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南海)의 帝는 숙이고 북해(北海)의 帝는 홀(忽)이며, 중앙의 帝는 혼돈(混돈)이다. 어느 날 숙과 홀이 혼돈의 땅에서 서로 만났는데, 혼돈이 후한 대접을 했다. 숙과 홀은 혼돈의 후한 환대에 보답하기 위해 논의를 했다.
"우리에게는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호흡할 수 있다. 하지만 혼돈에게는 구멍이 없으니 그에게 구멍을 뚫어 주자."
이에 둘은 날마다 구멍 하나씩을 뚫었는데, 7일째가 되자 혼돈은 죽고 말았다.
<장자 내편 응제왕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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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는 도덕경 14장에 "도는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만져도 만져지지 않는 것" 이라고 했는데 장자는 이를 혼돈의 고소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살면서 참고해야할 것은 명백하고 뚜렷한 것만이 아니다. 우리가 이세계를 마음대로 예측할 수 있고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러한 시도가 오만과 독선으로 치달을 때 혼돈의 세계는 멸망하고 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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