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강상규 미래연구소M 소장][편집자주] 주식투자 세계에선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성배(Holy Grail)를 구하려고 애쓴다. 알파란 남(=시장)보다 초과하는 수익률을 말한다. 알파를 찾는 이들은 주식시장이 (주식)가격면에서 비효율적(inefficient)이기 때문에 똑똑한 사람이 열심히 노력하면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다고 믿는다. 행동재무학(Behaviro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인 행동에 주목, 그런 참여자로 이뤄진 시장이 비효율적이어서 알파를 찾을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둔다.
[[행동재무학]지속적으로 시장을 이기는 사람은 없다]
1970년대 피델리티(Fidelity)의 마젤란펀드(Magellan Fund)를 이끈 피터 린치(Peter Lynch)는 펀드매니저의 “전설(legendary)”로 불리는 투자의 '달인'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70년대에 피터 린치보다 더 뛰어난 펀드매니저가 있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사실상 데이빗 베이커(David Baker)라는 지금은 그 이름조차 잊혀진 펀드매니저는 44 월스트릿펀드 (44 Wall Street Fund)를 70년대 최고의 펀드로 이끌었다.
하지만 10년간 지속되던 데이빗 베이커의 영화는 70년대에서 마감됐다. 1980년대에 들어선 뒤 44 월스트릿펀드는 처참하리만큼 망가졌다. 44 월스트릿펀드는 무려 73%라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결국 1993년 다른 펀드에 흡수되며 세상에서 사라졌다.
린드너 라지캡펀드(Lindner Large-Cap Fund)는 1974년부터 11년 동안 S&P500 지수를 초과하는 수익을 냈다. 투자 달인 피터 린치도 결코 달성하지 못했던 성과였다.
그러나 1985년 이후부턴 시장보다 평균 연 8.5%포인트나 미달하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내리막을 걸었고, 결국 2003년 다른 펀드에 흡수돼 버렸다.
빌 밀러(Bill Miller)가 이끄는 레그 메이슨 밸류트러스트펀드(Legg Mason Value Trust Fund)는 2005년까지 무려 15년 동안 S&P500 지수 상승률을 초과했다. 하지만 빌 밀러의 연속적인 초과성적도 2005년 말로 종지부를 찍었다. 이후 3년 내내 빌 밀러는 S&P500지수보다 10%포인트 이상 미달하는 성적을 냈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성적이 악화됐다.
빌 밀러보다 좀 더 오랜기간 시장을 이긴 사람은 타이거펀드(Tiger Fund)로 유명한 줄리안 로버트슨(Julian Robertson). 1980년에 조성된 타이거펀드는 이후 무려 18년 동안 연간 30% 가까운 수익을 냈다. 하지만 1998년을 기점으로 100억 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고 결국 2년 뒤인 2000년 타이거펀드는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다.
피터 린치를 능가하고 무려 10년, 11년, 15년, 18년간이나 연속으로 시장을 이겼던 투자의 '달인'들도 결국엔 시장을 이기지 못하고 모두 무너지고 말았다.
‘Random Walk Down Wall Street’이란 책의 저자로 유명한 프린스턴대학의 버튼 말킬(Burton Malkiel) 교수는 펀드매니저의 과거 성적표가 미래의 성과를 예측하는데 전혀 고려할 가치가 없다면서 다음과 같이 토로했다.
“연속적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펀드매니저가 가끔 나타나는데 이는 어떤 일이 그냥 우연히 발생할 확률보다 높지 않다.”
정말 우연이 아니고선 지속적으로 시장을 이긴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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