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라이어마허(Friedrick Schleiermacher)는 종교적 체험을 절대적 의존의 경험이라고 정의한 바 있는데, 이것은 일반적으로 마조히즘적 경험에 대한 정의의 동일하다. 이 종교적으로 의존하고자 하는 감정에 대해서는 죄(罪)가 특별한 역할을 맡는다. 원죄(原罪)라는 생각은 권위주의적 경험의 특징이다. 죄를 범한 자는 누구나 영원한 쇠사슬로 자기 죄에 속박되며 그것이 권력화되어 스스로를 지배하고 얽어 맨다. 속죄는 죄를 완화시킬 수는 있으나 완전하지는 못하다.
모든 권위주의적 사고에 공통된 특징은 인간의 삶이 자아와 소망, 자유의지를 초월하는 어떤 ‘힘’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는 확신이다. 인간이 행복해지는 유일한 길은 그 힘에 복종하는 길뿐이다. 나치즘의 이데올로기적 근간의 창시자중 한 사람인 묄러 판 덴 브루크(Arther Moeller van den Bruck)는 이런 감정을 매우 명백하게 표현했다. ‘보수적인(권위적인) 인간은 파국과 그 필연성을 믿으며 자신이 이상주의였던 한때의 두려운 실망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권위주의적 성격에는 높은 실행능력, 용기, 신념이 옅보인다. 그들의 이러한 성향은 근본적무력감에 뿌리박고 있다. 이들의 행동은 보다 높은 지위의 어떤 자를 대신하여 행동하는 것을 뜻하며 그 지위를 가진 자에게 힘이 결여되어있다는 것을 알면 사랑과 존경은 즉시 경멸과 증오로 변한다. 다만 의지할만한 보다 더 큰 ‘다른 힘’의 도움을 받는다는 확신이 설 때 그렇다.
-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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