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5일 토요일

신의 다스림 - `부분과 전체`

양자학자 보어와의 사고실험(思考實驗)에서 아인슈타인은 번번히 패했다.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물리학자 파울 에렌페스트는 아인슈타인에게 이렇게 말했했다.

<아인슈타인! 나는 자네에 대하여 부끄러운 생각이 드네. 자네는 마치 자네의 상대성이론에 반대했던 사람들처럼 이 새로운 양자이론에 반대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이 같은 친구의 권고도 그를 설득할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사고의 근거가 되어왔고 과학적인 연구의 기반이 되어 왔던 표상들을 포기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나(하이젠베르크)새삼 뼈저리게 느낄 수가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저 외계(外界)의 시간과 공간 안에서 우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이 확고한 법칙에 따라 진행되는 물리학적 현상들의 객관적인 세계를 연구하는 것을 필생의 사업으로 삼았다.

따라서 그에게는 이론물리학의 수학적인 기호들은 이 객관적인 세계를 묘사해야 하며, 이에 근거해서 그 세계의 미래적인 행태(行態)에 대한 예언이 가능하여야만 했던 것이다. 이제 사람들이 원자계까지 내려간다면 공간과 시간 안에서의 그 같은 객관적인 세계는 전연 존재하지 않으며, 또한 이론물리학의 수학적인 기호들은 실존적인 것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것만을 묘사한다는 사실이 주장될 수 있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그의 발이 디디고 서 있는 발판을 제거해 버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 후 양자이론이 이미 물리학의 확고한 구성요소가 되어버린 지 오랜 때까지도 아인슈타인은 평생 동안 자기 입장을 변경하지 못했다. 그는 양자이론을 잠정적인 과도적 설명으로서는 받아들였지만 그것을 궁극적인 설명으로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는 주장은 아인슈타인에게 있어서는 흔들릴 수 없는 확고한 원칙이었으며, 그 원칙이 누구에 의해서든 침범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보어는 이런 아인슈타인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할 수 있을 뿐이었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어떻게 다스리실 것인가를 지시하는 것은 우리들의 과제가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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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젠 베르크 `부분과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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