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3일 목요일

다원주의(Pluralism)

다원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수많은 사람들이 다원주의와 민주주의를 동일시하는 것 같다. 비슷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둘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게다가 이런 개념은 상당한 정도 가치가 개입되기 때문에 “한국이 다원사회가 아니다”고 주장하면 마치 “한국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반향을 일으키는 것 같다.


다원주의(Pluralism, Polyarchy)라는 것은 민주주의와는 다른 개념이고 다른 가치체계이다.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다양성의 인정과 존중이고, 따라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관용(tolerance) 이며, 가장 큰 적은 Paternalism(마땅한 우리말이 없지만 가족주의, 권위주의 정도가 그나마 유사의미)이다. 오히려 이 다원주의는 자유주의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Harm Principle 에 따르면,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어떤 것도 처벌하거나 규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와핑을 하더라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정부에서는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하며, 매춘은 남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범죄시되지 않아야 하며, 마약, 자살도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범죄로 취급되거나 비판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피해를 끼친다`는 Paternalism의 신봉자시라면 이글을 읽지 않으면 그만이다.)

한 마디로 “남이사?”, “너나 잘하세요”의 원칙인 것이다. Polyarchy 란, 지배계급의 다양성과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중받고 비슷한 정도의 힘을 내는 정치제도를 말한다. 한국은 다원주의인가? 물론 아니다. 30~40년 전 여자가 담배핀다고 길가던 사람이 따귀를 때리는 한국은 분명히 다원주의 사회가 아니다. 모든 공론에서 하나 내지는 둘 정도의 의견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다원주의 사회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특정한 의견을 강제하고, 강압하려 하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인정하는 관용이 없다면 다원주의 사회라고 할 수 없다.


항상 변화하는 정치와 사회라는 대상에 대하여 한 시점을 끊어서 프루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재단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한국이 민주주의 사회일지는 몰라도, 다원주의 사회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좀 무리인 것 같다. 물론 30년 전과 비교해서 많이 달라졌지만.....

---------------------------------------------------
source : 인터넷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