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어떤 사람(A)이 나란히 앉아있다. 한 부자가 다가와서 A에게 100만달러를 주고 당신과 나눠가지라고 했다. 당신은 A가 나눠준 돈을 받거나 거절해야 하는데 거절하면 부자는 모든 돈을 도로 가져가 버린다. 자, 그렇다면 당신은 A가 얼마를 줘야 받아들이겠는가?
이것은 행동경제학에서 널리 알려진 `최후통첩게임(Ultimatum game)`이라는 것이다. 당신이 전통 경제학이 가정하는 합리적 인간이라면 A가 1달러를 주더라도 둘다 무일푼인 것 보다는 낫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지금 당신 마음속에 치밀어오르는 울화가 증명하듯 너무 적은 액수는 어떤 문화권의 사람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인간만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영장류 학자 세라 브로스넌과 프란스 드발의 연구에 따르면 꼬리감기원숭이는 불공정한 거래에 큰 불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브로스넌은 원숭이들이 화강암 돌멩이를 가지고오면 음식(오이)을 받을 수 있다고 훈련시켰다. 원숭이의 95%정도가 돌을 오이로 교환해서 거래에 응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규칙을 바꾸어 한 원숭이에게만 돌멩이 거래시에 더 맛있는 포도를 주자 질서가 깨지기 시작했다. 불공평한 상황에서 원숭이들은 종종 오이를 먹지 않았다. 40%의 원숭이는 교환을 아예 중단해버렸다.
과학자들은 한 술 더 떠서 어떤 한 원숭이에게 아무 대가없이 포도를 주자 상황이 더 나빠졌다. 어떤 원숭이들은 돌멩이를 던져버렸고 80%의 원숭이가 거래를 포기했다. 원숭이들은 돌멩이와 오이를 바꾸는 유리한 거래를 자진해서 포기했다. 이것은 단지 동료의 불로소득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인간이던 동물이던 공통적으로 보상이 `공정한` 것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할 수 있다. 동료 원숭이가 포도를 얻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 원숭이들은 오이와의 교환을 만족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두 평등하게 갖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최후통첩게임에서 일종의 테스트를 통해 보다 능력있는 사람이 돈의 배분을 결정한다고 했을 때 그의 제안을 거절할 확률은 그 이전에 비해서 훨씬 크게 줄어들었다.
- 대중의 지혜 1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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