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5일 토요일

`나`를 `나`로서 하는 것

무엇이 나를 나로 만드는가? 타인과 구별되는 얼굴, 목소리, 아침에 눈뜨면 응시하는 손, 어린시절의 기억...

그러나 그것은 본질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인간이 외부 반응에 나와 완전히 동일하게 반응하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나`다.

나의 행동과 생각을 형성하는 핵심은 뇌속의 정보(기억)다. 비록 그것이 환상과 동의어라고 해도 우리는 기억에 의존해 살아간다. 기억이 조작되는 영화와 소설의 예에서 보듯이 그러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메멘토, 이터널 선샤인, 토탈리콜, 공각기동대 등 많은 영화는 기억의 변화에 따른 인간정체성 문제를 다뤄왔다.

누군가 내가 자고있는 동안에 내 기억을 바꾸면 나는 아침에 다른 사람이 되는가? 아니면 기억만 다른 같은 사람인가?

인간 뇌를 모방한 컴퓨터에 지능이 깃들고 내 기억을 이식한다면 그것은 본질적으로 나인가?

내 뇌속의 양자구조를 정확히 복제해서 복제체를 만들고 기억도 복제된다면 그 복제인간은 나인가?

좌우뇌가 분할되여 각 뇌에 두개의 자아가 생긴다면 원래 하나인 자아가 나뉜 것인가? 원래 나눠있던 자아가 각각으로 돌아간 것인가?

더 나아가 뇌를 각 자아(혹은 지능)가 존재하는 최소단위로 나눌 수 있을 것인가? 나눈다면 대체 몇개의 자아가 내속에 아비규환하고 있는 것인가?

내 몸을 체세포 복제하고 복제된 개체에 내 기억을 이식하면 나는 두명이 되는가? 원본을 죽인다면 복제된 내가 다시 살아가는 것인가? 이렇게 영원히 산다 해도 정말 내가 영원히 사는 것일까?

만약 아니라면, 뇌속의 뉴런이 물질대사를 하듯이 서서히 젊은 뉴런으로 바뀌어간다면 어떠한가? 젊은 뇌로 서서히 바뀌면서 살아간다면 그때는 정말 내가 영원이 사는 거라고 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과 나의 기억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가정하고 둘중에 하나를 죽여야만 한다면 내기억을 가진 타인을 선택할 것인가 타인의 기억을 가진 나를 선택할 것인가?

정말 `자아`라는 게 존재하기나 하는가? 뇌속의 기억들과 뉴런집합체의 정보교류속에서 그저 시뮬레이션 되고있는 것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내가 지금 잠들어 내일 아침에 일어나도 그게 정말 나라는 보장이 있을까? 자아라는 것이 있다면 기억이 영속적인 상황하에서 지금 이순간 여러자아가 마구 내 머리속에서 들락날락하더라도 나는 그걸 알아차릴 수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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