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5일 토요일

진화과정의 단속균형

고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와 나일스 엘드리지는 1972년 기념비적인 논문에서 화석기록은 진화가 평탄한 경로를 따르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진화는 오히려 오랜기간동안의 정체상태와 더불어 폭발적인 혁신과 대량 소멸 기간들이 곳곳에 가미된 과정을 겪어왔다는 것이다.

2억5천만년 전 3차 트라이아스기에 `대멸종`이 일어났다. 지구상 해양생태계 생물의 96%가 소멸했다. 굴드는 이와같은 현상을 표현하기 위해 `단속균형`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단속균형의 패턴은 생물학뿐만 아니라 눈사태에서 주식시장의 폭락에 이르는 다른 복잡 시스템에도 나타난다. 이런 패턴들에 대한 오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사태의 가장 중요한 기여자는 시스템에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네트워크 구조라는 점이다.

네트워크들은 밀도 있는 연결과 듬성듬성한 연결을 혼합한 구조를 향해 자기조직화한다. 인도 네루센터 과학연구소의 산제이 제인과 산디프 크리슈나는 진화 생태계에 대한 가상 실험을 고안했다. 그리고 실험에서 임의로 어떤 종들을 제거할 경우 대개는 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냈다. 그러나 이따금 어떤 종들의 경우는 이를 제거하면 일련의 연쇄적인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대량 소멸로 이어졌다.

이런 종들은 먹이사슬과 생태적 지위의 경쟁측면에서 다른 종들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생물학자들은 이런 종들을 `핵심종`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아메바는 다양한 곤충과 섭식생물들의 주요한 먹이원천으로 먹이사실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만약 아메바 개체수에 갑작스러운 감소가 발생하면 그 파장은 생태계 전반으로 퍼지게 된다.

제인과 크리슈나는 단속균형에는 세가지 뚜렷한 단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임의국면(random phase)이다. 이 국면은 초기로서 일종의 균형기간이다. 그 다음 단계로 어떤 혁신이 일어나 네트워크가 성장단계에 진입한다. 그리고 양의 피드백 고리를 통해 다른 혁신들을 촉진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 국면은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 마지막 단계로서 어느 시점에 이르면 성장 국면이 완화되면서 조직화된 국면이 나타난다. 그러나 그 뒤 어떤 혁신이나 돌연한 변화가 핵심종들에게 타격을 가하는 일이 발생한다. 핵심종에 영향을 주는 변화는 전체 조직구조로 퍼져나가고 네트워크는 멸종의 파고 속에서 대붕괴를 일으킨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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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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