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30일 목요일

근친애적 애착, 권위의존성 극복

어린애는 모든 존재의 근원으로서의 어머니에게 생존을 위해 집착한다. 어린애는 무력하다고 느끼고 모든 것을 감싸 주는 어머니의 사랑을 요구한다. 다음에 어린애는 그의 사랑의 새로운 중심으로서 아버지, 곧 사고와 행동의 지도 원리를 찾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어린애의 행동의 동기는 아버지의 칭찬을 받고 아버지의 불쾌감을 피하려는 욕구에 있다. 마지막으로 어린애가 완전히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면 -비록 현대사회에서 이 단계에 접어드는 나이가 늦어지고 있지만- 그는 보호하고 명령하는 힘으로서의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해방된다. 그는 자기 자신 속에 어머니와 아버지의 원리를 확립한다.

그는 자기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우리는 동일한 발달을 보고 또 예상할 수 있다. 곧 어머니인 여신에 대한 무력한 애착으로서의 신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시작하여, 아버지인 남신에 대한 순종적인 애착을 거쳐서 신이 이미 외부적 힘이 아니고 인간이 사랑과 정의의 원리를 자기 자신 속에 흡수하여 인간과 신이 일체로 되는 성숙한 단계에 이르고, 마침내 시적, 상징적, 의미로서만 신에 대해 말하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어머니나 집단이나 민족에 대한 근친애적 애착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면, 또는 상을 주고 벌을 주는 아버지, 또는 어떤 다른 권위에 대한 의존상태를 유지한다면, 그는 신에 대한 보다 성숙한 사랑을 발달시킬 수 없다. 그의 종교에 있어서 신은 의존성과 자신의 나약함을 받아주는 아버지이며 자신의 잘못을 용서해주는 어머니이다. 신을 이렇듯 모든 일로부터 보호해 주는 어머니 또는 상벌을 주는 아버지로서 경험하는 것은 초기 단계의 종교에 지나지 않으며 개인의 사랑을 완성시키는데 크나큰 제약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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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

주) 여기서의 `신`을 `연인`, `종교`를 `사랑`이라고 바꿔도 유의미한 어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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