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의 당구공이 정해진 규칙대로 정확히 움직이는데 반해, 놀랍게도 소립자의 세계에서는 애매모호한 확률로 움직인다. 그 운동 하나하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운동을 정확히 측정하면 할수록 그 위치가 어디인지가 확률적으로 더 애매하게 되버린다.(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 원리) 이 현상은 관측상의 오류가 그 근본 원인이라는 추측을 깨고 소립자세계의 본질적인 현상으로
오래전에 결론이 지어졌다.
그럼 이런 애매모호한 특성을 갖는 소립자들이 구성하는 우주는 역시 측정 불가능의 애매 모호한 성격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것은 소립자만큼 작은단위의 세계에서만 적용되는 이야기이고 현실은 그렇지 않다. 소립자들이 구성하는 우주는 그 소립자의 성질을 무력화 시키고 소립자들의 집합들에 의한 다른 군집의 지배를 받는다.
원자와 분자들의 세계에서는 소립자들의 애매모호한 특성을 거의 무마시키고 상당히 deterministic하게 행동한다. (deterministic하다는 것은 주어진 원인에 대해 정확히 정해진 행동을 한다는 뜻) 분자들의 브라운 운동 조차도 정확히 주변 분자들과의 충돌과 반발력에 의해서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는 컴퓨터상 구현으로 random한 요소를 전혀 넣지 않고서도 분자들의 브라운 운동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에서 쉽게 알 수 있다.
대기를 구성하는 공기와 수증기 분자들역시 random한 요소 없이 100% deterministic automata로 재현된다. 물론 컴퓨터로 만들어서 돌려볼 수 있다. 세포내 분자들의 움직임조차도 컴퓨터상에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이역시 random한 요소는 단 하나도 넣지 않고 오로지 A->B이라는 deterministic규칙으로만 코딩해서 만들어 낼 수 있다. 무작위해보이는 대기분자의 움직임, 브라운 운동, 세포내의 활동등을 전혀 무작위하지 않은 자동기계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유는 determinstic한 논리안에 deterministic하지 않은 무작위한 논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 논리가 바로 recursion안에 숨겨진 예측 불능성이다.
세포의 활동은 그 세포질안의 단백질과 효소들의 활동이 이미 예측 불가능한 무작위한 흐름을 타기 때문에 세포 자체가 deterministic하다고 말할 수 없다. 세포정도의 레벨로 올라오면 이미 deterministic한 성질은 없어지고 무작위한 성질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세포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가 무작위한 것은 아니다. 분명 세포를 이루는 단백질과 효소, 아미노산 분자, 물분자들은 서로 완벽히 정해진 물리학적 규칙에 따라 상호작용을 하며 움직인다.
세포들이 수정체로 부터 세포분열하여 성장하는 과정은 거의 deterministic하다. 이는 DNA가 완벽한 determinism에 의해 동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포분열된 그 결과는 상당히 그 규칙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반면 같은 DNA로 만든 생명은 모양이 모두 같다는 점에서 똑같은 세포분열과정을 거쳤을 거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뇌의 경우는 그 뉴런세포 하나하나가 완벽한 determinism에 작동하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뇌의 행동은 완전히 무작위, 즉 unpreditable한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심장, 위, 간등의 기관은 상당히 주위한경에 대해 규칙적인 행동을 하는 determinism을 가지고 있다.
이런 기관들이 모인 사람의 경우에는 거의 제멋대로 움직이는 행동을 한다. 사람을 구성하는 하부구조의 determinism은 서로서로 얽혀서 무마되어 버린다. 따라서 사람은 기계적인 존재로 생각되지 않고 사람을 컴퓨터로 만들겠다는 시도는 대단히 무모한 것럼 보이고 나아가 불가능해 보이는게 사실이다.
사람들이 모인 군집은 어떨까? 한 도시의 사회활동과 문화활동 금융시장 나아가 국가간은 교류, 전쟁이러한 현상 등은 거의 예측불능한 모델이다. 주식시장의 동향이나 역사적인 사건들의 예측, 문화적인 발전, 유행의 흐름, 어느것 하나 기계적으로 움직인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없다.
시야를 넓혀서 사람이 사는 지구의 태양계내의 행동을 살펴보면 그 안의 작은 사람과 같은 생명이나 세세한 움직임은 거의 무마시켜버리고 태양과 주변 행성과의 만유인력법칙에 의해 상당히 deterministic하고 예측가능한 세계를 구성한다.
지구가 1년후 어떤 공전괘도에 있을 지, 주변 행성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거의 정확히 예측가능하고 따라서 컴퓨터위에 구현하는 것은 매우 쉽다. 그 이상의 태양계와 은하계, 은하집단, 그리고 우주의 행동등은 그 하부구조의 성격을 무마시키고 또다른 어떤 세계의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은 명확하다.
이렇듯 우주와 생명이 계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미시세계의 결정론이니 비결정론이 거시세계의 결정론이나 비결정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종종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두 세계간에 관련성이 없다고 보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컴퓨터상의 모델링을 생각해 보자. 모든 레벨에서 컴퓨터상의 구현이 직접가능한가의 여부를 알아볼 때, 만약 그 레벨이 불규칙하게 움직여서 도저히 컴퓨터로 모델링 하지 못하는 상태이면 그 하부구조의 determinism을 모델링해서 윗레벨로 올라가는 방법을 쓰면 가능할 것이다.(구현가능성은 현재 컴퓨터 수준에서...)
레벨 determinism predictability 컴퓨터상 구현 가능성
-----------------------------------------------------
우주 x x x
은하계 x x x
태양계 o o 대략 불능
지구 o o 대략 가능
인간사회 x x 불능
인간 x x 불능
기관 x x 가능하기도
세포 x x 불능
DNA o o 가능
분자,원자 o o 대체로 가능
소립자 x x 거의 불능
태양계 전체의 모델을 만드는데는 그 하부구조의 지구를 포함한 생성의 모델로 부터 쌓아올라가지 않는 한 컴퓨터안에 실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지구의 공전, 자전모델은 그 지구안의 하부레벨-생명과 구성물질의 모델링없이 같은 레벨의 행성과 태양만을 모델링함으로서 가능하다. 반대로 인간과 인간사회를 그 레벨의 현상만
모델링해서 구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람의 기관, 세포까지도 거의 determinism을 보이지 않다가 거우 DNA까지 내려와서 컴퓨터로 실현가능한 성질을 갖게 된다. 하지만 DNA를 제외한 대부분의 분자집합체는 거의 determinsm을 찾아볼 수 없고 분자하나하나의 레벨가지 내려간 분자세계에 와서야 상당한 determinism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아래의 소립자의 세계는 거의 손대지 못할 정도로 직접 모델링한다는 것은 어려운 세계이다.
인간과 사고, 지능등의 부분만을 확대해서 다시 한번 같은 관점으로 생각해보자.
레벨 determinism predictability 컴퓨터상 구현 가능성
--------------------------------------------------------
....
사고작용 x x 불가
뇌 x x 불가
뉴런세포 o o 거의 완벽히 구현 가능.
...
인간의 경우 그 하부구조를 찾아 내려들어가더라도 기관이나 세포등에 거의 determinism이 존재 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을 컴퓨터에 모델링하는 것은 DNA레벨 에서부터 분자레벨까지 모조리 구현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참으로 묘하게도 인간 기관중 거의 유일하게 뇌의 하부구조인 뉴런만은 거의 완벽한 determinism을 따르는 세계이다. 더구나 인간구현의 핵심인 뇌의 바로 아랫레벨이 determinism을 따르기 때문에 주변의 널리고 널린 복잡한 기관들을 모델링하지 않고서도 바로 뇌와 그 사고작용과 나아가 인간레벨까지 구현할 수 있는 길이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계층에 의존하는 모델링은 명백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 계층만 혹은 그 아래 하부계층에서 쌓아올려 만든 모델링 방법은 원래 실세계에 존제하는 시스템과 다르다. 실세계에서는 상당히 아랫부분 소립자세계에서부터 여러 윗레벨을 관통하여 상항히 윗부분의 레벨에 직접영향을 주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소립자를 직접 관측하는 경우는 소립자 하나가 분자레벨의 시스템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외부의 자외선이 직접 생명체레벨의 돌연변를 유발하기도 하며, 뇌의 뉴런의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에 의해 정신이상을 유발하거나 초신성 폭발에 의해 그 위아랫 구조 모두가 영향을 받기도 한다. 세포내의 분자들의 온도에 따른 행동변화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인간의 사고작용 구현을 목적으로 한다면 소립자레벨의 현상-예를 들면 우주방사선이 세포를 관통할때의 현상, 세포내 물분자의 온도에 따른 행동변화, 세포내의 갖가지 화학작용을 포함한 물리법칙등등 갖가지 하부구조를 모조리 모델링해야만 가능할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한레벨에서 윗레벨로 올라가며 구성되는 과정에서 갖가지 복잡한 상호작용은 거의 상쇄되어 거의 의미를 갖기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상호작용등이 거의 상쇄되지 않고 윗레벨로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그 레벨 자체가 위아래 구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접근이 불가능하다.
인간 구성의 그 어느부분을 따져봐도 뇌의 뉴런 만큼 이러한 가정을 만족시켜주는 부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진화적인 관점으로 보면 어느정도 타당하다. 진화라는 느리고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뇌를 구성해서 그 생명체를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게 할 수 있으려면 그 뇌의 구성이 완벽한 digital로직으로 구성되어야 방대한 탐색공간상에 적합한 뇌구조로 변형시키며 진행하는 것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약간의 계곡만 나타나도 local goal에 빠져서 앞으로 진행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버렸을 것이다. 지금의 뉴런에 의존한 뇌구조가 생명체가 가장 만들기 쉬운 구조임과 동시에 진화에 의한 실험을 대단히 쉽게 해주는 구조라는 것이다.
생명현상에서 어느하나도 포기하지 않고 모든 레벨을 모델링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 어디까지 포함시켜서 모델링해야 생명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
실제로 어디까지가 생명이고 어디부터는 생명과 무관한가를 논하기 위해서는 그전에 또다른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과연 이런식으로 모델링한 생명체가 컴퓨터상에 구현된다하더라도 이것이 진정 생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인가 하는 문제를 포함해서 다분히 철학적인 이야기를 끌고 와야 설명이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에 대한 정의를 다시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