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
27세에 이미 현대 컴퓨터의 모델이라고 할 ‘튜링 머신’을 고안했다.
연산컴퓨터 ‘콜로서스’를 만든 게 1943년. 우리가 세계 최초로 알려진 ‘에니악’보다 2년을 앞선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난공불락이었던 독일의 ‘애니그마 암호체계’를 해독한 것도 그다.
그러나 그는 단 한 가지, 자신의 성적(性的) 취향이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로 쓰레기처럼 내동댕이쳐진다.
1952년 동성애 혐의로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그에게 10년간 감옥생활을 할 것인지, 아니면 당시 시험적인 성사범 교화책이었던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주사를 맞을 것인지 양자택일을 명령한다. 에스트로겐 주사는 일종의 ‘화학적 거세(去勢)’였다.
지속적인 여성호르몬의 투입으로 그는 치명적인 신체의 변화를 겪게 된다. 발기불능, 중추신경계 손상…. 부풀어 오르는 유방... 사람들의 멸시와 모욕 속에 그는 더는 견딜 수 없었다.
1954년 6월 7일. 튜링은 치사량을 정확히 계산한 뒤 시안화칼륨(청산가리)을 사과에 주사했다. 그리고 백설공주처럼 ‘독사과’를 베어 문다. 그의 나이 42세였다.
“사회가 나를 여자로 변하도록 강요했으므로 순수한 여자가 할 만한 방식으로 죽음을 택한다!”
그것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사형선고를 내린 동시대에 대한 야유였다.
비운의 천재 튜링. 그는 인공지능 개념을 처음 생각해냈다. “답이 컴퓨터에서 나왔는지 사람의 뇌에서 나왔는지 분간할 수 없다면 기계는 이미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죽기 전 그는 생명체의 형상 생성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신의 비밀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던 것에 대한 재앙이었을까.
그 후 20여년이 흐른 뒤,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인류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었을 때 그 이름을 ‘애플(Apple)’이라고 지었다. 그리고 한 입 베어 먹은 사과모양을 로고로 택한다.
‘진정한 컴퓨터의 아버지’에 대한 경의(敬意)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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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링머신..... 그의 이름을 딴 이 매우 단순한 논리적 기계는 우주 전체의 비밀을 아우를 수 있는, 현대 컴퓨터 이론의 기념비적 창조물이다.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기 때문에 우주 최대의 발명이라 여겨지는, 이것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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