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5일 토요일

분할된 뇌, 분할된 의식, 분할된 자아

1960년대에 신경외과의사들이 간질치료를 위해 대뇌의 좌우를 연결하는 뇌량을 절단하는 수술을 했다. 이 전에 좌측 (혹은 지배적인dominant) 대뇌반구가 언어, 분석의 역할을 하고 우뇌에서는 읽고 이해하고 말하는 기능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스페리가 분할뇌를 가진 환자를 시험하기 시작했을 때 그와 다른 과학자들은 매우 놀랐다.

분할뇌를 가진 환자는 모든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뇌가 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단어를 전혀 못 듣거나, 못 읽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다. 비록 좌뇌처럼 언어기술이 발달되어 있지는 않았으나, 우뇌만 가지고도 복잡한 단어를 듣고 이해했고, 3자나 4자짜리 단어의 철자를 쓸수 있었다. 또한 다른 쪽이 보거나 듣거나 생각하는 것을 알지 못할 때에도 분할뇌환자에서 양쪽의 뇌는 명확히 의식이 있었다. 뇌의 양쪽이 연결되어서 함께 일할 때에도 양쪽의 뇌는 필요하다면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병렬처리).

좌뇌에는 지금의 내가 들어있고, 우뇌 속에는 어린애의 언어능력을 가진 또다른 '자아'가 존재한다. 나는 그 어린이의 존재를 전혀 모르지만, 그 어린이는 나보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이고, 예술적이고, 지도를 잘 본다. 인간의 마음 속에서 천사와 악마가 싸운다는 상상이 완전히 비유가 아닌 셈이다.

현재까지도 내가 이 어린이와 언제 경쟁하고 언제 협동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확실한 것은 우뇌에 존재한다는 것뿐이다. 좌뇌, 우뇌가 분할되어서 2명의 자아가 존재하게 된다면, 더 이상 분할되는 것은 불가능할까? 확실한 대답은 없으나, 다중인격장애라고 하는 현상이 정말 존재하는 것이라면 개연성은 존재한다. 좌뇌의 나, 우뇌의 어린이, 그 밑의 짐승. 증명할 수 없고 다만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스페리의 연구는 잠재의식, 다중인격, 다중지능, 이드, 슈퍼에고 같은 신경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최면술의 주제들이 두뇌의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뇌의 분리가 자아 또는 의식의 분리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많은 논쟁에도 불구하고, 스페리의 연구가 고전적인 정신-신체의 이분법을 배제하고, `뇌의 물질적인 작용이 정신활동임을 설명하는 증거`라고 보는 사람들이 현재의 뇌연구를 주도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 정신분석학 입문(자아)-----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