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6일 일요일

니체, `신은 죽었다`

니체는 어떤 신념체계(철학,종교,사상) 자체가 거짓이라는 것보다는 왜 우리들이 어떤 신념체계를 믿는가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즉 인간은 왜 자신의 믿음을 유지하는가 하는 것이 그의 관심사였다. 그는 `선악을 넘어서서`의 서두에 `왜 우리는 거짓이 아닌, 진실을 원하는가`라고 묻는다.

진실을 찾는 것은 철학자의 임무였기 때문에 니체는 주로 철학자들을 비판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옳고 그른가가 아니라 어떤 믿음이 생을 뒷받침하고 종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가이다.

철학자가 진실에 대한 주장을 할 때 그들은 단순히 기존의 독단을 되풀이할 뿐이며 그것은 진실과 관련되기보다는 철학자 자신(혹은 그 사회)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니체가 보기에 도덕에 대한 학문을 만들어내고 객관적인 도덕을 세우려는 도덕철학이 특히 그랬다.

니체는 `즐거운 지식`에서 처음으로 `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니체가 말하고자 한 뜻은 사회가 더 이상 신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신에 대한 믿음은 종의 생존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방해한다. 니체의 말대로라면 윤리학에는 큰 변화가 올 수 밖에 없다. 신의 죽음과 함께 종교적인, 특히, 4세기 이후 서양문화를 지탱해온 기독교적 윤리는 사라지게 된다.

니체의 가장 훌륭한 작품중의 하나인 도덕의 계보(the genealogy of morals)는 제목에 작품의 의도가 정확히 드러나 있다. 즉, 우리들이 족보를 보듯이 도덕의 생성발달과정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우리들의 도덕이 추적가능한 발달과정을 갖고 있다는 니체의 주장은 당시의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을 것이다. 도덕은 신성한 입법자인 신에 의해 주어진 것이므로 살펴볼 계보도 없다는 것이 당시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그리고 만약 입법자인 신이 사라진다면 그 결과 법이 사라지고 대신에 도덕적 무정부주의가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니체는 도덕은 신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연주의적인 방법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덕은 사회를 통합하고, 또, 자유롭게 놓아둔다면 사회통합을 해칠 수 있는 본능적 충동들을 견제하기 위해 발전된 것이다. 따라서 도덕은 상황의 산물이다. 즉, 상황이 먼저 있고 그 다음에 도덕이 생긴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니체에 의하면 만약 도덕이 유용한 기능을 다했는데도 어떤 사회에 계속 유지된다면 그 사회는 더이상 적용되지 않는 규칙을 준수하기 떄문에 발전을 방해받게된다. 그래서 기독교같은 가치를 지키고 있기때문에 당시 사회가 퇴락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새로운 도덕`이다. 그가 궁극적으로 바란 것은 우리(아니면 초인)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기독교도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니체는 왜 사람들이 신이 없다는 것을 깨달지 못하는지 궁금하게 생각했다. 그는 그 이유가 종교의 도구적인 역할때문이라고 봤다. 칼 마르크스와 마찬가지로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1. 종교는 원시 사회에서 시작되었다.
2. 그 사회는 자연의 힘을 두려워해서 신을 창조함으로 통제할 수 없는 힘을 인격화했다.
3.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한 힘을 회유하기 위해 예배를 드리거나 희생양을 바쳤다.

기독교가 왜 로마제국의 노예들로부터 시작되었는가를 연구하면서 니체는 그들이 기독교를 구속으로부터 해방되는 방법으로 보았다고 주장했다. 즉, 기독교도 `힘으로의 의지`의 한 표현에 불과하다.

니체가 종교를 말할 때 이는 특히 기독교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가 기독교의 가장 큰 문제로 생각한 것은 비인간적인 측면이었다. 기독교에서는 신이 가장 고귀하고 완벽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인간은 자연히 (상대적으로)비천하며 불완전하고 악하다.

니체가 대중이나 노예의 도덕이 예수의 가르침을 장려하는 것으로 비판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그가 가장 강하게 비판한 것은 예수의 가르침을 잘못해석한 사도바울이다. 니체는 예수를 주인의 도덕을 지닌 사람의 하나로 보았는데 그 이유는 예수가 종교를 사회통제의 수단으로 사용한 유대 종교지도자들을 비판하였고 또 생을 긍정하는 사람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바울은 1세기에 로마제국을 돌아다니면서 교회를 세워 노예 도덕의 발전을 위한 기초를 다지고 자신의 목적에 맞도록 예수의 가르침을 타락시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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