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4일 금요일

본디 지켜야할 것따위는 없었다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이반일리치의 죽음`에서 주인공 이반은 죽음의 신을 기다리며 다른 사람에게 철저히 지배당했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한다.

그는 체제에 순응하기 위해 이제껏 자신의 인생을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체념해왔다.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죽음의 신을 기다리면서 그는 자신의 일생을 이렇게 회상한다.
"만일 내 인생이 모두 거짓이었다면...."

이전에는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었던 것, 다시말해 그동안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느낌이 결국 진실일지도 모른다고 그는 문득 생각했다. 이제껏 사소한 충동이 일어나면 그것을 곧바로 억제해왔는데, 실은 그런 충동이 오히려 진짜이고 그 외의 것들은 모두 가짜였던 것이 아닐까?

직장도, 가정도, 생활도, 직업상의 이해관계도 모두 가짜였는지 모른다. 이런 것들을 모두 성실하게 지키고자 노력했던 그는 갑자기 그 모든 것들이 덧없게 느껴졌다. 본디 지켜야 할 것 따위는 아무것도 없었다....

`내 의지대로 살면서 내 인생을 스스로 선택해도 괜찮을까?`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앞에 두고 고민해야할 상황에 처한다면 이렇게 자문해보라.

"대체 언제까지 죽어있을 작정인가?"

이렇듯 죽음을 넘나드는 통찰을 지니고 있으면 우리는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내가 실제로 감당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불안, 의심, 그리고 왠지 제대로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도 떨쳐버릴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인생 수칙이랍시고 일러주는 대로 평생을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세상에 머무는 기간이 너무도 짧은 것이 분명한데 적어도 즐겁게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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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기주의 97p~1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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