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31일 금요일

소형평수 가격상승의 진정한 이유(2010.12)

조인스랜드 통계에 의하면 2007년 1월부터 2010년 7월까지 3년 6개월동안 전국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제곱미터당 228만원에서 251만원으로 10%가 상승하였다. 같은 기간중 60제곱미터(18평) 이하의 소형 아파트는 179만원에서 213만원으로 19%가 상승한 반면, 135제곱미터 (41평) 이상의 대형 아파트는 452만원에서 415만원으로 8%가 하락하였다. 조사 기간만 3년 6개월로 길뿐, 소형 평형에 대한 수요가 대형 평형에 대한 수요보다 많다는 H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와 다를바가 없다.

그러나 조사기간을 달리해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조사기간을 2004년 1월에서 2007년 1월까지 3년간으로 잡아보면 전국 아파트 값은 제곱미터당 169만원에서 228만원으로 35%가 올랐다. 그런데 같은 기간중 60제곱미터(18평) 이하의 소형 아파트는 145만원에서 179만원으로 23%가 상승한 반면, 135제곱미터 (41평) 이상의 대형 아파트는 288만원에서 452만원으로 무려 57%나 상승하였다. 2007년 이후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던 것이다. H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소형평형에 대한 수요가 확산되는 것은 가구원수가 줄어들었기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 2004년에서 2007년까지 3년동안 소형평형보다 대형평형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것은 그때 당시는 가구원수가 점점 늘어서일까? 그렇지는 않다. 산업화 이후로 도시화, 핵가족화가 급속히 이루어지면서 한가구당 가구원수는 지속적으로 줄어왔다. H경제연구원의 가설이 맞으려면 2004년까지는 핵가족화가 진행되다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다시 대가족화로 회귀했다가 2007년 1월부터는 다시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었어야 한다.

결국 소형평형이나 대형평형에 대한 수요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서 가구원수 축소보다 다른 원인이 더 영향력이 있음을 알수 있다. 그러면 다른 원인으로 무엇이 있을 수 있을까? 부동산 투자를 오래해왔거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꾸준히 공부를 해온 사람이라면 양도세 중과의 영향을 그 원인으로 지목할것이다. 2006년도부터 3주택 이상 소유자가 주택을 팔때 양도차익의 66%, 2007년부터 2주택 이상 소유자가 주택을 팔면 양도차익의 55%를 세금으로 걷겠다는 정책이 발표되자 여러채를 가진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처분하면서 소형주택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대신 ‘똘똘한’ 한채를 마련하려는 수요때문에 대형주택이 강세를 보인 적이 있기때문이다. 물론 이 영향도 일부 있을수 있다.

그러면 다른 자료를 한번 더 보자. 이번에는 같은 기간중 전세가의 변화를 살펴보자. 2007년 1월부터 2010년 7월까지 3년 6개월동안 전국의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제곱미터당 101만원에서 117만원으로 16%가 상승하였다. 같은 기간중 60제곱미터(18평) 이하의 소형 아파트는 86만원에서 104만원으로 21%가 상승한 반면, 135제곱미터 (41평) 이상의 대형 아파트는 150만원에서 152만원으로 1%가 상승하였다. 대형 평형보다 소형 평형의 상승율이 높은 것은 매매가와 다름이 없다. 2004년 1월에서 2007년 1월까지 3년간의 경우 제곱미터당 89만원에서 101만원으로 13%가 올랐다. 그런데 같은 기간중 60제곱미터(18평) 이하의 소형 아파트는 80만원에서 86만원으로 8%가 상승한 반면, 135제곱미터 (41평) 이상의 대형 아파트는 124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무려 21%나 상승하였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전세 시장에서도 매매시장과 같이 소형 평형보다 대형 평형의 수요가 더 많았음을 알수 있다.

그런데 전세시장은 양도소득세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계약 기간중 전세금이 아무리 오르더라도 세입자에게 차익이 돌아가지 않기때문이다. 그러면 가구원수가 꾸준히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시세 차익등 아무런 이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전세 시장에서 소형 평형보다 대형 평형이 강세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밀은 가처분 소득에 있다. 2003년에서 2005년까지 장기간에 걸친 저금리 정책과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 힘입어 2005년과 2006년의 내수 경기는 역사상 최고의 호황기를 구가했다. 그 당시 두둑했던 주머니 탓에 아파트 매매가만 강세를 보인 것이 아니라 전세가 조차도 강세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같은 사안을 놓고도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 그 원인을 전혀 다른데서 찾을수 있다. 그러면 H경제연구원의 주장과 아기곰의 주장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미래의 전망에 있다. 현재 주택 시장에서 소형 주택이 대형 주택보다 강세를 보이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 원인을 H경제연구원의 주장대로 가구원수 감소에 있다고 보면, 앞으로는 소형주택이 영원히 강세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아기곰의 주장이 맞다면, 내수 경기가 살아나고 (전세 수요자든 매매 수요자든) 실수요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두둑해진다면 대형 평형에 대한 수요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선호하는 평형은 30평대였고,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가정이라면 30평대보다는 40평대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다수이다. 다만 경제적 여건이 안되서 전세든 매매든 소형 평형에 사는 것이지, 가구원수가 적어서 소형평형에 사는 것은 아니다. 국토해양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택의 1인당 주거면적은 다른 선진국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소형 평형 주택을 의무적으로 더 건설해야한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해 짜맞추기 식 분석을 한 H경제연구원의 보고서는 논리 전개상으로도 모순점이 많지만, 그 결론으로 내세운 소형 평형의 비중을 의무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주거의 질을 생각하더라도 타당치 않은 것이다. 소형 평형이든 대형 평형이든 그 선택은 실수요자의 몫이 되어야 한다

- 조인스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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