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3일 목요일

산업사회에서 여자의 미모는 남자에게 있어 신분의 상징

사실 남자가 결혼할 여자의 외모를 따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근대 이후에 들어서면서 여성의 외모가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일본의 미인연구가 이노우에 쇼이치는 “여성의 미모가 중요시되는 시기와, 신분 질서가 무너지고 입신출세가 가능해진 시기가 일치한다.”고 지적한다. 근대화는 신분질서를 무너뜨렸고, 그 결과 상류 사회의 전유물이었던 ‘사교장’에 입신출세한 보통의 남자들도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부터 여성의 미적 가치가 중시되기 시작한다. 부인이 집 밖으로 나다니지 못하던 시절이라면 외모는 별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

다른 사람에게 “부인이 참 미인이시네요”라는 칭친을 들을 때 남자는 으쓱해지게 마련이다. 어떤 것이든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거나 탐을 낼 때 가치가 발생한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욕망의 삼각구도라는 것이다. 상품, 나, 타자의 삼각구도 속에서 나만 상품을 좋아해선 안되며 타자도 그 상품을 갖고 싶어해야 비로소 상품의 가치가 발생한다. 더군다나 ‘용감한 자만이 미인을 얻을 수 있다’라면 미인 부인을 둔 것은 자신이 출세한 인간이라는 일종의 과시효과로 작용한다. 결국 근대 산업 사회에서 여자의 미모는 남자에게 소비재와 같은 것이다. 이것은 롤렉스 시계나 고급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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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솔직하게 말하고 싶다,214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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