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31일 금요일

원숭이도 사람 뺨치는 속물근성 (뉴스스크랩)

(서울=연합뉴스)

원숭이와 사람의 행동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성을 보인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원숭이도 사람과 전혀 다르지 않은 속물적 행동을 한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고 abc뉴스 인터넷 판이 보도했다.

미국 듀크대학 신경생물학자들은 자폐증 연구의 일환으로 특정 사회적 환경에서 원숭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다시 말해 두뇌가 사회적 인식에 어떻게 대처하는 지를 관찰해 왔다.

연구 초기에 이들은 원숭이들도 같은 방 안에 있는 다른 원숭이들이 무엇을 보고 있는 지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파티장에 모인 사람들 중 한 명이 방금 새로 들어서는 사람을 바라보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일제히 그 쪽으로 쏠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연구진은 정밀한 시간측정 장치를 사용해 원숭이들의 이런 반응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거의 순식간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원숭이가 오른 쪽을 바라보고 있는 이미지를 보여주면 원숭이들은 즉시 오른 쪽을 본다는 것이다.

이런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원숭이들이 자기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원숭이의 사진을 본다거나 원숭이 포르노를 살짝 본다든지 하는 다양한 혜택을 바라고 자기 몫의 과일주스를 기꺼이 포기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그러나 원숭이들은 자기보다 지위가 낮은 원숭이의 이미지를 보기 위해서는 주스 한 방울도 내놓지 않으며 오히려 이들을 보는 대가로 보상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주스를 주면 약자를 쳐다 봐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학자들은 이에 따라 "다른 이의 시선을 따라가는 것 같은 비자발적인 반응처럼 보이는 행동이 사회적 지위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실험을 시도했다. 연구진은 원숭이들에게 다양한 사회적 지위를 가진 무리 안의 원숭이들이 왼쪽, 혹은 오른 쪽을 보고 있는 사진을 보여 주고 이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높은 서열의 원숭이들은 사진 속의 원숭이들이 어느 방향을 보는 지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으며 신경을 쓰는 원숭이들도 상대가 낮은 서열일 경우 같은 방향을 보는데 걸리는 시간이 2배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생물학 최신호에 실린 이 연구 보고서는 원숭이들의 이런 반응 중 일부는 '보는 대로 한다'는 원숭이의 타고난 특성이지만 지위의 고하가 유발하는 반응의 차이는 반사적인 것과 자발적인 것이 합쳐져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사회적 지위가 반응을 부분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또한 사회적 지위에도 생물학적 요인이 작용할지 모른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지위가 높은 원숭이들에게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많아 이것이 '사회적 경계심'을 억누르기 때문에 반응에 더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반면 지위가 낮은 원숭이들은 테스토스테론이 적으며 다른 원숭이들의 시선에 쉽게 주의가 분산된다. 주의 분산은 자폐증의 주요 증상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우습게 보일 지 모르지만 질병 치료에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 특정 증상에 사회적 요인이 있다는 것은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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