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6일 일요일

자유무역의 실체

자유무역이 정말로 가난한 나라들에게 경제성장과 더 높은 소득을 안겨주는가?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는 2002년도 '무역과 개발 보고서'에서 이 문제 - 개도국의 수출은 증가했지만 소득은 왜 감소하는가? - 를 다뤘다.

보고서는 지난 20년간(1982~2002) 개도국에서 무역 개방화가 급속히 진행되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개도국은 세계 상품 교역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증대된 교역량의 대부분은 제조업 분야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유엔 무역개발회의의 보고서는 이러한 수출의 증대가 개도국의 소득증대에는 그다지 기여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대다수 개도국은 농산물이나 1차 생산물 위주의 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생산물을 위한 시장은 정체되어있고 지난 20년간 이들 생산물 가격은 하향곡선(석유를 제외하고)을 그리고 있다. 그나마 제조업을 발전시킨 나라라고 하더라도 그 대부분은 자원에 기반한 노동집약적 생산 산업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산업은 이미 퇴행산업이거나 부가가치가 매우 낮은 산업들이다. 1차 생산품들의 가격이 하락하니 저가 저부가가치 제조물품의 수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다시 공급증대에 따른 가격하락과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촉발시켰다.


그러나 대규모 직접투자를 유치한다고 발전을 하는 것은 아니다. 멕시코의 경우 지난 몇년간 엄청난 직접투자를 유치했고 수출증대도 이루었지만 일인당 GDP가 상승하지 않았다. 반면 타이완의 경우 정부 개입에도 불구하고 선택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로 수출증대는 물론 일인당 GDP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엔 무역개발회의는 무역자유화와 해외직접투자가 IMF나 세계은행 같은 개발기구들이 목을 매야하는 유일한 방안이 아니라고 결론짓는다. 그보다는 개도국들과 개발기구들은 무역자유화와직접투자에 조건을 붙이고 무역정책이 국내경제성장과 개발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무역장벽을 낮추는 것이 필수사항이 아니라고 덧붙인다.


불경한 삼위일체 3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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