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를 일으키는 작용에 대해서 생물학자들은 자연의 물리적인 변화를 너무나 과대평가했다. 가뭄, 서리, 기근은 생존의 적이며 생물은 이를 이기기 위해 낙타의 혹, 북극곰의 털, 환영동물의 고온저항성 세포막 등을 개발해냈다. 그러나 실제로 물리적 환경의 변화는 진화원인에서 그다지 크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
사실 동물을 죽이거나 생식을 억제하는 요소가 물리적 환경의 변화일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보다는 오히려 기생생물, 같은 종인 경쟁자, 혹은 다른 종인 천적들이다. 숲에서 나무가 말라죽는 것은 기생 곰팡이 때문이다. 청어가 죽는 것은 상어에게 잡아먹히거나 그물에 걸려서이다. 수백년전 우리의 선조를 죽인 것은 무엇인가? 천연두, 결핵, 폐렴, 전연병, 성홍렬, 설사 등이었다.
1914년에서 1918년사이 1차 대전중에 2,500만명의 사람이 죽었다. 그러나 전쟁 직후 유행한 스페인 독감은 4개월만에 2,500만명을 죽였다. 유럽지역은 서기 165년의 홍역, 251년의 천연두, 1348년의 페스트, 1492년의 매독, 1800년의 결핵으로 인구가 급격히 줄었다. 당신이 `몸`이라고 부르는 육체에는 세포의 수보다 박테리아가 더 많다.
기생생물은 특히 천적보다 두가지 이유에더 더 파괴적이다. 하나는 수적인 우세함이다. 토끼는 천적보다 이, 벼룩, 모기, 점액종 바이러스때문에 훨씬 많이 죽는다. 두번째 이유는 기생생물의 수명이 숙주보다 훨씬 짧기때문이다. 기생생물은 이를 통해 숙주보다 많은 세대를 거치면서 보다 빠르게 진화해나가며 숙주의 방어기제를 파괴해나간다. 인간 내장속의 박테리아는 우리의 일생동안 인류가 유인원에서 진화해온 전체 세대의 6배를 거친다.
기생생물과 숙주의 승리는 그러나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상호 오간다. 숙주가 잘 방어할수록 그것을 이겨내는 기생생물이 선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숙주가 전멸하면 기생생물도 살 수 없다. 이 둘은 전쟁은 승리자없는 붉은 여왕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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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여왕 4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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