에서 2.5%로 올랐고 일본은 1.5%에서 무려 8.1%로 급등했다. 엄청난 성장의 달성과 함께 소득 불평등 완화와 경제 안정도 이루어졌다.

- 나쁜 사마리아인 56p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