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1일 화요일

전략적 실험 포트폴리오

미래에 대한 대응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전략을 미래 예측에 근거한 단일의 계획으로 밀고나가기보다는 여러 실험으로 이루어진 포트폴리오, 즉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서로 경쟁하면서 진화하는 일단의 사업계획 집단으로 간주해야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는 것이 실험포트폴리오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이 1987년이라고 상상해보자. 별볼일 없는 기업인 MS는 이제 막 거대기업 IBM과 OS납품 계약서에 서명하여 프로그램을 공급하기로 했다. 당시 MS-DOS는 수명을 다하고 있었고 고객들은 대체적인 운영체계를 원했다. S곡선에 변화가 다가오고 산업은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잔챙이 기업인 MS에 비해 IBM이나 AT&T, HP, 애플 등의 경쟁자들은 저마다 강력한 경쟁전략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MS앞에 놓인 몇가지 대안을 상정해볼 수 있다.

1.윈도우라는 새로운 운영체계에 전폭적으로 투자한다.
2.운영체계 사업부를 타사에 양도하고 MS는 보다 경쟁력있는 소규모 어플리케이션에 집중한다.
3.회사를 매각하거나 주요 경쟁자와 제휴한다.

이러한 모든 대안은 한번 실행에 옮기면 돌이킬 수 없는 이른바 비가역적인 행동경로에 대한 엄청난 개입이었고 위험을 수반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빌게이츠가 대안 1을 선택했고, 이후 OS시장을 석권하면서 반독점 규제법과 싸워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념은 게이츠와 MS의 경영진이 행한 조치와는 전혀 다르다. 이들은 6개의 전략적 실험을 `동시에` 추진했다.

1.MS는 계속해서 구버전인 MS-DOS에 투자했다. 많은 고객들은 익숙한 것을 버리기 싫어했고 기능보완도 꾸준히 이루어졌다.
2.MS는 IBM을 현실적 위협으로 느끼고 있었으나 둘은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즉, IBM의 OS/2 운영체제개발을 제휴해서 추진한다.
3.MS는 유닉스도 위협으로 간주했다. 그래서 AT&T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과 유닉스 공동사업 참여를 논의했다.
4.3번전략과 관련하여 유닉스의 PC부문 최대 판매자인 산타크루즈 오퍼레이션 사의 지분 50%를 매입했다. 따라서 유닉스가 도약하더라도 MS는 적어도 한가지 자체제품을 가질 수 있다.
5.자원압박에도 불구하고 MS의 전통적 사업영역인 어플리케이션 관련 투자도 계속했다. 특히 애플사의 어플리케이션에 주력했는데 이는 애플이 OS시장에서 도약하는 것에 대비한 방어책이었다.
6.MS는 윈도우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게이츠가 창출한 것은 집중적인 한판의 도박이 아니라 전략적 대안들로 이루어진 포트폴리오였다. MS는 미래를 예측하려고 애쓰기보다 회사밖에서 진행중인 진화적 경쟁을 반영해 회사 내부에 서로 경쟁을 벌이는 일련의 사업계획집단을 창출했다.

당시 게이츠는 이러한 전략때문에 맹비난을 받았다. 저널리스트들은 MS가 아무런 전략도 없다고 성토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내부직원들도 옆부서의 동료들과 직접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방법이 변덕스러운 역사를 상대로 견고한 적응전략을 창출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전략에 대한 실험 포트폴리오 접근방법에서 몇가지 일반적인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첫째, 전략을 위한 여건이 조성되어야한다. 즉 실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면 내부에 현 상황에 대한 공통의 이해와 공유하는 열망이 있어야한다.
둘째, 사업계획을 차별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다양한 사업계획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가 나올 수 있다.
셋째, 조직은 시장에서의 환경과 유사한 선택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넷째, 성공적인 사업계획은 확산되고, 성공하지 못한 계획은 폐기되는 과정이 확립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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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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