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5일 토요일

시행책오 - 헤비안 프로세스

왜 어린아이는 어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언어를 습득하는가? 이 질문의 답은 진화와 개체발달의 관점뿐만 아니라, 기업의 혁신과정에 대해서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아이가 4살이 될때까지 뇌의 시냅시스, 즉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구조가 엄청나게 증가한다. 4살짜리 어린애는 10^24개의 시냅스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어른보다 2배나 많은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활동적이고, 연결성이 좋으며, 더 유연한 두뇌를 가지고 있다.
시냅시스의 풍부한 성장은 가지치기 과정을 따른 결과이다. 경험적으로 쓸모 있는 시냅시스는 스스로 강화되고, 사용되지 않는 것은 도태된다. 이는 심리학자인 Donald Hebbs의 이름을 따서 Hebbian process라고도 불리운다.

어린이의 두뇌에서는 날마다 약 200억개의 시냅시스가 소멸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뇌는 특별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미세조정을 거듭한다. 시냅시스의 과잉생산과 가지치기 과정은 우리의 신경성분과 에너지 소모, 그리고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매우 값비싸고 낭비적인 전략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진화과정에서 이런 비효율적인 전략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왜일까? 자연이 멍청해서일까? 그렇지 않다. 신경조직 모델은 과잉생산-가지치기 과정이 매우 유연하고, 애초에 필요한 조직만 발달시키는 것보다 더 신뢰할 만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견 비효율적인 것 같지만, 여러가지 대안을 가지고 출발해서 가장 쓸모있는 것만 남기는 것이 건강한 프로세스라는 것은 수없이 증명됐다.

신경의 과잉생산과 거지치기는 새로운 사업이 시작될 때 일어나는 일들과 매우 유사하다. 미국의 자동차, TV, 인터넷 산업등이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일부학자들은 종종 산업이나 주식시장에 버블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꺼지는 현상을 낭비적이고 투기적인 것이라고 조롱하지만, 이것은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을 제공한다. 지구상에 생명이 탄생한 이후 30억년동안 자연은 이런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했다. 실제로 고생물학자인 David Raup는 주식시장과 화석기록 사이의 유사성을 묘하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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