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일 일요일

주기적 부부섹스는 왜 하는가?

피상적인 남편의 애무는 식상하고 살찐 아내의 몸매는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연애나 신혼초의 정렬과 두근거림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그런데도 왜 부부는 주기적으로 성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왜 앞으로 수십년간 이 행위를 계속할 것인가?

남자와 여자의 두뇌는 적절한 이유와는 상관없이 상대와 주기적으로 성관계를 원하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 되어있다. 왜일까? 주기적 성관계는 부부의 자녀, 손자, 증손자 등의 수와 질에 실제로 상당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점은 무엇일까?

답은 남자와 여자에게 각각 다르다. 남자의 몸이 원하는 것은 배우자의 몸속에 최대한 많은 정자를 존속시키는 것이다. 반면 여자의 몸이 원하는 것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남자가 여성의 배란일을 알지 못하도록 속이는 것이다.

침팬지와 비비 원숭이 등의 유인원 암컷은 수태 가능시기가 되면  음부 주위에 커다랗고 환한 붉은 색의 돌출부위가 생겨 자신이 임신가능성이 있음을 애써 광고한다. 이때에 맞추어 수컷 침팬지와 비비원숭이 수컷은 짝짓기를 위해 엄청난 경쟁에 뛰어들며 자기의 암컷이 다른 수컷과 교미하지 못하도록 눈에 불을 켜고 지킨다.

이와 대조적으로 인간처럼 일부일처관계로 살아가는 영장류(인간 또는 긴팔 원숭이)의 암컷은 수태기를 숨기려든다. 왜인가? 아마도 수컷이 암컷의 수태기가 언제인지 모르면 암컷을 24시간 방어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컷도 사냥을 하거나(직장에 나가거나) 잠을 자야한다. 그러니 암컷은 번식기를 숨겨서 수태 시기와 상대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려한다. 암컷은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거나 필요할 때 쉽게 바람을 피울 기회를 얻는 것이다.

여성이 자신의 수태기를 숨기는 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달되어 있어서 심지어 여성 자신도 수태기를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적을 속이려면 먼저 우리편부터 속이라고 했던가? 이 교란 작전의 디테일은 정말 대단하다.


첫째, 일반 원칙으로 여성은 몸속에 주입된 정자의 번식력을 5일 이내로 제한한다. 둘째, 실제로 정자가 수태능력을 가지려면 난자에 2일이내에 도착해야한다. 셋째, 여자는 월경주기당 단 한개의 난자를 생산하는데 이 난자는 생산된 배란일 당일 내로 죽는다. 남자가 여자를 임신시키려면 여자가 배란하기 정확히 이틀전에 사정해야한다. 이 최적기 ±1일만 오차가 나도 수태확률은 반이하로 떨어진다.

뇌라는 똑똑한 기관을 지닌 인간이라면 배란일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여성의 몸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월경주기는 대부분 불규칙적(14일~40일)이며 그 변화정도는 여자마다 다르고 한 여자라도 주기마다 차이가 있다. 또 월경 기간의 시작일을 안다고 해도 배란일까지의 날수는 4일에서 14일까지 매우 다양하게 변한다.

여성자신의 성욕도 불규칙적으로 변해서 수태일과 관련없이 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즉, 여자는 무의식적으로 성욕에 대한 연막작전을 편다. 첫째, 여자의 몸은 수태기이건 아니건 월경주기 어느때라도 상대와 성관계를 허럭할 준비가 되어있다. 둘째, 여자의 몸은 성관계에 대해 변덕스러운 무드를 형성하며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셋째, 여성의 몸의 수태력과 의식은 분리되어있다. 즉, 여성은 몸이 언제 준비가 되었는지 의식적으로 알 수 없다.

그 결과 남자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무의식적 전략은 상대의 몸속에 자산의 정자를 가능한 오래 존속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주기적 성관계를 만들게 된다. 남자가 2~3일에 한번씩 여자와 섹스를 한다면 한달안에 임신될 확률이 1/3정도다. 그래도 2/3라는 불안감은 남는다. 남자는 바쁘다. 항상 여자 옆에서 지켜서있을 수는 없다. 여자의 불규칙적 배란일과 성욕통제 전략은 이렇듯 여성에게 보다 탄력적인 번식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 정자전쟁 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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