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30일 목요일

본성과 양육의 역사

마르크스주의와 나치즘은 20세기 인류를 개조하려 했지만 대량학살의 만행을 저지르면서 자멸했다. 이 두 독제 체제는 본성 대 양육의 논쟁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공산주의는 사회 개조론은 양육을, 나치즘의 생물학적 결정론은 본성을 옹호하는 이데올로이기 때문이다.

마르크스 주의자는 생물학에 입각한 인간 본성 개념을 적대시한다. 마르크스는 "인간이 환경을 만드는 만큼 환경도 인간을 만든다"고 말했다. 따라서 공산주의자들은 사회환경을 바꾸는 데 혈안이 되었지만 그들의 혁명은 끝내 실패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한편, 나치즘은 인간 본성의 생물학적 개념을 악용한 사례이다. 히틀러는 열등한 민족을 없애는 것은 자연의 지혜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서 `나의 투쟁`에서 "고등 인종인 아리안 민족의 피가 하등인간의 피와 섞여서는 안된다"고 썼다. 나치정권은 1933년 집권한 뒤 열두해동안 유럽 점령지역에서 유대인, 집시, 러시아인(슬라브 족)을 수백만명이나 살육했다.

생물학적 결정론의 다른 이름인 우생학은 생물학적 부적격자, 이를테면 정신이상자, 저능아, 또는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조직적으로 제거하려는 소극적 우생학과 생물학적으로 우수한 형질을 가진 적격자의 수를 늘리려는 적극적 우생학으로 나뉜다. 우생학의 역사는 매우 길다. 플라톤은 저서 `공화국`에서 뛰어난 남녀를 부부로 많이 짝지어주고 열등학 자들간의 혼인은 막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독일에서 우세했던 우생학은 1950년대에 완전히 숨을 죽인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에 충격을 받은 행동과학자들은 환경 결정론을 지지하면서 유전과 행동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는 작업을 포기했다. 본성과 양육 논쟁에서 양육쪽이 일방적인 승리를 얻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1958년 미국의 언어학자 노엄 춈스키에 의해 극적으로 바뀌게 된다. 촘스키는 누구나 그 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문장을 얼마든지 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인간에게는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언어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가 경험으로 문법을 학습하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촘스키가 치켜든 선천론의 깃발은 진화심리학자들이 승계했다. 더욱이 1990년부터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본성과 양육 논쟁의 저울 추가 본성 쪽으로 기울며 생물학적 결정론이 더욱 강화되었다. 게다가 1994년 출간된 `종형 곡선`이라는 저서가 지능 유전설을 들고 나와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이 책 `본성과 양육`은 영국의 과학 저술가 메트 리들리에 의해 쓰여졌다 리들리는 본성대 양육의 이분법에 마침표를 찍고 이 둘이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의존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그에 따르면 `유전자는 행동의 원인이자 결과`인 것이다.

- 본성과 양육 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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