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여가란 대개 근무 시간 이후에 행해져야 하기 때문에, 자기가 선택한 시간에 누리기가 힘들다. 또한 사전에 준비한 계획들은 막상 큰 만족을 주지 못하며, 오히려 계획하지 않은 우연한 순간 속에서 최고의 즐거움을 만끽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집안에서 보내는 무위의 시간을 통해 사회적, 정신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무조건 나가고 보자’는 식의 외출 문화를 정면으로 공격한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게으름꾼들은 야외 활동을 부추기는 이 울적하고 요란한 메시지들을 훑어보고는 이렇게 결정한다. 저지르지 말고 그냥 있자. 밖에 나가지 말자. 움직이지 말자. 즉 집에 머물러 그냥 존재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인테리어의 진정한 목적이란 자기 집을 꾸미는 일에 열중하도록 만드는 게 아니라, 바깥세상으로부터 벗어난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 게으름꾼들이 자신의 내면세계에 집중함으로써, 바깥세상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과도 같은 원리다. 편안한 거처를 만들고 싶다면 그 공간을 자신만의 공간으로 만들라. 온갖 최신 유행으로 가득 채운 겉만 번지르르한 전시용 공간은, 타인으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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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be i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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