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에 있어서 피해야 할 음식이 있나?
동물성 기름이 몸에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암에 있어서는 담배보다 나쁘다. 피자나 핫도그 같은 기름에 튀긴 음식, 지방이 많은 삼겹살 등은 피해야 한다. 특히 베이컨, 한국의 삼겹살은 암환자에게 치명적이다. 젊을 때는 그래도 괜찮다. 동물성 기름을 먹어도 분해 효소가 왕성하게 분비되서다. 그런데 40대가 넘어서면 달라진다. 동물성 기름 소화 효소가 적게 나온다. 그래서 기름이 몸 안에 쌓인다. 서양인들이 동물성 기름을 먹으면 피부 아래 지방이 쌓이는 피하지방이 되서 뚱뚱해진다. 동양인은 겉모습이 그다지 뚱뚱해지진 않는다. 대신 내장에 기름이 찬다. ‘겉으로 보기에 나는 뚱뚱하지 않으니까 먹어도 되겠지’라고 다들 생각한다. 큰 착오다. 나이가 들수록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인다. 혈관벽에 기름이 찬다. 기름이 몸 안을 돌다가 조그만 모세혈관에 가서 달라붙는다. 뇌에 가서 들러붙으면 중풍이 오고, 치매가 온다. 간에 기름이 끼면 지방간이 되고, 간암이 된다. 췌장에 기름기가 차면 당뇨가 생긴다. 40대가 넘어가면 소식(小食)해야 한다. 삼겹살도 좋아한다면 말릴수야 없지만 줄여야 한다.
특히 하얀 음식, 흰쌀밥, 밀가루 빵을 조심해야 한다. 흰 쌀밥은 흰 설탕이라고 보면 된다. 설탕을 숟가락으로 퍼 먹는거다. 쌀밥을 오래 씹어 보면 단맛이 난다. 그런데 잡곡밥을 먹고 당을 측정하면 내려간다.
- 잘못된 암에 대한 상식이 있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치료하기 힘든 암환자가 한국인이다. 그들은 암으로 죽기 전에 굶어서 죽는다. 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시작하면 잘 먹어야 한다. 고기도 먹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일부 병원에서는 암환자에게 고기를 못 먹게 한다고 들었다. 항암 치료는 몸에 손상을 많이 준다. 단백질을 파괴한다. 그래서 보충해야 한다. 단백질이 많은 게 고기다.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에 들어가면 체중이 빠져선 안 된다. 입맛이 없고 체중이 떨어지면 항암 치료제도 잘 듣지 않는다. 나는 개고기나 오리고기를 권한다. 동물성 기름이 적거나 불포화 지방이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는 동안 물을 많이 마셔서 치료제의 독성도 적절히 희석해줘야 한다.
- 암에 대하는 자세는?
한국인 암환자들이 의사에게 꼭 묻는 질문이 있다. 미국인들은 그 질문을 하지 않는다. ‘제가 얼마나 살 수 있습니까?’다. 의사가 그걸 어떻게 알겠나. 그건 하나님만 아는 거다. 미국 의사들은 그렇게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 그럼 한국인 환자들은 ‘여기가 세계 최고의 병원인데, 어떻게 그것도 모르느냐?’고 따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한국인 환자 중에 직업이 의사인 사람들이 그걸 더 많이 물어본다. 한국인 암환자 중에서도 의사 말을 가장 안 듣고 치료하기 어려운 악질환자가 의사, 간호사, 약사, 변호사들처럼 스스로 똑똑하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약을 처방하면 집에 가서 밤새 인터넷으로 약에 대해 조사한다. 그런데 모든 항암제의 부작용 내용에는 어김없이 ‘죽을 수도 있다’는 구절이 등장한다. 그럼 그 다음날 병원에 와서 따진다. 왜 내게 이런 약을 처방하느냐고 말이다. 물론 환자 입장에선 그렇게 따질 수도 있다. 문제는 더 큰 데 있는데, 약을 의심하고, 의사를 의심하면 환자의 마음이 닫힌다. 마음이 닫히면 몸도 닫힌다. 그럼 치료가 안 듣는다. 그게 진짜 문제다. 한국 사람은 ‘얼마나 사느냐, 이 치료법이 내게 잘 듣겠는가’만 묻는다.
미국인은 기본적으로 삶과 죽음은 신이 결정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병은 전적으로 의사에게 맡긴다. 자신은 마음과 몸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집중할 뿐이다. 그래서 묵묵히 자신이 할 일을 한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회사에 출근을 한다. 죽기 전날까지 일을 하는 경우도 봤다. 그럼 암에 대해서 걱정하는 시간이 훨씬 줄어든다. 미국인 암환자들은 항암 치료를 받으며 구역질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데 한국인은 다르다. 암에 걸리면 일단 직장부터 그만둔다. 그리고 하루종일 암과 죽음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한다. 그건 환자의 상태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그래서인지 한국인 환자는 대부분 구역질을 한다.
- 대체 암의 원인은 뭔가? 예방할 수 있나?
우리 몸에는 좋은 성분과 나쁜 성분이 균형을 이루면서 있다. 그런데 어떤 요인에 의해 균형이 깨지면 병이 생기는 거다. 암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균형을 깨뜨려 암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너무 많아서 암의 이유를 딱히 뭐라고 지적할 수는 없다. 나이도 중요하다. 나이를 먹으면 몸도 함께 변한다. 몸의 기관에 탄력성이 줄어 구불구불하게 주름이 잡힌다. 그럼 구불한 지점에 변 같은 배설물이 고인다. 그럼 거기에 염증이 생기고, 암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 암의 원인은 정확히 모른다. 그런데 유전적 성향이 있다. 그래서 가족력에 암이 있는 사람은 유심히 봐야 한다. 그런 암이 왜 생겼는지 알아야 한다. 아버지가 담배로 폐암이 걸렸다면 본인은 절대 담배를 피워선 안 된다.
- 암에도 기적이 있나?
있다. 나는 기적을 최소한 20명 정도 봤다. 병원에서 모두 포기하고 임종을 위해 호스피스동으로 간 환자가 있었다. 그런데 죽음을 기다리는데 안 죽더라. 한 달, 두 달, 석 달이 지나도… 검사를 해보니 암이 없어진 건 아니었다. 활동을 멈추고 있더라. 이건 과학적으로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 거다. 또 난소암 4기인 한국인 여성도 있었다. 검사를 해보면 암 덩어리는 그대로다. 어떤 덩어리는 더 커진 것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껏 18년째 잘 살고 있다. 기적적인 치유를 한 환자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겸손이다. 자신을 완전히 포기하고, 내려놓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신에게 모든 걸 맡기기도 했다. 그럴 때 뭔가 치유의 에너지가 작동하는 것 같다. 나는 크리스천이다. 기독교인의 눈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암에 걸리는 것은 뭔가 시련을 줘서 나를 단련시키고자 함이다. 그렇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면 어느 순간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암에 걸린 덕분에 내가 소중한 뭔가를 새롭게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 치유의 에너지가 작동한다. 그런데 ‘암 걸린 게 억울해 죽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힘들다. 오히려 암이 더 악화된다. 그러니 마음 가짐이 얼마나 중요한가.
- MD앤더슨 암센터 종신교수 김의신 박사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