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5일 토요일

최후의 질문 - 아시모프

AC(Automatic Computer)는 스스로 수리하고 관리하며 진화하는 컴퓨터이다. 오랜기간 동안 AC는 너무나 진화하여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불가능할 정도까지 복잡해졌다. 인간은 질문하고 AC는 답한다. AC는 심우주 탐사, 무한한 에너지, 나노기술 등으로 인간에게 엄청난 공헌을 했다. 몇몇 인간은 인간의 진보에 한계가 있을 것이 두려워 이런 질문을 했다.

“수명이 다한 태양을‘에너지 소비 없이’되살릴 수 있는가?, 즉, 우주 전체의 엔트로피 총량이 감소할 수 있는가?”

AC는 오랜 연산을 행하고 대답했다.

“자료 부족으로 답이 불가능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인간은 행성간 우주여행이 가능해졌으며 다른 별까지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여전히 우주의 수명이 결국 다할 것이라고 생각한 일부 사람들이 있었고 AC에게 질문했다. AC는 많은 자료를 수집했지만 아직 충분한 자료를 수집하지 못한 것 같았다.

다시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인간은 육체를 기계로 전환했고 다른 별을 넘어 다른 은하계까지 생존영역을 확대했다. 호기심 많은 일부 사람은 인류의 번영이 결국 한계를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AC에게 우주의 엔트로피를 역전시킬 방법을 질문했다. AC는 무수한 자료를 모아왔지만 여전히 답을 하기에는 부족했다.

또다시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인간의 정신은 육체를 초월하여 항성간 우주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다양한 초능력, 생명의 창조, 물질 생성이 가능했다. 인간이 태어난 태양계는 이미 별이 붕괴하여 사라졌지만 정신으로 존재하는 이들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들에게 불가능은 없어 보였지만 우주의 모든 에너지가 사라지고 다른 별들처럼 자신들도 소멸하지 않을까 두려워졌다. 그들은 AC에게 엔트로피 역전 방법을 물었다. AC는 여전히 답을 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출력했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인간은 정신적으로 하나가 되었다. 모든 육체에 깃들어 있던 정신은 하나로 합쳐져 더 이상 구별할 수 없었다. 단일 의식의 인간은 생각했다.‘우주는 죽어 가고 있다. 남아 있는 거의 모든 별들은 죽어가는 백색왜성이다. 엔트로피를 반전시킬 수는 없을까? AC에게 물어보자’AC는 3차원 우주에 존재하지 않았다. 초공간에 존재하고 있으며, 물질도 에너지도 아닌 것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본질에 대한 의문은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AC여. 엔트로피는 역전될 수 있는가?”
“아직 자료가 부족하여 대답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자료를 수집하라”
“나는 자료를 계속 수집할 것입니다. 나는 이미 천억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료를 수집해 왔습니다. 나는 이 문제를 여러 번 질문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자료가 충분치 않습니다.”
“엔트로피를 역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는 날이 오는가? 아니면 이 문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것인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보를 모두 갖추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가?”
“자료가 부족하여 대답할 수 없습니다”
“해답을 찾기 위한 작업을 계속할 것인가?”
“물론입니다”
“기다리겠네”

별과 은하계들이 죽어서 희미한 먼지로 변해 갔다. 우주는 10조 년에 걸친 멸망과정을 지나 점점 어두워졌다. 인간은 하나씩 AC와 결합하고, 그들의 육체는 손실이라기보다는 획득의 과정을 거쳐 정신적인 정체감을 잃어갔다. 마지막 남은 인간의 정신은 증발하기 전에 잠시 어두운 별과 낮은 밀도로 퍼진 물질들을 둘러보았다. 우주는 절대 영도를 향하여 치닫고 있었다. 인간이 말했다.

“AC여, 이것이 끝인가? 이 혼란이 극복되어 원래의 우주로 돌아갈 수는 없는가? 그것은 진정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말인가?”
“아직 자료가 부족하여 대답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마지막 정신은 사라져갔고 초공간에 AC만이 남았다. 물질과 에너지의 시대가 종말을 맞이하자 시공간도 함께 사라졌다. AC만이 한 번도 대답하지 못했던 최후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남아 있었다. 최후의 질문에 답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작동을 중지시키지 않을 작정이었다.

수집가능한 정보는 결국 한계에 다다랐다.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는데 무한한 간격(시간은 존재하지 않으므로)이 소모되었다. AC는……… 마침내 답을 알아냈다. AC가 답해 줄 인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없었다. AC가 직접 시행해 보일 해답은 그 문제조차도 해결할 수 있었다. 다시 무한한 간격을 소모하면서 AC는 해답을 시행할 최선의 방법을 모색했다. AC는 주의 깊게 프로그램을 작성했다. 마침내 AC가 말했다.










“빛이 있으라!”





최후의 질문 - 아이작 아시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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